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저널 - 제38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혼조 마사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 소설 : 미드나잇 저널

 


 

  새로운 형태의 범죄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기자들의 특종 미스터리! 보통 범죄 소설이면 형사나 탐정을 주로 해서 사건이 풀리는 방향과 실마리, 해결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 많은데 그런 선입견을 박살내주는 소설! 진짜 기자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사명감, 그들이 쓰는 기사와 그 기사가 나오게 되는 과정, 특종과 오보, 기사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빨리 가서, 빨리 쓴다. 그런 일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특종을 잡게 되는 거잖아. - p. 96


  저자인 혼조 마사토는 메이지 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산업경제(산케이) 신문사에 입사해 프로야구, 경마, 메이저리그 취재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20년간 신문사에서 일하고 퇴직한 후 소설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신문기자 경력을 살려 취재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미드나잇 저널이 정말 사실감 있는 취재 현장 묘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사건에 관해서 온갖 사람들이 취대한 것을, 독자적인 관점에서 검증하고 비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저널리즘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신념을 가진 저널리스트는 많지 않다. 그러니 신문을 읽는 우리도 쓰여 있는 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항상 의문을 품고 읽어야 한다. - pp. 112-113


  미드나잇 저널은 여아 연쇄 납치 성폭행 살해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범죄로 등장한다. 그와 관련된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보를 보도하게 되고, 그 오보를 바로잡을 기회가 만들어져 진실을 알리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단서를 찾아내려 노력하는 기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기사에 기자의 이름을 넣는 것은 신문사에 어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가 쓴기사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 p. 146


  진정한 기자에 관해 보여주는 이 소설은 비록 인터넷이 발달하게 되어 신문이 유일한 정보제공처가 아니게 됨에 따라 설 자리가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기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건을 알게 해야 한다는 신념과 사명감. 그리고 자신이 쓴 기사에 대한 책임감과 같은 '진정한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을 항시 하며 '책임져야 할 의무'를 저버리지 않는 이러한 정신이야말로 '신문'이라는 매체가 사라진다고 해도 비슷한 다른 매체에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이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신문은 공명정대하고 불편부당해야 한다는 자각은 있으나, 실제로는 자신에게 뉴스거리를 주는 사람을 '선', 타지에 흘리는 사람을 '악'으로 분류하게 된다. 때로는 취재 대상이 신문을 이용하려고 정보를 흘렸다고 느낀 적도 있다. 그런 때는 기사를 써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쓰지 않으면 또 후회한다. (중략) 기자가 된 이상 알면서도 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 p. 114


  비록 잘 짜여진 트릭도 없고, 사건 자체는 어렵지 않으며 치밀한 두뇌싸움이나 심리전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렬한 취재 현장과 특종을 잡기 위해 돌아다니며 바뀌는 취재 대상. 오보를 두려워 해서 알고 있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을 것인지, 그 것이 일종의 방조가 아닌지에 대한 고찰, 사건이 전개됨에 따라 실리는 기사의 면을 짜는 일, 경쟁 신문사들끼리와 경찰과 신문사 사이의 묘한 긴장감 등. 굉장히 치열한 소설이었다.


취재에는 두 가지 의심이 늘 따라다닌다. 취재하는 상대를 믿느냐 마느냐.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면 저널일 수 없다.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싶지 않으니 매번 진검승부가 된다. 상대가 꺼낼 법한 말을 미리 헤아리고, 태도 하나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살핀다. - p. 326


  기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취재 대상이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판단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 치명적인 오보를 바로잡기 위해 진실을 쫓는 그들의 이야기.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취재상대에게 약속한 것을 어기고 보도하기도 하고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니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 존재한다는 것. 워낙에 핸드폰, 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인해 신문은 사실 보도보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현재에 펜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무기를 휘두른 자들에게 얼마나 책임감이 바로서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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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이야기 -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
황순종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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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인물사 : 화랑이야기


