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뉴스들이
폭력적인 (전체주의적인!) 한국사회의 단면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직시하기 싫은거다.
인정하기도
들여다보기도
지켜보기도 싫은거다.

없었다고 우기면
그렇게 10년, 100년 세월이 흘러서
대중들이 다 잊거나 죽어버리면
정말
없었던 것이 될 거라고 믿는 점에서
한국사회는
일본사회와 비슷하다.

채식주의자 책 속의 몇 장면은
나도 불편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이 전혀 잘못 표현한 것이 아니었기에
나도 겪거나 보거나 듣거나 하여 아는 일이었기에 직시하며 읽어내려 갔었다.

그러나 몽고반점이란 단편은 정말 불쾌했었다.

그것 말고는 다
잘 표현했고
치열하고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학교도서관에서 한강의 책을 추방하라거나
유해도서라고 하거나
주문했던 도서를 반품하는 사람
또는 아이들이 읽지 않게 해달라는 학부모도 있다고 하는데

화락 부끄럽고 걱정스럽고 두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사람을 진공속에서 키울 수는 없다. 사회적인 다양한 인간성과 관계의 질곡을 이해하고 대처하고
지혜롭게 관계 맺기를 하도록 가르치려면

이런 작품을 읽고 올곧게 차분하게 천천히
대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어른답게!!

어쩌면 아직 그 학부모도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었지만 끊임없이 불안하고
인간관계에서 폭력적인 상황에 시달리고
지혜롭게 대처할 자신도 없고
아직 어른이 안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쓸쓸하다...
속빈강정~~! 한류니 뭐니 하면서도 사실
한국사회는 주류가 아닌 이들에게
매우 불편하고 불안하고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주류는 그때그때 다르다...
그러니
더 불안은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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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비평은 무엇이 좋은 SF인지에 대한 아직 합의되지 않은, 어쩌면 끝까지 합의에 이를 수 없는 유동적 기준을 설명하기 위해 애쓴다. 그것은 독자뿐만 아니라 작가에게도 작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기준과 가치판단의 틀을 제공한다.
T창작계에는 한 사람이 창작자이자 평론가로서 양쪽 모두성공할 수는 없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 모양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좋은 작가인 동시에 좋은 평론가다.

 한국SF소설계에서는 듀나와 정소연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듀나 작가는 흥미로운 비평집을 여러 권 출간했지만 나는연재 칼럼 「듀나의 장르소설 읽는 밤」을 가장 좋아한다. 이연재는 오 년간 이어지다가 작년에 마무리되었고 아직 책으

번역되지 않은 외서를 한 권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첫 논피선을 쓰는 과정에서도 언급했던 캐스린 앨런(Kathryn Allam)의「SF에서의 장애가 좋은 본보기다. ‘치료로서의 기술 표현(representations of technology is carre)‘이라는 의미심장한 부제에 맞게 여기 실린 비평들은 대개 SF 작품에 등장하는 발전된 기술이 장애를 오로지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비판적 관점을 취하며, 

SF 작품에 등장하는 장애 표현이 지니는 한계와 가능성을 두루 비춘다. 

나는 장애와 기술에 관한 논픽션을 쓰면서 이 책을 참조했지만 실은 논픽션으로 정리하지 못한 질문이 더 많다. 소설에서 소수자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SF가 장애 정체성에 급진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고실험이될 수 있을지, 불평등을 쉽게 외면하거나 지우지 않고 어떻게더 나아간 이야기를 할 것인지…………… 그렇게 얻은 질문들은 다음 소설을 쓰기 위한 추동력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설득력 있는 비평은 이미 쓰인 작품에 대한 관점을 바꿀뿐만 아니라 앞으로 쓰여질 작품에 대한 관점 또한 바꾼다.

한 장르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좋은 비평이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SF 작가가 한국 SF 비평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 아쉽다는 말을 자주 한다. ‘무엇이 가치 있는 소설인가?‘ 
묻는 질문에 단일한 답만 존재하는 문학장은 매우 지루하고 따분

그는 이 소설을 읽으며 자신이 살아오며 만난 싸우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얼굴이 떠올랐다고 했다. 나는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이 유토피아 자체가 아•니라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것임을 알았다.

불가능에 맞서는 태도에 관한 것임을 알았다. 
또 다른 글을읽었다. 그 사람은 이 소설 속 세계에 가본 적 없는데 이상하게 그곳이 그립다고 말했다. 
나는 그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읽었다. 우리는 왜 가보지도 못한 세계를 그리워할까.

