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하시는 선배님께 드리는 글에서 이 책의 구절을 인용하는 후배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도 이런 책과
이런 선생님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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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괜찮은 아이

네 아빠가 어릴 때 말이다.
텔레비전 보다 말고
할머니가 아빠 어릴 적 얘기를 한다

아빠는 오줌도 안 싸고 울지도 않고
얼마나 착했는지 사람들 칭찬이 자자했단다어떻게 어린애가 울지도 않고
오줌도 안 싸요? 물으면
그러게 네 아빠는 그랬다니까
할머니가 정색을 한다

우리 생일이 되면 엄마는 사진첩을 꺼내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처럼
너 어릴 때 얼마나 깜찍했는지 아니?
너 세 살 때 재워놓고 잠깐 시장 갔더니
그새 깨서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왔지 뭐니
너 여섯 살 때는 유치원 차에서 내려서는
떨어진 벚꽃 잎이 밝혀 아플까 봐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안절부절 서 있었단다
여덟 살 때는 넘어져 다친 친구 가방을 낑낑대며
친구 집까지 들어다 주었단다
열 살 때는・・・・・・

내 어릴 적 얘길 듣다 보면
나는 참 괜찮은 아이란 생각이 든다
엄마들에게 괜찮지 않은 아기란 없나 보다

엄마의 근로기준법

엄마가 머리에 띠를 두르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24시간 편의점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
밤에 출출해도 알아서 해결하라
퇴근 시간 밤 10시를 보장하라! 보장하라!

엄마 근로기준법엔 기본 노동시간이 1일 16시간!
사랑이란 명목으로 초과근무를 당연시하는
엄마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10시 퇴근과 동시에
우리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집중으로 요약되는
감시도 함께 퇴근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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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戰線

박봉우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이야기뿐인가.

언제 한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

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직녀에게

문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번이고 감고 푼 실을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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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
장수영 교수님을 만나다

이분 덕분에 적정기술과 나의 운명적인 만남이 가능했다. 삶 속에서 선택의 길목마다 우뚝 선 가로등이 되어 주신 분, 적정기술이라는 또 하나의 멋진 세상을 활짝 열어 주신 영원한 나의 멘토,
이분의 백만 불짜리 미소에 무장해제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장수영 교수님은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학과 교수님으로 계시며, (사)나눔과기술의공동대표로 열심히 적정기술 활동을 하고 계시다. 장수영 교수님과 적정기술에 대한 진솔한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교수님께 있어 적정기술은 어떤 의미인지, 적정기술을 하시면서 보람과 힘듦은 무엇인지, 적정기술을 하려면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하는지.. 이곳에 교수님의 입에서 나왔던 황금 같은 말씀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님으로서 적정기술에 관련해서는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크게 3가지로 추릴 수 있어요. 첫째는 ‘가르치기‘ 예요. 공학 전공대학생들과 승연이 같은 학생들에게 적정기술과 그 중요성을 가르치는 일을 하죠. 또 2, 3년 전부터 오디에이ODA 차원으로 우리나라의개발 모델 및 기술을 배우러 오는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에게 적정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홍보‘입니다.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등 국내 엔지오NGO들과

기업들, 그리고 정부 오디에이 기관에게 적정기술을 홍보하죠. 최근기업의 사회적 공헌 차원으로 적정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급격히 늘어나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네요. (웃음)셋째, 제가 속한 (사)나눔과기술 교수님들과 함께 실제 적정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지금까지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캄보디아 태양광 지붕 제작 프로젝트, 차트 건망고 맛 개선 프로젝트, 차드 사탕수수 숯 제작 프로젝트, 몽골 지세이버 개선 프로젝트 등이 있어요.
캄보디아에서는 전기가 안 들어오는 시골 지역에서 태양열 발전판을 집 지붕에 설치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차드에서 실험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가장 맛있는 건망고 맛을 찾아내 건망고 상인들의 수익을 올려 주었고요. 또 사탕수수 숯제작 프로젝트에서는 아이티에서 쉽게 버려지는 사탕수수 찌꺼기를재활용해 연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건강한 숯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지세이버 개선 프로젝트에서는 몽골 천막주택의 난방기구인 지세이버의 효율을 더욱 높이는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지요. 카이스트 적정기술 동아리 아트리움AtRium과 함께했죠.

