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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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영미소설 작가들 중에서도 우리에게 '정말 지독한 오후',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허즈번드 시크릿'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리안 모리아티. 전 작 중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도 있고, 영화 판권이 팔린 작품도 있죠. 그 만큼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가 나왔습니다.

 

저를 처음 찾아온 많은 내담자들께서 아주 긴장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최면은 이상한 것도, 무서운 것도 아니에요. 아마도 여러분은 살면서 '무아지경'에 가까운 상태를 이미 경험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아주 익숙한 장소에 갔는데, 거기까지 어떻게 운전해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었죠? 바로 그거예요. 그때 여러분은 무아지경에 빠진 거예요! - p. 3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그리고 있어요. 남자에게는 두 여자와 만나기 전에 결혼한 적이 있습니다. 사별했죠. 그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이 작품의 화자들입니다. 한 명은 3년 전에 헤어진 전 여친으로 남자를 집요하게 스토킹합니다. 다른 한 여자는 현재 여친으로 최면치료사라는 독특한 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별한 부인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는 현 여친은 전 여친에게 동정심과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하죠.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모두가 우리에게 최면을 걸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최면에 빠져 있어요. 내담자들은 우리가 그 사람들을 '잠들게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은 그 반대예요. 우리는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려는 거예요. - p. 252


최면과 스토킹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남자에게는 사별이라는 드라마적 소재까지 얽혀 이야기는 한 편으로 굉장히 예민하고 긴장감 있게 돌아갑니다. 이야기는 현 여친인 엘런의 시점과 전 여친인 사스키아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데, 분명 사스키아 시점만 봐서는 굉장히 위급한 상황임에도 주인공인 엘런은 침착한 것 처럼 보이며 스토킹에 대해 굉장히 무딥니다.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두 인물의 심리를 오가면서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흥미를 놓을 수가 없게 됩니다.


엘런은 누군가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게 좋았다.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엘런은 강렬한 짜릿함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 스파크가 이는 것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조금쯤은 유명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고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엘런과 사스키아는 서로가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상보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엘런은 음이고 사스키아는 양이어서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정신병적으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 254


처음 이 영미소설의 줄거리만 읽고서는 이 여자들 정상은 아니군. 스토킹 하는 쪽은 제쳐두고라도 엘런의 이런 심리가 가능한가? 싶기도 했는데요. 사랑과 집착, 그 외에도 엘런에게 아버지의 부재와 여러 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전 아이와의 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줍니다. 마지막에 도달할 때 쯤 사스키아가 엘런에게 “혹시 나한테 최면을 걸었어요?” 라고 말을 하는 대목이 있는 데 아, 이제는 둘 다 괜찮겠구나 하고 안심이 되더라구요. 몰입도 높은 심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이 책도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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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익 엣지 실전모의고사 (봉투형) 신토익 엣지 시리즈
박영수 지음 / PUB.365(삼육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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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익 엣지 실전 모의고사


신토익으로 바뀐 지 이제 일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2016년 13회, 2017년 24회가 시행되었네요. 예전 모의고사를 봤을 때는 천제 모의고사를 많이 사용했었는데요. ets 천제가 참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신토익으로 바뀌고 나서 절판이 되었는지 기출문제집만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유형분석하기에 비교적 많은 회차가 진행되지 않은터라 문제풀이 매우 적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ets 기출문제집도 마련하긴 했지만 5회분밖에 없더라구요. 하지만 토익모의고사 적어도 10회는 풀고가야하는 거잖아요! 3월에 토익을 보기로 결심한 터라 우선 시험장에 안성맞춤인 신토익 엣지 실전 모의고사를 풀어보기로 했어요. 이거 정말 좋더라구요~


실제 토익 고사장에 가면 우리가 모의고사 보던 것들이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잖아요. 한숨을 푹푹 쉬는 사람들, 또 발을 덜덜 떠는 사람들, 볼펜을 떨어뜨리는 사람도 있고, 밑줄을 세게 직직 그러대는 사람들도 있죠.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우리 점수를 얻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신토익 엣지 실전 모의고사는 준비했습니다. 일반 시험용과 방송실 불량, 기침소리 등 환경소음과 실생활 속 소음환경까지. 4단계 악조건 MP3를요!