  워낙에 옛날부터 '화랑'이라는 소재를 좋아했었기에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이라는 『화랑이야기』를 읽었다. 신라의 기개있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청년들. 아마 '화랑'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풍월주들을 위주로 해서 그들의 관계와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인재들은 화랑에서 배출되었다고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 이 화랑제도는 원래는 여자들의 '원화'에서 시작되어 170년동안 지속된 제도라고 한다. 풍월주는 원래 화랑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필사본 화랑세기』에 의해 이 '풍월주'라는 말이 화랑들의 우두머리를 지칭한다고 새롭게 알려졌다. 『화랑세기』에서는 1대부터 32대까지의 풍월주에 대해 써져있는데 드라마 '선덕여왕' 또한 이 『화랑세기』의 내용에 기초한 작품이다.  이 『화랑이야기』는 『화랑세기』를 근간으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각주를 다는 등 편집해서 나온 책이다.


이종욱 역주혜의 『화랑세기』(2005)에서는 이렇게 주석했다. " 진골정통은 황후 등을 배출하는 혼인 계통을 위미한다. 당시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은 여계 계승의 원리에 의해 이어졌다. 그러한 여계 계승의 원리는 부계 계승을 거울에 비춘 것과 같이 대칭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남자들은 어머니의 계통에 의해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이 정해져다. 그리고 남자들은 한 대에 한하여 그 계통을 이었다. 그 아들들은 다시 그 어머니의 계통에 의하여 계통이 정해졌다. 따라서 남자들은 부자간에 계통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 26


  화랑이라는 말에 묘한 이끌림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화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화랑들 중 풍월주 4세 이화와 숙명공주의 로맨스를 그린 『화랑비록』때문이었다. 화랑들은 풍월주, 부제, 낭두, 낭도 등의 나름의 위계 질서를 가지고 있었고 보통의 낭도들은 14~16살에 소속되어 30살정도 되면 탈퇴했다고 한다. 그러나 풍월주는 보통 3~4년의 임기를 가지고, 당대 풍월주의 바로 다음대 풍월주 후보이며 당대 풍월주의 직속 부하와도 같은 부제에게 풍월주를 넘기고 물러나 다른 직책을 맡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도 이화 뿐만 아니라 1세 풍월주인 위화부터 미진부, 모랑이 언급됨은 물론 4세 이화 다음인 사다함, 문노 등이 등장하고, 사다함의 형인 토함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장을 넘기며 소설 속 그들의 관계와 역사 속 그들의 관계를 비교하며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숙명이 황후가 되었다는 기록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없다. 그러므로 『화랑세기』기록대로라면 당시 사도황후와 숙명황후, 2명의 황후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 p.30


  그리고 화랑들의 풍류를 담고 있는 책이니만큼 풍월주들의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자주 나온다. 지금 생각하면 경악할 정도로 근친혼도 많이 자행되고, 성을 바치는 가문도 있었으며 그것에 자부심을 갖고 한 여인이 여러 왕, 태자와 관계를 맺는 등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가 많이 나온다. 그 이야기들 중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며 숙명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역사적 사료로 인정되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화랑세기』에는 나온다는 사도황후와 숙명황후! 이에 얽힌 이화와 삼맥종(진흥왕), 지소태후와 사도황후의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다. 삼맥종(진흥황)과 숙종을 연결하려고 했던 지소태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기록된 숙명과 이화의 이야기는 정말 아 이 시대에도 진정한 사랑이 있었구나 싶은 대담함과 과감함이 있었다.


