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가 돈 버는 비밀 - 트럭 잡화 가게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오시타 에이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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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가 무심코 내뱉은 "100엔!"이라는 말이 야노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 - p. 90


근처에 매장이 있는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이소에 안 가본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니 어떻게 이 가격에 이런 물건을...? 의 주인공! 다이소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의 경영 노하우를 담고 있는 오시타 에이지의 다이소가 돈 버는 비밀 이라는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신작을 만나보았습니다. 제목부터 굉장히 흥미진진한데요. 자영업을 하지 않는 저에게도 이럴진대 경영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매력적일 것 같은 책이더라구요.


"싼 물건을 사는 건 돈을 잃는 길." 이 말이 가장 충격이었다. (중략) 그때부터 순익은 뒷전으로 하고 원가를 최대한으로 높였다. 원가가 70엔은 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80엔까지 올렸다. 때로는 98엔짜리 물건까지도 100엔에 팔았다. 즉시 고객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야노는 느낄 수 있었다. - p. 91


사실 염가판매하는 곳은 다이소가 아니더라도 흔하게 만나볼 수 있죠? 천원샵이라거나, 지하 매장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가판대라거나.. 그런데 이런 누구나 할 수 있는 100엔숍. 우리나라로 치면 천원샵. 순수익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이 판매구조로 어떻게 야노 히로타케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100엔숍의 체인화를 만들어낸걸까요? 오시타 에이지의 다이소가 돈 버는 비밀 트럭 잡화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에서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고객제일주의"를 중시하면 결국 그것이 다 자신한테로 돌아온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베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고객제일주의'가 아니다. 고객에게 서비스하면 언젠가 그것이 다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 p. 134-135


조금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큰 성공의 흐름으로 독자의 부러움을 살 수 있을 포맷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오시타 에이지의 다이소가 돈 버는 비밀. 그런데 의외로 책의 절반쯤은 수많은 사업시도와 실패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더라구요. 이렇게까지 실패를 했는데도 또다시 도전하는구나 하며 감탄을 하기도 했고, 질리기도 할 정도로 굉장한 기백이었어요. 열정으로 여러번 회생의 기회를 가졌지만 안타까운 사정을 겪는 걸 보고 사업이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구요. 정말 사업가란 엄청난 정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 성공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다 싶더라구요.


100엔의 남자, 야노 히로타케. 슬슬 망하는 게 아닐까? 오늘도 그렇게 중얼거리며 상품 사이를 뛰어다닙니다.  - p. 212


도대체 어떻게 100엔이라는 가격을 맞추고, 또 이익을 내는가? 가격선이 이미 균일하게 맞춰져있는 만큼 가격대를 정하거나 가격표를 붙이는 등의 절차가 생략되었다고 해도 이 균일가라는 건 꽤 큰 약점인데요. 그런 약점을 장점으로 삼아 아직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다이소가 돈 버는 비밀!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7만여개고, 매월 출시되는 신상품도 수백개라니 엄청난 숫자네요. 그냥 들른 곳에서 균일가 판매를 해서 마침 들러보는 게 아닌, 일부러 찾아가는 천원샵, 백엔숍 다이소에 들러본 적 있다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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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의 남자들
박초이 지음 / 문이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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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계간 문학나무 신인문학상에 단편 경계의 원칙으로 당선된 후 나온 박초이 작가의 첫 소설집 남주의 남자들. 장편도 옴니버스식도 아닌 각각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단편 모음집입니다. 표지에서 볼 수 있듯 유쾌하고 가벼운 이야기도 아니고 이면의 진실, 불안, 불투명 등 흐릿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죠. 덕분에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그게 또 이 단편집의 매력이더라구요.


