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손진익 지음, 한용욱 그림 / 북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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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깨달음의 순례처

산을 좋아하다 보니, 산을 자주 다닌다.

강원도는 정선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내가 사는 곳과의 거리 때문인지 많이 가보지 못했다. 정선에 가리왕산이라는 명산이 있는지도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산 이름에서 불교의 향이 짙게 배어나는 것 같이 느껴졌는데, 자장율사와 깊은 관계가 있었다.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읍 회동리와 북평면 속암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수목이 울창하고 깊은 계곡이 많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명산이다. 가리왕산이란 이름 또한 인도의 왕이었던 가리왕과 석가모니불의 설화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마음 속에는 두려움도 분노도 없습니다. 슬픔과 고통, 탐욕도 없습니다. 이 모든 감정은 당신이 만들어내는 허상일 뿐입니다.”

 

자장율사는 590년 신라 진평왕 12년에 태어났다. 자장의 부친은 무림공이었고, 신라 제 27대 선덕여왕의 친족으로 진골 출신이었다. 자장이 태어날 당시 삼국은 솥의 발처럼 서로 대치하여 치열하게 맞서던 시기였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합종연횡을 하며 국경을 침범하여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자장은 신라의 왕족으로서 벼슬에 나아가 부귀영화를 누리며 평생 편안하게 먹고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항상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자는 부귀영화에 집착하고 현명한 자는 자신을 갈고 닦는 데 열중한다.”라는 말을 들려주며 하며, 자신 또한 출가하여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 영광사로 출가한 자장은 오직 부처의 진리를 깨닫고자 밤낮으로 공부에 매진하였고,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미련도 없었다. 자칫 세상에 귀를 열다 보면 마음이 시끄러워지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져 정신을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 문득 법정 스님이 생각났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셨던 우리 시대의 큰 스님!!

이 책은 강원도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에 얽힌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 놓았다. 어려운 내용들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을 내용이며, 또한 책 속에 있는 삽화, 그림들이 몸과 마음 즉 심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사실, 사찰을 좋아하여, 주말이나 가끔 쉬는 날이면 종종 찾아가는 편이다. 절 집 마루에 앉아 풍경 소리 듣는 것도 좋고, 기둥에 기대여 책을 읽는 것도 참 좋아하기 때문이다. 절이 있는 곳들이 대개 깊은 산 속 골자기이고, 주변이 초목으로 둘러 싸여 있어 공기나 풍경이 더없이 빼어나고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그 곳에 가면, 일단 세상의 잡다한 번뇌에서 잠시 벗어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좋아하는 절이 두 곳 정도 있는데, 영주에 있는 부석사란 절과 청도에 있는 운문사라는 절이다. 두 절 모두 비가 올 때면 생각이 나는 절인데, 이유는 구름에 둘러 쌓인 절의 운치 때문이다. 아마도 두 절 또한 굉장히 오래된 사찰이라, 가리왕산 못지 않은 흥미로운 전설이나 설화들이 있을 것 같다. 강원도 명산 가리왕산과 자장율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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