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력 - 변화를 이끌어내는 질문의 힘
카와다 신세이 지음, 한은미 옮김 / 토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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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성공학 : 질문력



  변화를 이끌어내는 질문의 힘이라는 '질문력'. 과거의 리더는 말하는 리더였지만 미래의 리더는 질문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명언처럼 현재 사회의 리더의 자질으로 질문하는 능력이 ​대두된 지 오래다. 질문하는 것도 능력임이 틀림 없는 세상이기에 책의 제목인 '질문력'이라는 단어에 시선을 오래 주게 된다.

  저자 카와다 신세이는 질문경영연구소의 대표이사이자 질문경영 컨설턴트라고 한다. 저자의 직업에서 알 수 있듯 질문경영에 대한 컨설팅을 하는 카와다 신세이는 기업컨설팅에서 자주 하게 되는 '질문'을 정리해 경영컨설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한다.

  '가르치는 것보다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는 말이 눈에 훅 들어와 궁금했던 책. ​생각보다 얇아서 도움이 되려나 고개를 갸웃했는데 이 얇은 책 안에 질문에 대한 많은 정보가 집약되어 있었다. 한 장도 허투루 넘길 수 없을 만큼 '좋은 질문'에 대해 얼마나 고민해왔는지 감탄이 일던 '질문력'.

  좋은 대답을 찾고 싶다면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의 유용한 점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뇌가 노력한다는 점이다. 사고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전과는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 그 결과 더 나은 해결방안과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카와다 신세이는 '질문의 세가지 힘', '질문의 종류 및 특성', '꼭 익혀야 할 질문 마인드', '자유로운 발상 확장을 위한 다섯 가지 자기질문 요령', '습관화하면 좋은 7가지 자기질문' 등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요약화해서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회의는 보통 둘 이상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능력이 발전해야 사고가 깊어지고 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그렇기에 혼자서 차근차근하게 단계를 밟아 질문할 수 있는 '나 홀로 회의'를 하자고 말하고 있다. '나 홀로 회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방식이기에 저자는 나에게 질문하는 것의 예시를 보여주고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예시를 들어주고 있다.


  질문력이 향상되면 부하직원에게도 효율적으로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고, 고객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으며 회의에서도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는 대신 규칙에 따른다면 많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좋은 질문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므로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방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자신과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금, 필요한 답'을 이끌어 내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질문력. 좋은 질문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효과적인 노하우를 제시해주고 해답 사례까지 제시해주고 있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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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하고 싶습니다 -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말하는 법
김성태 외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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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화술 : 말을 잘하고 싶습니다

 

 

  이제 말을 잘 해야되는 시대가 왔다. 자기 PR이 중요한 시대. 면접은 물론이고 각종 직장, 모임 내에서도 화술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단 공적인 자리 뿐만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도 화술이 월등한 사람은 빛을 발한다. 이 책은 그런 현대 사회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를 위해 노력하는 8인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저자들은 대학 토론 동아리 출신 친구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대학 시절에 전국대학생토론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8파트로 나누어 각자 한 파트씩 맡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말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 하는 것을 넘어 서서 매력을 어필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면접, 토론, 강의에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명언에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명언이라고 한다. (중략) 명언이 가치 있는 이유는 말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그 명언에서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명언이란 그 사람이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인생에 대한 가치관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면접을 잘 보는 기술에 대해 묻는 다면, 나는 당신 자신의 삶을 보여주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내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런 삶이 담긴 이야기가 그 어떤 위인의 명언보다 더 깊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pp. 26-27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토론 관련 파트였는데, 토론 파트에서는 토론이라는 분야가 화술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토론에서는 어떻게 의견을 내놔야 하는지에 대해 소소한 저자의 경험이 흥미로웠고 저자의 실패 사례가 어떻게 성공 사례로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써져 있어 놀랍고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반응을 얻을까'를 고민한다. 먼저 소통하고 이햏나 뒤 제안을 하는 것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 p. 121


  뿐만 아니라 이제는 직장인인 저자들이 각자의 영역에 맞는 화술의 쓰임새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그 중에서는 내가 속한 영역인 직장인 시점이 재미있었는데,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이야기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 협상에 대한 이야기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거절, 칭찬 하는 것도 현명하게 해야한다는 이야기 등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아 흥미로웠다.