거짓 없이 투명할 것. 그것이 우리집 가훈이다. 나는 아내가 거짓 없이 투명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p. 15


박초이 작가의 남주의 남자들에는 총 9가지의 단편이 실려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표제작인 '남주의 남자들'과 이 소설집을 펼쳤을 때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던 '거짓 없이 투명한'. 그리고 사연있는 데이트 스냅에 관한 '경계의 원칙'을 흥미롭게 봤는데요. 제3자가 볼 수 있는 단편적인 겉모습과 실제 그들의 관계가 확연히 다른 게 재미있더라구요. 그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사회적인 안정 등을 놓지 못하고 추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구요.


남주는 모든 것을 예쁜 것, 아름다움과 결부시켰다. - p. 55


화자조차도 믿지 못한 채 따라가다보면 어떤 진실이 새롭게 드러나는 단편들은 그래서인지 지루하지 않고 계속 책장을 넘길 수 있게 해줍니다. 반전이라고 할 정도로 극적인 건 아니지만 역시나 표면적인 것만을 믿을 순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 박초이의 남주의 남자들. 특히 거짓 없이 투명한 이라는 작품이 가장 그런 느낌을 주더라구요. 불안하고 위태로운 허상을 보는 것 같아 어딘지 붕 떠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현실을 풍자하고 있어 확실히 몰입도를 갖게 합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했다. 마치 아름다움만 꺼내주면 그 어떤 도둑 촬영도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처럼. - p. 125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들이라 그런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네요. 진실이란 게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호한 채로 흐릿하고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것들 사이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박초이의 소설집 남주의 남자들. 이런 불안한 서사를 흥미롭게 느끼는 분들이라면 아홉 가지 단편들 모두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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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모중석 스릴러 클럽 46
정 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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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아내와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그를 속박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무조건 부모가 우선이다. 아이는 두 번째, 그리고 아내는 맨 마지막. 매와 진은 그를 그렇게 키웠다 - p. 133


가족이라고 조건없는 애정을 항상 베풀진 않죠. 굳게 닫힌 문 위에 적힌 안전한 나의 집. 표지만 봐도 '안전'이라는 말을 감금처럼 사용해서 이렇게 만들어낸건지, 아니면 이 문 뒤로 안전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반어법을 쓴 제목인건지 흥미진진하더라구요. 정윤의 '안전한 나의 집'에서는 안전함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이 집은 정말 안전할까요?


○ 그는 돈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걸 가르쳐준 어머니를 증오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 p. 135


안전한 나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당연하다는 듯 한 가족이 나옵니다. 재미한인 가족이죠. 미국으로 건너와 어마무시하게 성공해 대학에서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된 교수 진. 그리고 그의 아내 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경이 있습니다. 경 또한 아버지인 진처럼 교수가 되었지만 진처럼 유능한 인재는 아닙니다. 경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사회에 섞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걸 겪어오면서 한 편으로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버리지 못한 한인교회의 모습도 함께 겪으며 자랐죠. 그리고 진과 매의 관계, 진의 양육방식에 반발을 느껴 자기주장 강한 백인 여자 질리언과 결혼했고, 그 사이에서 이선이라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예요.


○ 쌍둥이가 바르게 큰 것은 크레이그와 그의 아내가 잘 키운 게 아니라 그들 자체가 바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늘 자신들보다 아이들을 먼저 챙겨온, 선하고 제대로 된 사람들이라서. 전 세대가 더 나은 다음 세대를 키우는 데 필요한 건 오로지 사랑뿐이었다. - p. 234


안전한 나의 집이라는 제목과 정 반대로 정윤의 이야기는 끔찍한 일을 당한 진과 매, 그리고 가정부 마리나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처참한 일을 당한 가족. 이 일을 계기로 다독거려주며 돈독해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려고 하나 싶었던 생각을 비웃듯 이 일을 매개로 가족들은 서로에게 날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여태껏 눌러왔던 감정을 폭발시키고 점차 파국으로 치닫죠. 아시안이 1970년대 미국에 와서 성공하기까지 겪은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진, 그런 진에게 폭력적인 대우를 받으며 참고 산 매, 그런 집에서 자라 폭력적인 성정을 지닌 채 억눌려 있는 경. 모두가 피해자고 또 가해자인 셈입니다.


