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탕을 먹었다. 그때도 산야에 붉고 노란 얼룩이 흐드러졌다. 국도변에 만개한 코스모스며 단풍, 샛노란 은행잎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집에 돌아와 배운 대로 굴비를 전자렌지에 데워 녹차에 밥을말아 살점을 한 점씩 올려 먹었다. 생선에서 그런 깊은 맛을 느껴본적은 처음이었다. 영광굴비가 괜히 이름난 것이 아니구나, 새삼 느꼈다. 주기적으로 택배 주문을 하자고 아내와 이야기했다.
전날 제대로 잠을 못 잤던 터라 저녁을 먹자마자 설거지만 마친 채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으니 걱정에 휩싸여 집을 나서던 때부터 일어난 일들, 만난 사람들이 스쳐갔다.
피곤함 이외에는 똑똑한 부정이가 결코 미리 알 수 없던 것들이다. 푹신한 침대의 포근함을 만끽하고 있자니 뿌듯함과 만족스러움이 밀려왔다.
잘 다녀왔다.
부정이도 별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