  현대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혈통을 지키기 위한 잦은 근친혼과 다양한 관계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시대상과 문화를 알고싶은 분들에게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선도를 따른다고 국선도라고도 불리는 화랑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고싶은 사람이라면 1세부터 32세 풍월주는 물론이고 그 외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화랑들 에 대해서도 나와있으며 끝에 신라 화랑 세계도라는 정리된 도표로 그들의 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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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 패턴 영어 - 시작부, 중심부, 꾸밈부를 연결하는
오영일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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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생활영어 : 덩어리 패턴 영어



 

  신년 목표를 영어공부로 잡고 나서 영어 책을 정말 많이 접하고 있다. 그 중 한 책이 바로 이 영어로 말하게 하는 덩어리 연결법으로 시작부, 중심부, 꾸밈부를 연결하는 '덩어리 패턴 영어'. 의미를 가진 덩어리인 '청크'를 연결하라고 하는 책이다. 시작부를 A로, 중심부를 B로, 꾸밈부를 C로 생각하고 각각의 표현을 익히고 그대로 연결하는 방법을 청크 학습법이라고 하며 이를 권장하고 있다. 시작부는 말 그대로 말을 시작해주는 덩어리, 중심부는 가장 중요한 뜻을 가진 덩어리, 꾸밈부는 문장을 길게 만들어주는 덩어리라고 하고 계속해서 A, B, C로 줄여서 설명해나간다.


  책은 아침, 외출전, 대중교통, 집안일, 일상생활, 운전, 음식, 요리, 야외활동, 습관, 저녁, 주말 등으로 일상생활에 흔히 쓸만한 상황을 목차로 설정하고 ABC 학습, AB 문장 만들기, ABC 문장 만들기, Check-up 복습하기, Let's talk 대화하기의 5가지 패턴을 반복하여 총 30일간의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저 혼자 학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 챕터가 끝나고 말하기 코너에서 앞에서 배운 표현들을 QR코드를 이용해 네이티브의 발음과 억양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목차를 4개 끝낸 뒤 5번째 목차마다 리뷰 챕터를 마련해 놓아 지난 4개의 목차에서 배운 중요 표현을 복습할 수 있다. 덩어리를 찾아 문장을 완성하는 항목, 보기에 나오는 덩어리들로 문장을 완성한 다음 보기의 C를 한번 더 연결해서 길게 말하게 해주는 항목의 2장으로, 다른 목차들보다 한 장이 적지만 그 동안 익혀놨던 표현들을 복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페이지들이다.


  A, B, C를 하루에 5개씩만 외워도 한달이면 3,000개의 문장을 말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연습과 노력이 뒤따르겠지만 의미있는 학습목표가 아닐 수 없다. 시작부 A와 중심부 B, 꾸밈부 C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중심부 B이기 때문에 30개의 목차가 모두 끝난 다음에는 중심부 청크 정리하기라는 코너를 준비했다. 총 6장으로 준비된 이 페이지는 각 중심부의 현재형과 과거형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책을 한번 학습한 뒤로는 이 부분만 따로 잘라 학습해도 좋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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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들리지 않는 진실 - '이러려고 평생 영어 공부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운 당신에게
윤재성 지음 / 베리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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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학 : 말할 수 없는 비밀 들리지 않는 진실


  대한민국 최초로 글이 아닌 ‘소리’만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소리영어 개척자라는 윤재성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써낸 책. 그 또한 영어 때문에 좌절하고 영어를 잘 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기존 교육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자신만의 학습방법을 개척하고 그 방법으로 인해 영어를 깨우쳤다고 한다.


'문맹은 있어도 언맹은 없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문맹률이 높은 나라라 할지라도 말을 못하는 국민은 없다. - P. 9


  가장 충격적이었던 문장! 그렇다. 우리는 보통 한국어를 배울 때는 '학습'이라고 하지 않으며 '청취'라고 하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은 우리처럼 문법을 죽어라 외우지 않고 단어장에 줄을 긋거나 형광펜을 칠하면서 단어를 외우려고 애쓰지 않는다. 만약 특별하게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면 정말 큰 사회문제가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맞다. 그렇다 문맹은 있어도 언맹은 없다. 그들은 문법을 배우려 애를 쓰지 않고 습득하여 말을 한다. 언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인 것이다.