적정기술이라는 분야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그리고 왜 이 일을 교수님의 비전으로 정하셨나요?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된 후 활발히 연구를 하는 등 교수로서 열심히 과학 관련 일을 했지만, 뭔가 시원하지 않다는 불편함이 항상00

저를 괴롭혔어요. 찜찜했죠.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다. 문득 제가 기술을 팔고 있었음을 깨달았어요. 사실, 사람들은 기술을 두려워해요. 
기술이 주는 혜택은 눈부시지만, 가진 자만이 기술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저는 제가 사람들의 그 두려움을 이용해서 기술을 팔고‘ 있었음을 깨달았어요. ‘내가 이 기술을 잘 다룰 수 있으니까 연봉, 연구비 잘 주시면 이 기술을 여러분 편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약간의 무당 같은 논리였죠.

그러던 중 (사)나눔과기술이 만들어졌고, 저는 그 단체에 가입했어요. 또 제가 미국에서 에이에스에이ASA라는 학회를 행사 차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technology for the poor‘ 라는 부스 이름을 보았어요. 세 가지 생각이 연달아 들더군요. 
첫 번째. ‘와, 그것 참좋은 거네. 
그다음. 원래 가난한 자들을 위한 것이 기술 아닌가?"
마지막 ‘아, 기술이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존재했었구나! 
저는 이 학회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술‘, 즉 적정기술의 개념을 처음 접했어요. 그때 깨달았죠.
 ‘아, 과학기술인으로서 내가 해야할 일은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제일 긴급한 곳에 가장 힘든 곳에 과감히 기술을 쏟아 내는 것이겠구나. 
그때부터 저의 비전과 신념이 확고해졌죠. 한국에 돌아와서 적정기술 이야기를 (사)나눔과기술 회원들께 해 드렸더니, 그분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더 저희가 적정기술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적정기술 일을 하기 위해 특별한 공부나 준비를 하셨나요?
하셨다면 어디서,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특별히 따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관‘에 대한공부를 하면서, ‘세상이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끼는 경험, 그 문제의식을 찾아가는 훈련을 했죠. 그랬더니 
‘과학기술은 이 틀어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저는 그 답으로 적정기술이 떠올랐습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이러한 질문과 반성은 지금도 제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제 삶 전체를 통틀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저 스스로에게 과학기술인로서의 책임을 묻고 반성했던 것이 적정기술을 위한 준비라면 준비였다고 생각합니다.
W92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보실 때, 적정기술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해야 하나요?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하나요?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진부한 대답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적정기술이 ‘의학‘, ‘물리학‘ 과 같은 하나의 학문이 아니라 
공학, 디자인, 경영, 문화, 환경 등 다른 갖가지 분야들의 융합체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적정기술을 하려는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넘나들어야합니다. 즉 융합을 몸에 배게 해야 합니다. 자신의 전공분야 하나만공부하면 적정기술을 잘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분야에도 기웃거려 보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뭘 그렇게 밤새도록 머리싸매며 고민하는지, 그것을 궁금해해야 하는 것이죠.
넘나드는 것의 가장 핵심은 바로 ‘질문‘ 입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질문 말이죠. 또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세상의 질서에도 날선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적정기술인은 한마디로 문제를 ‘해결‘ 하는 사람입니다. 특정한 지역과 그곳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찾아내어 그들에게 가장 적정한 방법의 해결책을 창조하는 것이 적정기술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따라서 적정기술을 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여러분 같은 학생 때부터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제품 설계만 하고 끝내는 것이아니라 ‘공학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해요. 이 기술은 어떤 의미를 가지지?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삶의 변화를 겪게 될까? 이것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사회적으로는구두개