협상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입장만을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중략) 상대의 시점을 획득해야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 협상 승리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협상은 상대방이 중심이 될수록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 p. 124


모든 말하기와 설득은 절대 구걸이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협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협상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상대의 관심사를 우선에 놓은 협상은 win-win의 결과를 낳는다. (중략) 서로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게 하는 것이 성공적인 협상이다. - p. 125


  이런 현대 사회에서 매력을 어필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화법 관련 강의도 많지만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것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초보자 입장에서 본격적으로 화술을 공부하기 전에 화술이 뛰어난 이들의 경험담을 보고 어떻게 다른사람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을지 노하우를 얻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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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언어 번역기 - 불신과 비효율을 자율과 창의로 바꾸는 경영의 언어
Peter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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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 : 회사언어 번역기




  흐름출판에서 발간된 불신과 비효율을 자유와 창조로 바꾸는 경영의 언어에 대해 말하는 '회사언어 번역기'를 읽었다. 저자인 PETER는 다수 브랜드를 거느린 소비재 대기업에서 10년동안 전략기획 업무를 맡은 기업 전략 전문가다. 기업 전략과 현실의 괴리를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드 지키기'라는 주제로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해 상도 수상했다고. 그런 저자가 이번에 회사언어에 대해 번역해준다니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기대가 되었다.


  회사에서는 그저 자신의 업무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현실은 그보다 복잡하다. 한 사람만 잘 한다고 일이 잘 되는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여러명이 모인다고 조직이 잘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PETER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회사에서 경험한 현실의 차이를 바탕으로 한국식 경영이 가야 할 방향과 그 속에서 기획자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자신의 고민을 바탕으로 직장인들이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이 책에서 돕고 있다.


  책은 1장 전략 부재가 반복되는 충성 게임이라는 '이직한 첫 주, 경영계획을 짤 수 있었다', 2장 신뢰 포인트를 쌓기 위한 보고서용 실무 계획 '지키지 못할 계획의 향연', 3장 해보기도 전에 가로막는 검증 프로세스 '돌다리 두드리다가 못 건넌다', 끌려다니는 실행 방법 '눈은 컴퓨터를 보지만 귀는 상사를 향해 있다', 5장 평가를 위한 평가 '이사 평가에서 드러나는 사람에 대한 철학',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각 장이 모두 실제 사례를 읽는 것 마냥 팀장 등의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직해서 들어간 첫 날부터 시작해 회사의 사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회의를 하는 그들의 모습, 회사 내부의 정치, 일의 진척 과정 등을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에필로그까지 있어 한 편의 이야기를 쭉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


소문으로 들은 이야기로 다시 소문을 만들기 너무 좋은 회사였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회사는 변화를 위해 한 걸음 나가는 것 같았다. 물론 결과는 직원들이 나중에 평가하겠지만. - p. 335


  그리고 각 이야기의 뒤에는 피터의 생각이라는 파트를 삽입해 그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회사언어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넣어놨다.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 뒤에는 회사의 현실에 관해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숨어있던 것이다. 예를 들어 1장에서는 혁신을 말하면서 매년 비슷한 목표를 추구하는 원인을 찾고 상사의 제안이 왜 지시가 되는지, 그리고 해결책이나 의견에 대해 말하고 있다.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찾은 후 꼭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주고 있다.