'소리영어'의 기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선별된 영어문장을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는 것.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고 아이처럼 따라하는 것'이다. 절대로 문장을 외우려들면 안 된다.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참새"- "참새", "짹짹"- "짹짹" 하고 놀 듯이 해야 한다. 영어 고유의 악센트와 리듬을 강조한 음성을 반복해 듣기만 해도 충분한 훈련이 된다. 충분히 듣고 나서 문장이 귀에 익숙해지면 그 악센트와 리듬 소리를 흉내 내 보면 된다. 듣는다, 그리고 따라한다. 정말이지 간단한 방법이지 않은가? - p.17


  낯선 자리에서 자신만의 공부나 독서를 하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인해 방해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것은 우리가 이미 한국어를 익숙한 소리로 인식하고 그것을 '소음'으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영어 또한 '소음'이 아닌 '언어'로 뇌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하고 있는 학습방식을 버리고 이 새로운 '소리영어' 습득법을 믿고 따라야 한다.


1단계 선명한 영어 소리를 듣고 똑같이 흉내 내라. 2단계 뉴스, 드라마, 영화의 소리를 들으며 최대한 흡수하라. 3단계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튀어나오는 대로 영어로 말하라. - p. 53


  언어를 빠르게 습득하는 방법은 역시 다른 것이 아니라 '소리를 통한 잦은 접촉'이다. 토익도, 점수도 중요하지만 역시 영어를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바로 '의사소통'이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 그 것을 위해서는 역시 듣고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는 서두르지 말고 들리는 대로 듣고, 뜻은 어차피 알게 되니 소리를 구별해 듣는 것에만 집중하며 듣고 흉내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어를 '공부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해하라는 것. 모르는 단어가 있다는 것에 불안해하지 말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들으라는 것이다. 어차피 단어를 자주 접하다보면 앞뒤 맥락을 인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뜻을 알게되고, 그렇게 습득한 언어는 잊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런 학습법을 듣고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드라마나 영화를 주구장창 틀어놓는 행위는 사실 의미없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그냥 틀어놓는 것은 배경음악과 다를 바가 없어서 작은 도움은 될지언정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그래서 한두문장만 습득한다고 생각하고 그 문장을 '악센트'와 '호흡'까지 완벽하게 익힐때까지 다음문장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말라는 것! 우리가 '들리지 않는 진실'은 악센트와 호흡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것을 완벽하게 익히고 넘어가야 '소음'을 넘어 '언어'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장을 정하는 것에는 '원어민의 소리'보다 '선명하고 과장된 가이드 소리'를 권장한다. 우리도 아이에게 말을 가르칠 때 '어엄마' '아압빠'처럼 과장되게 말해준다. 이 것은 소리를 좀 더 잘 인식하게 해서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행위다. 실제로 책에는 언어 습득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뚜렷하게 지각하게 만드는 과장된 자극'인 과장된 가이드 소리가 원어민 소리보다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호흡이 들어간 악센트 소리'로 학습하고 그러한 것들이 언어로 인식이 될 때 우리는 원어민의 소리 또한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20가지 문장을 선별하여 QR코드를 이용하여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러면서 하루에 한 문장에서 두 문장 정도. 그것도 한 문장을 완벽하게 습득하지 않았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처음 학습할 때, 한 문장을 한 달동안 걸려 넘어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크랩트도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 뜻은 몰라도 좋으니 우선 '똑같이 말할 수 있는 상태'로 가야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문장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전율. 그 것을 우리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많이 듣다보면 어느새 입도 트인다. 말하는 데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히 단계를 밟아가면 1, 2년 안에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소리영어. '말할 수 없는 비밀, 들리지 않는 진실'은 이런 내용이었다. 20년을 넘게 '학습'으로써의 영어만을 접해왔기에 아직도 반신반의하게 되지만 우선 책에 나와있는 이 20가지 문장을 클리어하고 직접 효과를 체험하게 된다면, 소리영어를 믿고 이 방식대로 언어를 '습득'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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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박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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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집필한 신작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소설 원작! 보통 소설을 먼저 쓰고 애니메이션을 후에 만들어 왔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영화를 먼저 제작 시작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나, 소설이 애니메이션보다 먼저 출간되었으므로 원작이 어떤 작품인지는 경계가 모호하다. 어쨌든 소설이 먼저 발간되었으므로 원작 소설이라 칭해본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이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에 담지 못한 4편의 사이드 스토리를 담았다는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Earthbound'라는 소설에서 미츠하의 주변인물들 심리를 그려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카메라가 비추는 3인칭의 시선이지만 소설은 타키와 미츠하의 1인칭 교차 시점이므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쪽만을 본 사람들도 다른 컨텐츠를 접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의 이름은'의 OST는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음악감독인 노다 요지로가 보컬로 속한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를 좋아해서 '25コ目の染色体' 등의 싱글 앨범을 소장한 적도 있던터라 애니메이션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기대가 된다.