어떤 의미일까? 경제적인 평등, 또는 민주화와는 어떤 상관관계가있을까? 등등. 이런 질문을 통해 공학자의 제품에는 질문을 던지기전에는 결코 확보할 수 없는 ‘적정성‘이 흘러들어 가게 되죠.
공학 말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분야와 적정기술을연결시켜 봐야 하죠. 기업가는 어떻게 하면 자기 기업의 구조를 소외된 이웃에게 기여하는 구조로 만들 수 있을지, 머리 싸매며 고민할수 있어요. 또 의사는 자신이 잘 아는 의료기기를 어떻게 적정기술제품으로 개조할지 연구해 볼 수도 있죠. 이렇게, 각 분야의 사람들이 결심만 한다면 모두 적정기술 일을 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슨 직업을 갖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점검 질문, 그리고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 질문입니다.

이 질문하는 태도‘는 공부 태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답보다는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태도. ‘사과는 왜 아래로 떨어지지? 이 질문에 사람들은 ‘원래 그런 거야‘ 라며 무시했지만, 
뉴턴은 ‘원래 그런거야‘에 대한 질문을 던졌죠. 그런 탁월한 질문에 대한 답의 가치는어마어마해요. 
논문의 가치는 사실 그 논문이 던지는 질문에 달려 있어요. 정말 어려운 것은 탁월한 질문을 찾는 것이지, 그 답을 찾는 것이 아니랍니다.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로 적정기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찾을 수 있는 ‘해답‘ 보다는 ‘탁월한 질문‘을 찾아내는 공부를 해야 해요. 마치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사회 모습에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 사회구조는 왜 이런 모습을 보일까? 그 마을은 왜 가난해진

것일까? 왜 계속되는 원조에도 불구하고 가난은 끝나지 않는가? 이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내는 것까지가 적정기술인의 과제입니다. 그러니 양질의 질문을 찾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죠.

적정기술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마음가짐‘은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음속에 ‘사랑‘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큰소리, 듣고 싶은 소리도 있지만, 너무 작고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있어요. 큰 소리에 너무 귀 기울이다 보면 정말 들어야 할 작은 소리를 못 듣게 되죠. 어떤 목사님이 소명은 ‘내가 잘하는 일‘의 직선, 그리고 ‘내게 들리는 소리‘의 직선의 교점이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그만큼 ‘내게 어떤 소리가 들리나‘, ‘내가 들어야 할 소리는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정기술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더 큰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이러한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또 적정기술 일은 100% 팀워크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다 할지라도 포용하고 끌어안는 마음이필요해요. 그리고 설령 자신이 진행하는 적정기술 프로젝트가 아무런 효과가 없더라도 계속 수정하고 보완하며 낙심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 이것 또한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적정기술 일을 할 때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반면,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 때는 제가 아무리 열심히 프로모션 활동을 하고 홍보를 해도, 적정기술의 가치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입니다. 하지만 저같은 사람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적정기술에 조금씩 관심을 갖고 기술을, 그저 돈 벌어 주는 수단 이상의 의미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 저의 가장 짜릿한 재미이면서 보람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 적정기술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왜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지, 또 그 과정은 어땠는지 이야기 좀 해주세요.

무엇보다 지세이버 개선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지세이버는 간단히 말하면 천막주택에서 사용하는 난로의 열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는 기계예요. 이 기계를 개선하다보니, 발전할 가능성이 엄청나더라고요. 지금은 지세이버로 천막주택 하나만을 데우지만, 온도 차를 이용해서 ‘열전소자‘라는 것을 만들면, 집자체를 하나의 전기 발전소로 만들 수도있는 거예요. 그렇게만 된다면 많은 돈을 들여 몽골에 전기 발전소를 지을 필요도 없겠지요. 집집마다 자가 발전소가 있으니까요. 이런 개선 프로젝트들을 통해서

적정기술이 단지 low technology가 아니라, 가히 challenge도전구나, 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죠.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몇 개 있어요. 차드에는 앞에서말한 ‘건망고 제작‘을 중심으로 과거 한국이 시행했던 새마을운동 공동체가 하나 만들어졌어요. 또 에티오피아에 ‘아다마 공대‘ 라는 대학교가 있는데, 그곳에 신소재과를 설립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서울대학교 이장규 교수님께서 그곳에 총장으로 가 계시죠. 또,
엠아이티 MIT 적정기술 학과인 디랩D-Lab에서 제작한 사탕수수 숯 틀을배의 효율을 가지는 기계로 개선시킨 프로젝트도 정말 멋진 성과였죠.

