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괜찮은 아이

네 아빠가 어릴 때 말이다.
텔레비전 보다 말고
할머니가 아빠 어릴 적 얘기를 한다

아빠는 오줌도 안 싸고 울지도 않고
얼마나 착했는지 사람들 칭찬이 자자했단다어떻게 어린애가 울지도 않고
오줌도 안 싸요? 물으면
그러게 네 아빠는 그랬다니까
할머니가 정색을 한다

우리 생일이 되면 엄마는 사진첩을 꺼내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처럼
너 어릴 때 얼마나 깜찍했는지 아니?
너 세 살 때 재워놓고 잠깐 시장 갔더니
그새 깨서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왔지 뭐니
너 여섯 살 때는 유치원 차에서 내려서는
떨어진 벚꽃 잎이 밝혀 아플까 봐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안절부절 서 있었단다
여덟 살 때는 넘어져 다친 친구 가방을 낑낑대며
친구 집까지 들어다 주었단다
열 살 때는・・・・・・

내 어릴 적 얘길 듣다 보면
나는 참 괜찮은 아이란 생각이 든다
엄마들에게 괜찮지 않은 아기란 없나 보다

엄마의 근로기준법

엄마가 머리에 띠를 두르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24시간 편의점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
밤에 출출해도 알아서 해결하라
퇴근 시간 밤 10시를 보장하라! 보장하라!

엄마 근로기준법엔 기본 노동시간이 1일 16시간!
사랑이란 명목으로 초과근무를 당연시하는
엄마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10시 퇴근과 동시에
우리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집중으로 요약되는
감시도 함께 퇴근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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