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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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중동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을 타격하면서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언론 보도에서는 조심스레 세계 3차 대전을 심심찮게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미국, 이스라엘 대 이란 과의 전쟁은 우리나라와는 상관이 없는 이역만리 먼 나라의 전쟁처럼 보이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기계가 원할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서로 물려 있는 여러개의 톱니 바퀴들이 상호 작용하며 잘 돌아가야 한다.

이 중에 하나의 기계 부품에만 문제가 생겨도 기계는 원할하게 작동하지 못하게 되고,

생산하는 물류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지금 국제사회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일부 국가들이 전쟁을 벌이기 되면, 주변국들에게도 자연 피해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과거의 전쟁사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동서양 전쟁을 탐구하며 글을 쓰는 전쟁사 전문 연구가인 권성욱 작가의 『약소국의 제2차 세계대전사』가 바로 그 책이다.

"약소국과 제 2차 세계 대전" 제목이 다소 생뚱맞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전쟁사를 이야기하면서 왜,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일까?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세계대전 관련 텍스트들은 대체로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기록이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진주만, 미드웨이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나 2차 세계 대전사, 베를린 함락 1945 같은 도서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이 히틀러의 세계 지배 야욕을 깨뜨리고 오늘날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묘사하였다. 역사는 힘 있는 자들을 위한 기록이라는 말도 있지만... 제2차 세계 대전에서는 미국, 영국, 소련, 독일 같은 메이저 이외에 많은 마이너 국가들도 전쟁의 한 축을 맡았다. 약소국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대국에 매달리거나 시대의 풍파에 억지로 휘말려 연합군이 구원해 줄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무력한 존재도 아니었다. 이 책에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과 주축에 섰던 많은 약소국이 등장하는데 우리가 아는, 이제까지 보아왔던 제2차 세계 대전은 강대국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 반쪽짜리 역사였던 셈이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자존심,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독일과 러시아 두 강대국 사이에 낀 핀란드와 발트 3국 그 밖에 유럽의 여러 국가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그리스, 알바니아,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그동안 강대국 중심으로 기록되었던 전쟁사와 달리 의도하지 않게 침략을 당했던 나라들 혹은 어쩔 수 없이 전쟁에 휘말렸던 나라들의 히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전쟁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다들 잘 알겠지만, 제1차 세계 대전은 1914년 7월 28일부터 1918년 11월 11일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전쟁으로 1914년 오스트리아, 헝가리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하며 시작이 되었고, 1918년 독일이 항복하면서 종지부를 찍게된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유럽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이 전쟁에 참여한 여러 나라들은 각각의 사연이 있다. 이후 1918년부터 1939년까지 대략 21년 간 전쟁은 소강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1930년대 제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에서 한 인물이 주머니 속 송곳처럼 툭 튀어나오는데, 바로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다. 히틀러의 등장과 함께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다시금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며 긴장 국면에 들어가게 되고, 이어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열강들은 다시금 식민지 쟁탈전에 박차를 가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는데,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시작되게 되고, 이틀 뒤에 영국과 프랑스가 다시 독일에 전쟁을 선포하고 연합군을 이루면서 전선이 유럽 전체로 확산하게 된다. 하지만 제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의 치욕을 당했던 독일은 그 어느 때보다 전쟁 준비를 착실히 하였고, 그 결과 제2차 대전 초기 독일의 전력은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되는데...