 그렇게 5장까지는 기업의 현실을 스토리텔링해 재미있게 보여주고 그 뒤에서 이 이야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회사언어 번역기'인 것 같은데 덕분에 현대 경영학과 회사 실정이라는 딱딱한 이론들을 거부감 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기업문화, 인사제도, 회의 등에 관심있지만 낯설어 쉽게 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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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타운 기업소설 시리즈 9
니레 슈헤이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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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소설 : 플래티넘 타운



 

  기업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설을 접했다. 이런 분야가 있는 건지도 몰랐는데,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에서는 이미 기업소설이 '욕망산업 소설 대부업', '청년사장', '유리거탑', '가격파괴' 등 9가지나 시리즈로 나오고 있었다. 기업소설이란 말 그대로 회사의 성장이나 전략, 경영을 다루는 소설인데 이 책에서는 폭넓게 정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중심 인물은 바로 야마사키 데쓰로. 나라에서 손꼽는 종합상사 '요쓰이'의 엘리트 부장이었지만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상사에게 미움을 사 악의적인 인사이동을 권유받는다. 자회사 사장으로 쫓겨나던지, 거절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인사권이 상사에게 있으므로 현재 있는 부장자리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3년. 데쓰로는 자신의 실력때문이 아닌 악의적인 상사의 보복으로 밀려나게 된 사실에 괴로워한다.


가난한 지역에서 사는 사람은 거기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쾌적한 생활을 누릴 권리가 없단 말씀이십니까? 분명 도쿄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으면 가만히 있더라도 민간 기업이 스포츠 센터를 세우거나 영화관을 세우거나 혹은 유원지도 만들어줍니다. 일류 연예인의 공연 또한 어디에선가 매일 열립니다. 하지만 말이죠, 이런 시골에서는 행정기관이 먼저 나서서 시설을 건설하고 문화생활 기반을 만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그저 낡은 집이 있을 뿐인 쓸쓸한 초가 될 뿐입니다. 그런 초에 많은 사람이 정착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쾌적한 생활, 문화적인 향기가 나는 환경에 이끌려 젊은이들은 초를 떠나고 늙은이들만 남게 되는 겁니다. - p. 153


  그 때 동앗줄이 하나 내려온다. 그런데 이 동앗줄이 썩은 동앗줄이다. 동앗줄을 줄테니 썩은 것을 되살려보란다. 바로 시골 중의 시골이나 다름없는 '미도리하라 초'의 초장으로 있으라는 것. 그런데 이 초에는 부채가 산더미다. 까딱하면 재정이 파탄나 재정주의단체가 되기 바로 직전의 단계. 데쓰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고민하다가, 우시지마의 조언과 아버지의 조언, 그리고 상사의 비꼼을 듣고 결정한다. 미도리하라 초의 초장이 되기로!


  그렇게 부임해서 자신을 초장이 되게 하기 위해 애쓴 구마켄을 부초장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재정 재건에 힘쓰는 데쓰로. 이 재건의 키워드는 도시 재생과 노인 간호였다. 시골에서 어처구니 없는 공공시설을 건축해 날리는 재정을 최대한 틀어막고, 노인들이 사는 곳에 재정적으로 안정된 노인들이 더더욱 몰리게 해 재정을 세워보겠다는 각오를 다진 데쓰로. 마지막까지 지역 유지들로 인한 부조리와 형편없는 재정으로 고생하지만 결국 멋지게 해내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사용하기 어려워진 집을 재빨리 팔아치우고 시설에 들어갈 입주자금으로 바꾼다. 혹은 임대로 돌려 집세를 고정 수입으로 얻는 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개를 통해 요쓰이는 중고주택의 알선, 임대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는 말이다. 우시지마에게서 들은 리버스 모기지를 곁들인다면 선택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 p. 264


  리버스 모기지, 실질공채비비율 등의 경제용어를 알 수 있고, 회사의 기업환경이라던지 정치에 관해서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점점 세상은 고령화 사회로 흘러가는데, 고령자에 맞는 집 개조가 여러모로 어렵고 또 이미 파탄난 재정을 되살리기란 더더욱 어려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복지쪽으로 경제활성화를 시킨 대단한 수완가 데쓰로. 심지어 자신을 쫓아내기까지 했던 요쓰이를 끌어들여 기업유치를 해 결국 인정받는 그를 보며 지방 활성화의 모델 케이스엔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스릴러 소설 못지 않은 기업소설에도 덕분에 관심이 생겼는데, 다른 시리즈들이 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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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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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 츠바키 문구점