  원래 이 소설은 책으로 써낼 생각이 없었다고 하는데 '너의 이름은'의 음악감독 노다 요지로를 만나 그의 음악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아 소설로도 써내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이 끝나고 난 뒤에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소설을 썼고 '너의 이름은'을 제작한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의 소설평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는데, 그가 소설에서 너의 이름은의 음악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니 영화를 보고난 뒤에 다시 소설을 읽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다 요지로와 신카이 마코토, 둘의 시너지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전부 같은 말을 쓰지. 그 말는 신을 부르는 말이자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실매듭도 신의 솜씨,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지. - p. 99

한데 모아서 모양을 만든 후에 꼬어서 휘감고, 때로는 되돌리고, 끊기고, 또 이어지고 그것이 실매듭. 그것이 시간. 그것이 '무스비'. - p. 99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무언가를 몸에 넣는 행위 또한 '무스비'라고 한단다. 사람 몸에 들어간 것은 영혼과 이어지는 법이지. - p. 100


  소설에서는 타키와 미츠하,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시점을 교차해 그들의 바뀐 일상에 대해 서술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쿄에 사는 타키라는 남자아이와 시골에 사는 미츠하라는 여자아이는 몸이 뒤바뀌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 본인들이 인지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되고,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서로의 일상을 지켜주기 위해 철칙을 세우며 지내던 어느 날, 타키는 더이상 둘의 몸이 뒤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지역만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둘. 그렇게 타키는 미츠하에 대해 궁금해하다가 자신의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서 그녀를 찾아나서게 된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잊어간다. 하지만 그것을 거역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삶을 살아 나간다. - p. 295


  혜성이라는 거대한 자연현상과 관련된 엄청난 기적같은 사건을 함께 경험하고, 미야미즈 신사에서 전해내려오는 '무스비'과 관련된 일을 겪은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잊게 된다. 사람은 가끔 소중한 것을 잊고 별로 중요하지 않는 일상적인 일만 기억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것'에 대해 언제나 기억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잊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그 것을 되살리기 위해 습관처럼 노력한다.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지금부터 나는 찾으러 간다. - p. 153


  일본 영화 흥행순위 역대 7위를 기록하며 제 18회 국제 애니메이션 장편 경쟁 부문에서도 우수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또한 신카이 마코토 본인 자체가 원래는 애니메이션에 가장 형태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쓸 생각이 없었다고 하니 분명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다. 아직 애니메이션 영화를 접하지 못해서 어떤 컨텐츠가 이 내용에 더 잘 어울릴지 확신할 순 없지만, 소설 속 그들의 발버둥 치는 모습은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다. 마지막에 끝나는 문장마저 완벽했다. 덕분에 벌써부터 영화를 볼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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