○ 모든 문제의 근원은 그의 아버지였으니까. 모든 비극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 p. 357


이런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상처투성이 가족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또 벌어지고 마는데.. 이 모든 비극적인 상황들을 보여주며 과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묻고 있는 듯한 정윤의 안전한 나의 집. 손자 이선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 진과 그런 그를 용서할 수 없는 경. 진에 의해 망가져버린 매. 그들은 화해할 수 있을지, 가능하다고 하면 어떤 방식의 화해인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잔혹한 일과 그런 상황에서 전해질 수 있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 저자가 재미한인이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던 영미소설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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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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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일리가 실종된 지 12년이나 지난 마당에 엘런이 레일라의 언니라는 게 문제가 될까? 당연히 문제가 된다. - p. 28


비하인드 도어로 알게 된 B. A. 패리스의 스릴러 신작이 나왔다길래 기대하며 본 브링 미 백! 표지부터 어딘가 음산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 이야기는 사랑했던 레일라가 함께 여행을 가든 중 휴게소에서 실종되고, 12년 후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만난 여자의 언니인 엘렌과 사랑을 하게 된 남자 핀에 대한 작품인데요. 스릴러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지 한 때 유행했던 싸이코패스 심리검사가 생각나더라구요. 부모님 장례식에 온 한 남자에게 반한 자매. 그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찔러 죽이는데.. 그 이유를 물어봤을 때 싸이코 패스는 죽은 자매의 장례식에서 그 남자를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에라는 소름돋는 대답을 한다고 하는, 아마 모르는 분이 거의 없을 것 같은 그 유명한 테스트 말이예요. 초반부 이 이야기를 읽을 때 그 테스트가 생각나면서 살짝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계속 핀보다는 엘런을 주목하게 되었어요.


○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레일라를 찾을 리 없다는 걸 - p. 62 


현재와 과거의 시점이 교차되는 서술을 보여주는 B. A. 패리스의 브링 미 백. 레일라의 실종 당시 진술에서 점점 둘 사이에 있던 진실을 알려주는 레일라가 사실 살아있다는 듯한 복선에서 점차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 현재까지 번갈아읽으니 정말 흥미진진하더라구요. 핀이 엘런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하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레일라의 목격담이 들려오고, 레일라와 핀, 엘런만이 알고 있던 작은 러시아 인형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심지어 수상한 메일로 협박같은 메세지가 핀에게 날아들어오는데.. 이 모든 것은 당연히 우연이 아니었겠죠. 그렇다면 왜 여태까지 살아있다는 걸 알리지 않던 레일라는 하필 이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까요?


○ 그놈은 미끼를 던진 게 자긴 줄 알겠지만, 미끼를 던지는 건 나일 것이다. - p. 126 

운명처럼 사랑했던 레일라였기에 핀은 점차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지금 사랑하는 것이 엘런인지 레일라인지, 만약 레일라가 돌아오게 된다면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자기자신조차 모르게 되어버린거죠. 그런 한 편 정말 레일라가 살아있는 게 맞는지, 만약 아니라면 누가 레일라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지.. 주변 모두를 의심하게 됩니다. 러시아 인형 중 하나인 마트료시카. 인형을 반으로 가르고 나온 인형을 또 반으로 가르고.. 그렇게 반복해서 마지막에 나오는 작은 인형.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던 레일라를 상징하듯 그 인형은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레일라인지 레일라를 사칭하는지 모를 메일의 메세지는 카운트다운을 하며 핀을 궁지로 몰아갑니다.