사람들은 유토피아를 꿈꾸면서도 사실은 유토피아가 없다는 것을 안다. 차가운 우주는 유토피아를 허용하지 않는다.

냉혹한 물리법칙도 인간의 진부한 규칙들도 이 우주에 유토피아를 위한 자리를 남겨놓지 않는다. 그곳은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영원히 그리운 세계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차가운 우주의 유토피아를, 그곳으로 가는 길을 상상한다. 어쩌면 그모순에 맞서며 다른 세계로 가는 길을 상상하는 것이, 소설의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

십대 ‘과학소녀‘ 시절 나의 바이블은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었다. 자연과 우주의 경이를 말하는 수많은 책이 있는데 왜 하필 제목도 험상궂은 이 책을 바이블 삼았냐고 물으면 그때의 내가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주제에 매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아득히 먼 블랙홀의 존재도 주기율표의 규칙도 다 좋았지만 무엇보다 나는 과학이라는 학문의 합리성에 끌렸다. 칼 세이건은 책에서 당대 미국을 휩쓸었던 반과학주의와 반지성주의, 유사 과학의 유행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동할 때, 우리는 유사 과학과 미신으로 미

끄러져 들어간다. 과학 논문에서는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제시하려면 반드시 오차 막대 (error bar)를 함께 표시해야 한다. 이것은 어떠한 지식도 완벽하거나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상기시켜준다.
-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중에서과학은 인간의 불완전성과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며 오류를 발전의 동력으로 삼지만, 유사 과학은 반증과 반례를 거부하며 스스로 세운 믿음을 강화할 뿐이라는 것이다. 

칼 세이건은 과학적 방법이야말로 과학적 발견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라는 논지를 전개해나간다. 온갖 미신과 루머, 음모론을 과학적으로 파헤치는 한편으로 과학이 아직 이해하지못한 영역이 많고 잘못된 행위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는 점도 인정한다.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 문장은 이렇다.

 "과학은 지식을 추구하는 완벽한 도구라고할 수는 없다. 과학은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일 뿐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20세기 후반 미국에서 유행하던외계인 납치설이나 심령술사, 악령 등의 미신을 주로 다루기에 한국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그때 나에게는 이 책이

이제 사람들은 과학으로부터 유래한 풍요와 안전만큼 위협과 불평등이 존재함을, 
과학이 얼마든지 자본 및 권력과 영합할 수 있는 또 다른 ‘사회적‘ 영역임을 굳이 길게 설명하지않아도 안다. 

과학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일에도 기여했지만 더 나쁘게 만드는 일에도 기여해왔다. 때로 과학은 무언가를 연구함으로써가 아니라 연구하지 않음으로써, 
즉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대상을 배제한다. 

과학사회학자 데이비드 헤스는 이처럼 연구가 필요하지만 사회적 조건 때문에 외면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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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을 읽으면 여전히 그 작품 안에 머무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 나에게 서평 또는 리뷰 읽기란 떠나고 싶지 않은 오래 기억하고 싶은 세계를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거기서 천천히 멀어져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계속 이 안에머물 수는 없더라도 언제든 이 기억을 돌려 볼 수 있게 정제하는 독후 활동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서평은 때로 호불호의 관점, 작품에 대한 느낌과감상을 매끈하게 정리하는 것을 넘어선다. 나는 요즘 서평의진가는 책을 ‘맥락화‘하는 것에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좋은 서평은 책의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책이놓여 있는 맥락을 다시 보게 한다. 

최근에 강렬한 빨간색 양장본의 『철학책 독서 모임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이책은 철학책 편집자인 저자가 동료 편집자들과 독서 모임을하며 함께 읽은 동시대 철학책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인문 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일종의 서평집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책이 고전보다는 지금 읽을 만한 오늘의 철학책이 무엇인지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쓰였다고 밝히며, 읽지 않은 사람들도 책을 둘러싼 논의를 이해할 수 있게끔 책의 내용을 충실

하지만 그런 책들의 서평에서도 이 책이 SF 팬들에게 왜 높은 평가를 받는지, 어떤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을 읽을 수 있었다. 

