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박미정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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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집필한 신작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소설 원작! 보통 소설을 먼저 쓰고 애니메이션을 후에 만들어 왔던 것 같은데 이 책은 영화를 먼저 제작 시작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나, 소설이 애니메이션보다 먼저 출간되었으므로 원작이 어떤 작품인지는 경계가 모호하다. 어쨌든 소설이 먼저 발간되었으므로 원작 소설이라 칭해본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이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에 담지 못한 4편의 사이드 스토리를 담았다는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Earthbound'라는 소설에서 미츠하의 주변인물들 심리를 그려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카메라가 비추는 3인칭의 시선이지만 소설은 타키와 미츠하의 1인칭 교차 시점이므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쪽만을 본 사람들도 다른 컨텐츠를 접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의 이름은'의 OST는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음악감독인 노다 요지로가 보컬로 속한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를 좋아해서 '25コ目の染色体' 등의 싱글 앨범을 소장한 적도 있던터라 애니메이션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기대가 된다.

  원래 이 소설은 책으로 써낼 생각이 없었다고 하는데 '너의 이름은'의 음악감독 노다 요지로를 만나 그의 음악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아 소설로도 써내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이 끝나고 난 뒤에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소설을 썼고 '너의 이름은'을 제작한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의 소설평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는데, 그가 소설에서 너의 이름은의 음악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니 영화를 보고난 뒤에 다시 소설을 읽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다 요지로와 신카이 마코토, 둘의 시너지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전부 같은 말을 쓰지. 그 말는 신을 부르는 말이자 신의 힘이란다. 우리가 만드는 실매듭도 신의 솜씨,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지. - p. 99

한데 모아서 모양을 만든 후에 꼬어서 휘감고, 때로는 되돌리고, 끊기고, 또 이어지고 그것이 실매듭. 그것이 시간. 그것이 '무스비'. - p. 99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무언가를 몸에 넣는 행위 또한 '무스비'라고 한단다. 사람 몸에 들어간 것은 영혼과 이어지는 법이지. - p. 100


  소설에서는 타키와 미츠하,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시점을 교차해 그들의 바뀐 일상에 대해 서술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쿄에 사는 타키라는 남자아이와 시골에 사는 미츠하라는 여자아이는 몸이 뒤바뀌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을 본인들이 인지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되고,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서로의 일상을 지켜주기 위해 철칙을 세우며 지내던 어느 날, 타키는 더이상 둘의 몸이 뒤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지역만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둘. 그렇게 타키는 미츠하에 대해 궁금해하다가 자신의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서 그녀를 찾아나서게 된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잊어간다. 하지만 그것을 거역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삶을 살아 나간다. - p. 295


  혜성이라는 거대한 자연현상과 관련된 엄청난 기적같은 사건을 함께 경험하고, 미야미즈 신사에서 전해내려오는 '무스비'과 관련된 일을 겪은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잊게 된다. 사람은 가끔 소중한 것을 잊고 별로 중요하지 않는 일상적인 일만 기억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것'에 대해 언제나 기억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잊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그 것을 되살리기 위해 습관처럼 노력한다.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지금부터 나는 찾으러 간다. - p. 153


  일본 영화 흥행순위 역대 7위를 기록하며 제 18회 국제 애니메이션 장편 경쟁 부문에서도 우수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또한 신카이 마코토 본인 자체가 원래는 애니메이션에 가장 형태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쓸 생각이 없었다고 하니 분명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다. 아직 애니메이션 영화를 접하지 못해서 어떤 컨텐츠가 이 내용에 더 잘 어울릴지 확신할 순 없지만, 소설 속 그들의 발버둥 치는 모습은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다. 마지막에 끝나는 문장마저 완벽했다. 덕분에 벌써부터 영화를 볼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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