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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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하면서 기발한 상상력을 다시 언어로 절묘하게 표현해내는 이 시대 최고의 감성작가, 낭만시인,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영혼의 연금술사.

그는 이 지구촌에 단 하나 뿐인 마을, 밤하늘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별이 총총한 감성마을에 산다.

신비로운 건 이 별들이 가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감성옹이 사는 집안 마당으로 우수수 떨어진단다. 그럼 이 집에 사는 감성옹께서는 별이 유달리 많이 떨어진 날에는 그 별들을 잔뜩 주워서 목걸이를 만들어 아내에게 걸어주신단다. 참 낭만적인 어른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당. 

글쎄 다이아를 좋아하는 사모님의 눈에는 정작 이 별 목걸이가 보이지 않는단다. 하악하악..  

 

촌철살인(寸鐵殺人) 언어의 미학

그가 풀어내는 사랑의 비전, 사랑외전.

그 속에는 우리의 영혼을 자극하는 어떤 비전들이 담겨져 있을까?

이외수 선생님께서는 <사랑외전>에서 어떤 글들로 어떤 마술을 부려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해 줄까? 그리고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떤 언어로 형상시켜 표현했는지

두근두근 몹시 부푼 기대감을 안고 낙엽이 바짝 말라 떨어지는 춥고 쓸쓸한 이 계절을 맞아

이 시대 최고의 기인 이외수 선생님께서 풀어낸 마법 같은 사랑의 비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문현답(愚問賢答)

그대 오늘은 사랑을 굶지 않으셨나요.

아니요. 저는 매일매일 사랑에 굶주렸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저는 사랑에 굶주렸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굶주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더 이상 굶주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지만

숙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운명은 인간의 소관이지만

숙명은 하늘의 소관입니다.

 

어머니의 빈번한 퇴짜로 40이 넘도록 결혼을 못한 만득이.

이번에는 외모도 성격도 어머니를 빼닮은 여자를 구했습니다.

어머니는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결혼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녀와 결혼을 하면 집을 나가겠다고 하십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랑만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입니다.

사랑은 상대로부터 비롯되는 생로병사, 희노애락 모두를 아무 불평 없이 굳게 끌어안는 것입니다.

 

진품과 가짜를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랑하면 보인다.”

사랑은 점괘도 밥도 초월한다.

 

국민할배, 남자의 자격, 부활의 김태원이

1990년 과천 교도소에 있을 때,

심심해서 아내가 보내 준 책을 읽었는데 

제목이 벽오금학도였다고 한다. 참 흥미로웠단다.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단다.

그때부터 이외수 작가를 흠모했단다. 우연한 기회에 남자의 자격 1회를 화천에서 찍게 되었는데

따로 이외수 작가를 만나러 가서 밤새도록 대화를 했단다. 우주에 관해서...

(김태원, 우연에서 기적으로)

 

감성마을에 사는 감성어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기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쾌, 통쾌, 상쾌해져 있다.

이외수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막혔던,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비유하자면,

느끼한 것 먹고 속이 더부록 할 때,

시원한 사이다 한 잔 벌컥벌컥 꿀꺽 마시면 나오는 바로 그 트림.

딱 그런 기분 느낌이다.

감성옹의 <사랑외전>은 정말 재미 있으면서 교훈과 울림이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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