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레일리가 실종된 지 12년이나 지난 마당에 엘런이 레일라의 언니라는 게 문제가 될까? 당연히 문제가 된다. - p. 28
비하인드 도어로 알게 된 B. A. 패리스의 스릴러 신작이 나왔다길래 기대하며 본 브링 미 백! 표지부터 어딘가 음산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이 이야기는 사랑했던 레일라가 함께 여행을 가든 중 휴게소에서 실종되고, 12년 후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만난 여자의 언니인 엘렌과 사랑을 하게 된 남자 핀에 대한 작품인데요. 스릴러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지 한 때 유행했던 싸이코패스 심리검사가 생각나더라구요. 부모님 장례식에 온 한 남자에게 반한 자매. 그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찔러 죽이는데.. 그 이유를 물어봤을 때 싸이코 패스는 죽은 자매의 장례식에서 그 남자를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에라는 소름돋는 대답을 한다고 하는, 아마 모르는 분이 거의 없을 것 같은 그 유명한 테스트 말이예요. 초반부 이 이야기를 읽을 때 그 테스트가 생각나면서 살짝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계속 핀보다는 엘런을 주목하게 되었어요.
○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레일라를 찾을 리 없다는 걸 - p. 62
현재와 과거의 시점이 교차되는 서술을 보여주는 B. A. 패리스의 브링 미 백. 레일라의 실종 당시 진술에서 점점 둘 사이에 있던 진실을 알려주는 레일라가 사실 살아있다는 듯한 복선에서 점차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 현재까지 번갈아읽으니 정말 흥미진진하더라구요. 핀이 엘런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하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레일라의 목격담이 들려오고, 레일라와 핀, 엘런만이 알고 있던 작은 러시아 인형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심지어 수상한 메일로 협박같은 메세지가 핀에게 날아들어오는데.. 이 모든 것은 당연히 우연이 아니었겠죠. 그렇다면 왜 여태까지 살아있다는 걸 알리지 않던 레일라는 하필 이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까요?
○ 그놈은 미끼를 던진 게 자긴 줄 알겠지만, 미끼를 던지는 건 나일 것이다. - p. 126
운명처럼 사랑했던 레일라였기에 핀은 점차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지금 사랑하는 것이 엘런인지 레일라인지, 만약 레일라가 돌아오게 된다면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자기자신조차 모르게 되어버린거죠. 그런 한 편 정말 레일라가 살아있는 게 맞는지, 만약 아니라면 누가 레일라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지.. 주변 모두를 의심하게 됩니다. 러시아 인형 중 하나인 마트료시카. 인형을 반으로 가르고 나온 인형을 또 반으로 가르고.. 그렇게 반복해서 마지막에 나오는 작은 인형.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던 레일라를 상징하듯 그 인형은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레일라인지 레일라를 사칭하는지 모를 메일의 메세지는 카운트다운을 하며 핀을 궁지로 몰아갑니다.
○ 내가 돌아왔다는 걸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핀이 알아주어야 했다. - p. 188
과연 레일라는 그 당시 왜 실종되었던 걸까요? 그리고, 여태까지 어디있었고 왜 하필 지금 나타난걸까요. 나타난 것이 레일라가 맞을까요?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의뭉스럽게 구는 걸까요. 그리고 그 모든 상황 속에서 핀은 왜 신고도 하지 않고 레일라가 맞는지 추적을 해가는 걸까요. 이런 다양한 의문을 떠올리며 읽다보면 마지막에 나온 반전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될 B. A. 패리스의 브링 미 백. 여러가지 가정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제가 최종적으로 추리한 가정과 맞아떨어져 더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너무 잔혹하지도 않고 또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아 재미있게 읽히던 심리스릴러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