서평을 먼저 읽으면 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들어가니 독서의 ‘타율‘을높일 수 있었다.
마침 내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기에 
한국일보에서 「SE,미래에서 온 이야기」라는 서평이 연재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로 정식 출간되었다) 
SF 장르에 큰 영향을 미친 거장 작가들의 생애와 당시의 사회상, 대표작들이 쓰인 맥락, 각 작품의 내용을 소개하는 서평이었다. 

SF를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혼란스럽던 나에게 한국어로 그런 서평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SF 번역서에 붙은 옮긴이의 말도 꼼꼼히 따라 읽었다. SF 번역가들 중에는 이 장르의 오랜 마니아가 많다. 그 덕분인지 SF 번역서에 붙은 옮긴이의 말은 때로 충실한 해설이 된다. 작품을 장르의 전체 맥락 속에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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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문제를 붙들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투한다는 점에서 
말 한 번 나눠본적 없는 이들에게 느슨한 동지 의식마저 느낀다. 
한편 그들은늘 나를 긴장시키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만큼은 써야 좋은작품이지" 하고 말하는 듯한 놀라운 소설을 발견할 때면 등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그래, 질 수는 없지! 

소설에 이기고 지는 것이 어디 있겠냐마는 동료 소설가의 탁월한 소설은 언제나 나에게 정체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경고이자 축복이다.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손꼽아봤지만 너무 추천을 줄줄 늘어놓았다가는 독자를 질리게 할 것 같고, 특히 한국 SF는 내가 속해 있는 장이기에 사심을 배제할 수 없어 일부러 언급을 줄이는 것에 양해를 구하고 싶다. 

그래도 내가 데뷔하기 전부터 큰 영향을 받은 단편들이 실린 네 권의 책, 
듀나 태평양횡단 특급 
배명훈 예술과 중력가속도」, 
정소연 『옆집의 영희씨』, 
김보영 『다섯 번째 감각만큼은 꼭 추천하고 넘어가야겠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소설가들의 각각 다른 개성과 매력이 담긴, 한국 SF의 강렬한 색깔을 담은 소설집들이다. 거의 모든 소설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그들과 동시대에 같은 장에서 소설을 쓰고 있음에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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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 그른 거 하나도 없다고요? 
이젠 맞는 게 제대로 없을 정도로 바뀌었어요. 
처가하고 화장실은 집에서 멀어야한다고 했는데, 처가가 윗집으로 이사 오고, 화장실이 안방에 들어갔어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뭐가 떨어진다고했는데, 이젠 결혼 준비의 기본이 남편 요리 실력이 되었어요. 
남자는 세 번만 울어야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메마른 남자와 누가 살고 싶겠어요.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할머니도 농사짓고 
엄마도 농사짓고, 나도 시골에서 크니 
모르는 건 어른에게 물어보면 되었어요. 
사람의 수명은 짧고 지식과 경험의 수명이 길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십 년 전 지식과 경험이 불필요한 시대가 되고 있어요. 
할머니가 손주에게 물어야 세상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요. 
예전에는 먹고 살기에 바쁜 시대에서 
이제는 마음을 알아주어야 하는 세상이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 마음의 습관과 고정관념이 참 무서워서 나는 다시 태어나면 결혼하지 않고 살겠다고 말하면서도, 
다 큰 아이 보고 언제 시집갈 거냐고 묻고, 
결혼한 자식에게 언제 아이를 가질 거냐고 물어요. 
또 아이들이 나보다 더 똑똑하다고 말하면서도, 
자꾸 가르치려 하고 혼내려 해요. 

정치도 세상도 

젊은이에게 묻고 
젊은이에게 양보해주세요.

학대

쉴 때 쉬지 못하는 건
나를 학대하는 병입니다.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쉴 때는 쉬어주세요.

나에게 가혹한 사람은
남에게 가혹해집니다.

편하고 따뜻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돼요.

 내가 사랑을 고백할 때,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된 것을 분위기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언하기 전에는 
상대가 내 눈을 바라보고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때, 조언해 주는 연습을 해주세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정성에 정성을 더하고, 
기다림에 기다림을 더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가까운 사람에게는 감정적이다

가까운 사람에게는누구나 감정적이다.
숨김이 적어 수준이 드러나고,
가식이 적어 인격이 나타난다.
가까워서 더 다치기 쉽고,
맨살이라 더 상처가 깊어지는 법이니

편하게 대하되 무례하지 않아야 하고,
마음을 말하되 들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기본이고,
기본을 실천하는 게 배려이며,
배려가 없는 사람은 혼자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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