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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이야기 -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
황순종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평점 :
한국 인물사 : 화랑이야기
워낙에 옛날부터 '화랑'이라는 소재를 좋아했었기에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이라는 『화랑이야기』를 읽었다. 신라의 기개있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청년들. 아마 '화랑'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풍월주들을 위주로 해서 그들의 관계와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인재들은 화랑에서 배출되었다고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 이 화랑제도는 원래는 여자들의 '원화'에서 시작되어 170년동안 지속된 제도라고 한다. 풍월주는 원래 화랑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필사본 화랑세기』에 의해 이 '풍월주'라는 말이 화랑들의 우두머리를 지칭한다고 새롭게 알려졌다. 『화랑세기』에서는 1대부터 32대까지의 풍월주에 대해 써져있는데 드라마 '선덕여왕' 또한 이 『화랑세기』의 내용에 기초한 작품이다. 이 『화랑이야기』는 『화랑세기』를 근간으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각주를 다는 등 편집해서 나온 책이다.
이종욱 역주혜의 『화랑세기』(2005)에서는 이렇게 주석했다. " 진골정통은 황후 등을 배출하는 혼인 계통을 위미한다. 당시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은 여계 계승의 원리에 의해 이어졌다. 그러한 여계 계승의 원리는 부계 계승을 거울에 비춘 것과 같이 대칭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남자들은 어머니의 계통에 의해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이 정해져다. 그리고 남자들은 한 대에 한하여 그 계통을 이었다. 그 아들들은 다시 그 어머니의 계통에 의하여 계통이 정해졌다. 따라서 남자들은 부자간에 계통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 26
화랑이라는 말에 묘한 이끌림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화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화랑들 중 풍월주 4세 이화와 숙명공주의 로맨스를 그린 『화랑비록』때문이었다. 화랑들은 풍월주, 부제, 낭두, 낭도 등의 나름의 위계 질서를 가지고 있었고 보통의 낭도들은 14~16살에 소속되어 30살정도 되면 탈퇴했다고 한다. 그러나 풍월주는 보통 3~4년의 임기를 가지고, 당대 풍월주의 바로 다음대 풍월주 후보이며 당대 풍월주의 직속 부하와도 같은 부제에게 풍월주를 넘기고 물러나 다른 직책을 맡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도 이화 뿐만 아니라 1세 풍월주인 위화부터 미진부, 모랑이 언급됨은 물론 4세 이화 다음인 사다함, 문노 등이 등장하고, 사다함의 형인 토함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장을 넘기며 소설 속 그들의 관계와 역사 속 그들의 관계를 비교하며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숙명이 황후가 되었다는 기록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없다. 그러므로 『화랑세기』기록대로라면 당시 사도황후와 숙명황후, 2명의 황후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 p.30
그리고 화랑들의 풍류를 담고 있는 책이니만큼 풍월주들의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자주 나온다. 지금 생각하면 경악할 정도로 근친혼도 많이 자행되고, 성을 바치는 가문도 있었으며 그것에 자부심을 갖고 한 여인이 여러 왕, 태자와 관계를 맺는 등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가 많이 나온다. 그 이야기들 중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며 숙명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역사적 사료로 인정되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화랑세기』에는 나온다는 사도황후와 숙명황후! 이에 얽힌 이화와 삼맥종(진흥왕), 지소태후와 사도황후의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다. 삼맥종(진흥황)과 숙종을 연결하려고 했던 지소태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기록된 숙명과 이화의 이야기는 정말 아 이 시대에도 진정한 사랑이 있었구나 싶은 대담함과 과감함이 있었다.
현대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혈통을 지키기 위한 잦은 근친혼과 다양한 관계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시대상과 문화를 알고싶은 분들에게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선도를 따른다고 국선도라고도 불리는 화랑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고싶은 사람이라면 1세부터 32세 풍월주는 물론이고 그 외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화랑들 에 대해서도 나와있으며 끝에 신라 화랑 세계도라는 정리된 도표로 그들의 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