‘현지인과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현지인과 갈등이생겼던 프로젝트가 있나요? 그때,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셨나요?

프로모션 활동을 하던 중, 개발도상국 분들이 벌컥 화를 낸 적이 있어요. 제가 적정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적정기술을 ‘남은 것 주는 기술‘, ‘적선‘, ‘선진국이 후진국에게 주는 것‘으로 오해하셨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설득을 했습니다. 한국은 이제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게 적정기술이다. 한국은 한국전쟁 후 눈부실 만큼 급성장, 급발전을 했지만 그 발전 과정에서 한국에 적합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무리한 발전만을 했다. 그래서 그 안에서 놓친 여유와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현재 우리의 삶이 너무나 각박하고 힘들다. 당신들이

적정기술을 통해 적정한 개발을 한다면, 한국의 전철을 밟지 않아도된다. 이렇게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했더니, 조금씩 화를 푸시더라고요. 한국처럼 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한국보다 더 잘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우리의 진심이 통한 거죠.
국제사회는 적정기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예전에는 국가 간의 원조를 생각하면 돈에만 관련된 것으로 생각했어요. 도로, 항만 등 돈을 투자한 기자재를 기부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지식을 가르치고 직업의 세계에 눈뜨게 하는 교육이야말로 어떤 부분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원조 아닐까요?
반면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적정기술은 한물갔다‘는 시각이 있죠.
실제로 미국에서 60, 70년대 반문화적인 히피들에게 적정기술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들에게는 일종의 ‘기술 반대‘ 차원이었죠. 어쨌든 적정기술이 주류 기술의 외곽으로 밀려났다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옛날에 실패했으니, 또 실패할 거라는 거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는 모든 기술 안에 적정기술이 흐르고 있어요.
이웃을 섬기는 모든 기술이 적정기술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적정기술은 결코 실패한 기술, 한물간 기술이 아니지요. 오히려 유연하고, 포용적이며, 융합적인 최적의 기술이죠.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적정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텍스트text보다는 컨텍스트context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내용‘ 보다는 ‘문맥‘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적정기술의핵심이라 생각해요. 아까 얘기했듯이, 공학을 하는 사람은 사회, 경제, 정치 안에서 기술을 보고 자기 기술의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는능력을 키워야 하고, 공학 아닌 다른 분야를 하는 사람은 기술이 자기 분야 안에서 어떠한 음영을 갖게 되는지를 꼭 살펴보아야 해요.
자기의 분야 즉 ‘내용‘이, 다른 분야와 융합될 때 즉 ‘문맥‘과 ‘상황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적정기술입니다.
특별히 공학자들은 ‘안 하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내가 이걸 만들면 이 사람의 삶이 어떻게 바뀌지? 이 물건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계층은 안 생기나? 누가 누구를 통제하게 되지는 않을까? 누구에게나 고귀한 가치인 자주권에는 어떤 손상이 가지 않을까? 이런질문은 대부분의 공학자들이나 사람들이 하지 않는 질문이지만, 해야만 하죠. 또 해결책도 찾아야 하구요. 요약하자면 ‘텍스트보다 컨텍스트를 생각하며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적정기술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적정기술을 비전으로 정한 저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조금은 평범한 조언일지 모르지만(웃음),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하고, 뭐든지 탁월하게 할 수 있어야 해요. 공학이면 공학, 철학이면 철학,디자인이면 디자인・・・ 무엇을 하든지 "우와~!" 하게 할 수 있으면 돼요. 현대사회는 ‘융합의 인재‘를 요구하고 있거든요. 적정기술도 융합체이구요.
또 이 이야기를 하나 해 주고 싶었어요. 누구나 자신이 가진, 가질 수 있는, 혹은 가지려 하는 ‘능력‘ 곧 ‘가치‘가 있어요. 예를 들면, 의술, 전자 기술, 과학 지식, 예술, 문학 등등. 
그러면 그때 당연히 물어야 할 질문은, "어떤 능력 혹은 가치가 좋은 것인가?"이죠. 물론 ‘좋다는 것에 대해 나의 생각만을 고집하고, 그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조심해야 해요. 하지만 ‘어떤 것이 좋은 것이야?‘ 라는 물음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되죠.
저는 바로 ‘적정‘이라는 가치가 우리가 찾는 진정 좋은 것, 좋은 능력, 혹은 좋은 가치‘라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 ‘적정‘ 이라는 개념이 지금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가치예요. 진정 ‘좋은 것‘을 찾은 사람들이, 그 개념을 다양한 영역에서 드러나도록 하는 것은 매우 기릴 만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적정기술 활동은 매우 의미 있는일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장수영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교수님과의 대화를

