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넘 타운 기업소설 시리즈 9
니레 슈헤이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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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소설 : 플래티넘 타운



 

  기업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설을 접했다. 이런 분야가 있는 건지도 몰랐는데,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에서는 이미 기업소설이 '욕망산업 소설 대부업', '청년사장', '유리거탑', '가격파괴' 등 9가지나 시리즈로 나오고 있었다. 기업소설이란 말 그대로 회사의 성장이나 전략, 경영을 다루는 소설인데 이 책에서는 폭넓게 정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중심 인물은 바로 야마사키 데쓰로. 나라에서 손꼽는 종합상사 '요쓰이'의 엘리트 부장이었지만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상사에게 미움을 사 악의적인 인사이동을 권유받는다. 자회사 사장으로 쫓겨나던지, 거절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인사권이 상사에게 있으므로 현재 있는 부장자리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3년. 데쓰로는 자신의 실력때문이 아닌 악의적인 상사의 보복으로 밀려나게 된 사실에 괴로워한다.


가난한 지역에서 사는 사람은 거기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쾌적한 생활을 누릴 권리가 없단 말씀이십니까? 분명 도쿄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으면 가만히 있더라도 민간 기업이 스포츠 센터를 세우거나 영화관을 세우거나 혹은 유원지도 만들어줍니다. 일류 연예인의 공연 또한 어디에선가 매일 열립니다. 하지만 말이죠, 이런 시골에서는 행정기관이 먼저 나서서 시설을 건설하고 문화생활 기반을 만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그저 낡은 집이 있을 뿐인 쓸쓸한 초가 될 뿐입니다. 그런 초에 많은 사람이 정착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쾌적한 생활, 문화적인 향기가 나는 환경에 이끌려 젊은이들은 초를 떠나고 늙은이들만 남게 되는 겁니다. - p. 153


  그 때 동앗줄이 하나 내려온다. 그런데 이 동앗줄이 썩은 동앗줄이다. 동앗줄을 줄테니 썩은 것을 되살려보란다. 바로 시골 중의 시골이나 다름없는 '미도리하라 초'의 초장으로 있으라는 것. 그런데 이 초에는 부채가 산더미다. 까딱하면 재정이 파탄나 재정주의단체가 되기 바로 직전의 단계. 데쓰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고민하다가, 우시지마의 조언과 아버지의 조언, 그리고 상사의 비꼼을 듣고 결정한다. 미도리하라 초의 초장이 되기로!


  그렇게 부임해서 자신을 초장이 되게 하기 위해 애쓴 구마켄을 부초장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재정 재건에 힘쓰는 데쓰로. 이 재건의 키워드는 도시 재생과 노인 간호였다. 시골에서 어처구니 없는 공공시설을 건축해 날리는 재정을 최대한 틀어막고, 노인들이 사는 곳에 재정적으로 안정된 노인들이 더더욱 몰리게 해 재정을 세워보겠다는 각오를 다진 데쓰로. 마지막까지 지역 유지들로 인한 부조리와 형편없는 재정으로 고생하지만 결국 멋지게 해내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사용하기 어려워진 집을 재빨리 팔아치우고 시설에 들어갈 입주자금으로 바꾼다. 혹은 임대로 돌려 집세를 고정 수입으로 얻는 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개를 통해 요쓰이는 중고주택의 알선, 임대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는 말이다. 우시지마에게서 들은 리버스 모기지를 곁들인다면 선택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 p. 264


  리버스 모기지, 실질공채비비율 등의 경제용어를 알 수 있고, 회사의 기업환경이라던지 정치에 관해서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점점 세상은 고령화 사회로 흘러가는데, 고령자에 맞는 집 개조가 여러모로 어렵고 또 이미 파탄난 재정을 되살리기란 더더욱 어려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복지쪽으로 경제활성화를 시킨 대단한 수완가 데쓰로. 심지어 자신을 쫓아내기까지 했던 요쓰이를 끌어들여 기업유치를 해 결국 인정받는 그를 보며 지방 활성화의 모델 케이스엔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스릴러 소설 못지 않은 기업소설에도 덕분에 관심이 생겼는데, 다른 시리즈들이 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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