1940년 6월에 독일은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점령하고 기세를 몰아 네덜란드와 벨기에, 프랑스까지 함락시킨다. 하지만 미국를 비롯한 연합군의 결정적 한방이 승승장구 하던 독일의 발목을 잡게 되면서 전쟁은 막바지로 치닫게 된다. 1944년 연합군은 미국의 아이젠하워의 지휘 아래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성공하게 되면서 프랑스가 독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고 1945년 5월, 연합군은 독일의 베를린을 함락시켜 독일의 항복을 받아내고 전쟁을 마무리 지으려 하지만 독일과 연합했던 일본이 미국측 연합군에 대항하며 전쟁을 계속 이어가자 미국은 1945년 8월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다. 원폭 두 방을 맞고서야 일본은 두 손을 들게 되고,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 대전이 비로소 막을 내리게 되고, 제2차 세계대전의 약소국이었던 우리나라도 일본의 오랜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1939년 8월 21일, 독일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스탈린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러시아가 공산화된 이래 지난 20여년 동안 그토록 소련을 맹비난했던 히틀러와 서방이 경쟁적으로 스탈린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만큼 유럽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이들이 보기에 승부의 향방은 스탈린과 손을 잡는 쪽에 달려 있었다. 1년여 전 히틀러와 서방 지도자들 사이에서 화기애애하게 체결된 뮌헨 협정은 평화는커녕 히틀러의 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전쟁의 장기화로 애가 타는 쪽은 핀란드였다. 히틀러와 스웨덴도 핀란드에 전쟁을 끝내라고 강요했다. 히틀러는 영국, 프랑스가 핀란드를 돕는다는 핑계로 스웨덴에 군대를 보내 독일에 필수적인 철광석 광산을 점령할까 봐 우려했다. 그는 만약 스웨덴이 서방에 붙는다면 즉각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스웨덴 역시 옆 동네 싸움에 휘말리기를 원치 않았다. 핀란드는 스웨덴이 함께 싸워 주기를 원했지만 스웨덴 국왕 구스타브 5세는 끝까지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약자는 강자에게 굴복해야 한다는 것이 세상의 야박한 인심이었다.

약소국들에게는 전쟁을 시작하지도 전쟁의 방향을 결정할 주도권도 의견도 뭣도 없었다.

오직 전쟁의 현실을 가장 먼저, 제일 무겁게 떠안야야 했다.

이 책은 내용도 매우 훌륭하지만 책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과 지도들이 내용의 이해를 도와주고 당시 상황와 전선의 모습들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최근에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란 작품을 읽고 있다. 이 작품은 1805년에서 1815년 사이 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프랑스의 황제이자 전쟁의 신인 나폴레옹이 등장해서 나름 흥미롭게 읽고 있다. 러시아와 프랑스 사이의 전쟁도 표면적으로 보면 마치 이 두 나라만의 전쟁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러시아와의 동맹국들 그리고 프랑스와의 동맹국들 사이에도 산발적인 전투와 군대 파병, 지원 등 유럽 대전의 형태를 띠고 있다. 나는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바로 이 무렵부터 유럽 및 서구열강들은 조금씩 서서히 향후 100뒤인 1900년대에 발발한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래서 관심 밖에 있었던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일까? 사실 앞서의 언급처럼 세계 전쟁사는 대부분 강대국을 중심으로 기록되었다. 따지고 보면, 약소국들도 모두 전쟁에 참여하였고, 인적, 물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와 손실을 입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조선시대 때부터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통과 시련을 당해 왔다.

기존의 세계사는 모두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한 역사 기록이 대부분이었다. 약육강식의 냉혹한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열강이 아닌 약소국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받아들이고 살아남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고, 어떻게 고비를 넘겼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이미 권성욱 선생이 쓴 책 중에 별들의 흑역사란 책을 아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각 나라의 똥별들이 전쟁, 전투를 망친 이야기가 무엇보다 흥미로웠고, 또 모두가 영웅, 위대한 장군의 평전, 인물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 때 권성욱 작가는 그 대척점에 있는, 모두가 외면하고 무시하였던 무능한 장군, 무지한 지도자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을 하였다. 별들의 흑역사를 보면서 사실 매우 놀랐다. 굉장히 참신한 시각이면서 내용은 매우 예리한 분석 그 자체였다.

약소국과 제2차 세계 대전사를 보면서 이 책 또한 별들의 흑역사와 결을 같이하며 마치 한 자매처럼 이야기가 연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세계대전 당시 주전국들이나 강대국들 중심으로 기록된 역사서 내지 전쟁사에 필적할만한 위대한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감명 깊게 본 적이 있어 이 책 역시도 대단히 기대되어 신청합니다.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약소국과 제2차 세계 대전사를 통해 비로소 이제까지 반쪽짜리 전쟁사로 치부되어 왔던 제2차 세계대전사가 온전하게 하나의 진정한 세계대전사의 모습을 갖춘 듯하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 양측의 공습과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의 여러 국가들에서 수 많은 인명 피해와 공항, 호텔, 민간시설 및 산업시서를이 파괴되고 있다.

하루 빨리 전쟁이 종식되고 세계 평화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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