○ 내가 돌아왔다는 걸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핀이 알아주어야 했다. - p. 188 


과연 레일라는 그 당시 왜 실종되었던 걸까요? 그리고, 여태까지 어디있었고 왜 하필 지금 나타난걸까요. 나타난 것이 레일라가 맞을까요?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의뭉스럽게 구는 걸까요. 그리고 그 모든 상황 속에서 핀은 왜 신고도 하지 않고 레일라가 맞는지 추적을 해가는 걸까요. 이런 다양한 의문을 떠올리며 읽다보면 마지막에 나온 반전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될 B. A. 패리스의 브링 미 백. 여러가지 가정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제가 최종적으로 추리한 가정과 맞아떨어져 더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너무 잔혹하지도 않고 또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아 재미있게 읽히던 심리스릴러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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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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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키의 볼이 벚꽃색으로 물든다. 마파람을 타고 벚꽃 잎이 하늘 위로 날아오르더니 눈송이처럼 팔랑팔랑 두 사람 사이로 떨어진다. 하루토는 그 꽃잎을 보며 결심했다. 다시 시작하는 거야.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언젠가 다시 그녀의 옆에서 걸을 수 있도록. - p. 46





보고 있으면 영상이 자동재생 되는 것 같은 벚꽃 색 사랑이야기. 우야마 게이스케의 벚꽃 같은 나의 연인을 읽어보았습니다. 표지부터 팔랑이는 벚꽃 잎이 인상적이던 이야기였는데요. 표지에 얼굴을 가린 여성에게는 역시나 의미가 담겨져있더라구요. 예쁘게 꽃을 수놓지만 금방 져버리는 벚꽃처럼 참 아름답고 슬픈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이야기. 영화로 제작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잊고 싶지 않았던 것도 언젠가는 잊어버리고, 시간은 흘러가니 같은 순간은 다시 찾아오지 않죠. 하지만 사진이 있으면 계속 기억할 수 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일을 하고 싶어졌어요. - p. 65




미용사인 마사키에게 어느 날 우연히 머리 관리를 받게 된 하루토는 첫 눈에 반해버리죠. 거짓 신상을 말하는 잘못된 방식으로라도 마사키에게 가까워지고 싶어 호감을 사고싶어하는 하루토. 그에게 큰 실수를 저질러버린 미사키는 온전히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책임을 지고 싶어하고, 그 기회를 삼아 저돌적으로 돌진한 하루토와 데이트를 하게 되어버립니다. 그 뒤로 마사키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미사키 옆에 있고 싶다는 이유로 다시 접었던 꿈을 잡게 되죠. 그게 바로 사진작이였는데요. 흘러가는 시간을 오려 담아낸다는 묘사가 와닿더라구요.


○ 하루토는 왼쪽 귀로 손을 가져갔다. 통증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그 흉터에 살며시 소원을 빌어본다. 이 행복이 영원히 이어지게 해주세요. - p. 84



우야마 게이스케의 벚꽃 같은 나의 연인에서 여러 굴곡은 있었다만.. 결국은 만나게 된 두 사람에게는 아주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죠. 하루토에게 좋은 면만을 보여주고 싶은 마사키는 힘든 선택을 하게 되고.. 둘 모두에게 힘든 순간을 겪게 되는데요. 제가 이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구요. 저는 이렇게 풋풋한 연애초기가 아니다보니 아마 다른 선택을 하게 되겠지만 확실히 이해는 가긴 했어요. 하필 이 순간 이런 일을 겪게 되어 안타까웠지만 그래서 더 벚꽃같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 그녀가 좋아해 주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마음을 담아서.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가 풍경을 오려낸다. 그리고 하루토는, 마사키가 없는 새로운 계절을 사진에 담아냈다. - p. 314



결말은 대략 짐작이 갔지만 그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서로와 함께한 시간이 적어 의외였던 우야마 게이스케의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스쳐지나가는 장면이 가슴아프더라구요. 미사키에 의해 변화된 하루토는 앞으로 그녀를 위해 사진을 계속 찍어나가리라 말하는데요. 하루토가 찍은 사진이 과연 어떤 작품이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의 시선에서 본 풍경을 저도 보고싶어졌습니다. 추억을 오려내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사진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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