적정기술을 통해 적정한 개발을 한다면, 한국의 전철을 밟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했더니, 조금씩 화를 푸시더라고요. 한국처럼 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한국보다 더 잘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우리의 진심이 통한 거죠.

국제사회는 적정기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나요?

예전에는 국가 간의 원조를 생각하면 돈에만 관련된 것으로 생각했어요. 도로, 항만 등 돈을 투자한 기자재를 기부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지식을 가르치고 직업의 세계에 눈뜨게 하는 교육이야말로어떤 부분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원조 아닐까요?
반면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적정기술은 한물갔다‘는 시각이 있죠.
실제로 미국에서 60, 70년대 반문화적인 히피들에게 적정기술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들에게는 일종의 ‘기술 반대‘ 차원이었죠. 어쨌든 적정기술이 주류 기술의 외곽으로 밀려났다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옛날에 실패했으니, 또 실패할 거라는 거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는 모든 기술 안에 적정기술이 흐르고 있어요.
이웃을 섬기는 모든 기술이 적정기술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적정기술은 결코 실패한 기술, 한물간 기술이 아니지요. 오히려 유연하고, 포용적이며, 융합적인 최적의 기술이죠.

통해서 적정기술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따뜻한 심장을 가진 적정기술인으로서 마음에새겨야 할 귀중한 교훈들까지 얻을 수 있었다. 내가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기쁨과 설렘, 그리고 깨달은 것들이 이 장을 통해서독자분들께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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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괜찮은지
오늘은 알 수 없다
잘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마음속 긍정이와 부정이
그리고 무던이

삶을 비관하는 것이 매력적인 오답인 이유

매운탕을 먹었다. 그때도 산야에 붉고 노란 얼룩이 흐드러졌다. 국도변에 만개한 코스모스며 단풍, 샛노란 은행잎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집에 돌아와 배운 대로 굴비를 전자렌지에 데워 녹차에 밥을말아 살점을 한 점씩 올려 먹었다. 생선에서 그런 깊은 맛을 느껴본적은 처음이었다. 영광굴비가 괜히 이름난 것이 아니구나, 새삼 느꼈다. 주기적으로 택배 주문을 하자고 아내와 이야기했다.

전날 제대로 잠을 못 잤던 터라 저녁을 먹자마자 설거지만 마친 채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으니 걱정에 휩싸여 집을 나서던 때부터 일어난 일들, 만난 사람들이 스쳐갔다. 
피곤함 이외에는 똑똑한 부정이가 결코 미리 알 수 없던 것들이다. 푹신한 침대의 포근함을 만끽하고 있자니 뿌듯함과 만족스러움이 밀려왔다. 
잘 다녀왔다.

부정이도 별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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