뿐만 아니라 OMR 자동채점도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이렇게 QR코드를 찍으면 자동채점과 해석해설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해요. OMR 카드도 기존의 OMR 3종과 뒷면에는 새로운 OMR 3종을 함께 넣어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신토익 문제를 면밀히 분석해서 유형도 완벽 반영했다고 하는 신토익 엣지 실전 모의고사 3세트! 마무리를 준비할 신토익모의고사 문제집을 찾고 있다면 이 실제 시험장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신토익 엣지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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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 살인 사건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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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살인사건


무책임하게 다룰 사건이 아니란 말이야. 알겠지? - p. 19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창작도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진실로 둔갑하니까 말이죠. - p. 80

'고백'을 읽고 나서 충격적인 감정에 내동댕이쳐지고 그 후로 꼬박꼬박 신간을 챙겨 읽는 좋아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신간 '백설공주 살인사건'이 나왔네요. 동화의 재구성은 이미 질릴 정도로 접하고 있는데 또 다시 백설공주라니. 과연 어떨까 싶긴 했지만 그래도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다를 거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받아본 책은 표지부터 참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야기는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칼에 수 차례 찔리고 불에 타올라 발견 된 검은 사체. 그 사체가 실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백설'이란 화장비누를 만들던 회사의 직원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백설 공주 살인사건'이라 명명됩니다.


자신 기억으로 구성된 과거와 타인의 기억으로 구성된 과거.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요. - p. 206

입사 동기인 '미키 노리코'와 '시로노 미키'. 같은 '미키'지만 한 쪽은 정말 외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백설 공주'. 그리고 하나는 이름만 성에 사는 공주라는 이름을 가진 수수하게 생긴 또 다른 '백설 공주'. 백설공주가 살해당한 뒤에 금방 밝혀질 거짓 변명을 대고 잠적한 또 하나의 백설공주 혹은 마녀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사게 됩니다.

기자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대화만으로 구성되는 챕터는 어쩐지 누군가의 뒷담화를 듣는 것 같은 묘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누가 그랬대. 얘는 과거가 그랬대. 사실 얘는.. 얘와 얘의 관계는.. 직장동료에서 동창생으로, 또 고향사람으로, 가족으로 대상만 바꿔 계속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보는 과정에서 확신을 가졌던 이야기의 줄기는 점점 의뭉스럽게만 변해갑니다.


마음의 준비는 끝났다. 이제 왕자님에게 전화를 걸자. 이 백설 공주를 구해 달라고. - p. 316

백설공주와 마녀의 이야기에 열광한 사람들이 흥분해서 이야기를 이래저래 옮겨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범인으로 몰아져가는지 볼 수 있던 무서운 이야기. 실제로 있음직한 이야기라 더욱 무섭더군요. 오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이야기가 어떻게 와전되어가는지, 마녀사냥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맨 마지막에 sns에서 오간 댓글과 기사 등을 읽어야 일의 전모를 알 수 있는데 실상을 알게 되면 더욱 씁쓸함이 짙게 배어나는 미나토 가나에의 '백설공주 살인사건'. 막판 뒤집기에서 오는 소름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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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섹스 - 슬픈 쾌락주의자의 정직한 엉덩이
시랑 지음 / 룬(rune)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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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섹스


 