  책의 배경이 되는 '가마쿠라'에 가고 싶어질 만큼 찡한 마음으로 읽게 된 책 오가와 이토의 '츠바키 문구점'. 문구점을 하고 있지만 대필도 가업으로 잇고 있는 '포포'의 츠바키 문구점은 무려 에도시대부터 여성 서사들이 대대로 편지를 대필해온 곳이라고 한다. 간판도 없고 그저 문구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음알음 대필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20년 동안 보지 못한 친구에게 그저 안부를 전하는 편지, 조문편지, 연하장, 절연을 위한 편지, 천국에서 보내는 남편의 편지 등 여러 사람들의 일상을 포포의 편지로 읽어나가며 작은 위안을 받게 된다.


"이를테면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과자 선물을 들고 간다고 치자. 그럴 때 대부분은 자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가게의 과자를 들고 가지? 개중에는 과자 만들기가 특기여서 직접 만든 것을 들고 가는 사람도 있을 테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게에서 산 과자에는 정성이 담겨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나?" 선대가 물었지만, 나는 묵묵히 다음 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어도, 제과점에서 열심히 골라 산 과자에도 마음은 담겨 있어. 대필도 마찬가지야. 자기 마음을 술술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문제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위해 대필을 하는 거야. 그편이 더 마음이 잘 전해지기 때문에. 네가 하는 말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이 좁아져. 옛날부터 떡은 떡집에서, 라고 하지 않니. 편지를 대필해 주길 바라는 사람이 있는 한, 우리는 대필업을 계속해나간다. 단지 그것뿐이야." - pp. 53-54


  포포는 선대로 인해 엄격한 교육을 받고 절연 수준으로 갔지만, 결국 선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또 대필을 가업으로 잇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포에게 영향을 미치고, 또 선대를 받아들여가는 과정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포포의 대필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대필이라는 말만 들으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음식을 내어주며 사연을 진지하게 듣고, 필기구를 정하고, 필기구와 궁합이 맞는 편지지를 고르고, 그 사람의 사연과 이미지에 맞는 우표를 정하고, 편지의 형식에 맞게 진심으로 내용을 쓰고, 글씨체까지 궁리하는 포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대필이 그 사람의 진심과 행복을 돕는 것이구나 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화하게 된다.


봄은 쌉쌀함, 여름은 새콤함, 가을은 매콤함, 겨울은 기름과 마음으로 먹어라. - p. 166


  이 책 말고는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저자인 오가와 이토의 작품은 음식을 소재로 한 따듯한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는 사연과 편지 뿐 아니라 한 번에 여러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 밥버전이라는 오니기라즈 등의 맛집이나 음식에 관한 묘사도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지명과 맛집은 츠바키 문구점을 제외하고 정말 실재로 존재하는 곳이라고 한다. 책의 후기에 보면 역자의 가마쿠라 여행기를 살짝 맛볼 수 있는데 나 또한 진심으로 가마쿠라에 여행가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마지막에는 실제로 앞의 소설과는 재질이 다른 종이에 본문에 나온 편지들이 수록되어있어 묘한 느낌을 준다.


편지의 복잡한 규칙과 형식에 연연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딱딱한 편지가 되어서 어색하다. 요는 사람을 대할 때와 같아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갖추어 대하면,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다는 것뿐. 편지에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 - pp. 116-117


  조문 편지를 쓸 때는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린 바람에 먹물이 연해졌다는 의미로 글씨를 연하게 쓴다는 정보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가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스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간만에 정말 따듯한 소설을 읽었다. 카톡으로 바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이메일이라는 편리한 수단도 있는 현대에서 머잖아 사어가 될 지도 모른다는 '손편지'라는 아날로그적 소재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와 대필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해 준 오가와 이토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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