어제의 사랑은 어디까지가 표절인가요 체위가 같나요? Ctrl+c ctrl+v 창의적으로 디자인해봐요 - p. 18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은 공개적인 테마는 아니죠. 저는 성이나 섹스가 주제라면 어딘지 어둑한 곳에서 은밀하게 이야기해야할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여성의 시각으로 보는 성이란 더욱 그렇죠. 그렇기에 성을 시로 어떻게 표현했을지 기대되더라구요. 여성의 시각으로 쓴 책이라 더더욱 궁금했구요. 그렇게 '슬픈 쾌락주의자의 정직한 엉덩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시인 시랑의 파격적인 시집, '발칙한 섹스'를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신선하다는 감상이 먼저 들더라구요. 쌍년, 미친년 같은 센 욕들도 무수히 많이 나오고, 어떻게 보면 성에 자유로운 것을 넘어 성에 미쳐있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욕을 들어도 까르르 웃어버리고 쾌락에 젖어 도덕따윈 던져버리죠. 금기를 비웃고 희열을 느낍니다. 노골적인 단어들과 은밀한 은유들이 한데 뒤섞여 에로티시즘이란 이런것이다 하고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다만 시 중에 이렇게나 비도덕적이라니 하고 느껴지는 것이 있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성의 쾌락을 긍정하는 방식이라기엔 저는 비도덕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많은 쾌락과 즐거움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쾌락을 쫓는 행위가 금기, 터부와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느 정도의 도덕과 법규는 꼭 필요한거구요. 물론 이 발칙한 섹스라는 시집 안에는 그렇지 않은 시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충격적인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모든 시의 수록이 끝난 후에는 시인과의 대화가 부록처럼 실려있어요. 여기서 시인 시랑이 생각하는 성과 사랑, 섹스에 대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어요. 시인 시랑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고, 어떤 생각으로 이런 시들을 썼는 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에 대한 컨텐츠가 앗 뜨거! 하는 느낌이 아닌 일상적인 컨텐츠로 자리잡으려면 호불호를 가리지 않고 우선 많은 컨텐츠가 쏟아져나와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특히 긍정적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시집이 나와도 '발칙하다', '도발적이다'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신 '좋다', 혹은 '좋지 않다'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보편적인 컨텐츠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시점에서 쓴 당당한 성적 담론이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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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론더링 - 국제금융업의 사각지대 기업소설 시리즈 8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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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론더링 일본기업소설

 

2018년 첫 책은 기업소설시리즈 중 008번이라는 다치바나 아키라의 기업소설 머니론더링으로 시작했어요. 작년에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기업소설시리즈들 중 '플래티넘 타운'과 '유리거탑'을 보고 기업소설이라는 분야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국제금융업의 사각지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국제 자금 세탁과 국제금융의 허점을 파고드는 일본기업소설 머니론더링. 실제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의 생생한 후기가 맨 뒤에 실려있어 더욱 현실감이 드는 책입니다. 국제금융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탈세 등은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바 있죠. 이 책은 그런 국제금융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고, 그 것이 왜 가능한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해주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구도 아키오'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금융업 분야를 빠삭하게 알고있는 인물로 국제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국제법 상의 헛점을 파고들어 소소한 탈세를 도와주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굉장한 미인 레이코가 접근하게 됩니다. 미인의 눈물에 약해진 구도 아키오는 레이코를 어느 정도 도와주고, 몇 달 뒤 엄청난 금액과 함께 레이코가 잠적하자 그 일의 자초지종을 파헤치기 위해 움직이게 됩니다.

 

작가는 이쪽 분야의 어느 모임의 창시자라고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은 전문지식으로 가득합니다. 처음에 국제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를 설명해주고 시작하는데, 이 용어들 외에도 국제금융이 움직이는 법칙에 대한 많은 정보가 존재하죠. 그런 책들은 보통 지식자랑하느라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매력없는 경우도 많은데 머니론더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적인 지식들과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더라구요.

 

모두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노력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 p. 436  

 

가명을 쓰고 있는 구도 아키오는 책이 끝날 때까지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죠. 그게 어쩐지 더 현실적이고 내용에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구도 아키오'는 이런 위험한 '한 탕'에 마음을 빼앗겨 기회가 올 때까지 목숨까지 걸고 매달리는 사람들 모두를 총칭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기업소설이었어요. 일본소설을 좋아하고 국제금융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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