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솔직히 어둡고 재미없어보이는 책이어서 읽기를 망설여왔었다.

그런데 재밌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음

무엇보다 문장이 너무 좋다! 쉽게 읽히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이란게 이런거구나..

이런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창의적인 문장이랄까? 

독특한 문장구조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인간의 본성을 철저히 거스르며 나무가 되고자했던 영혜의 삶.

포식자로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해졌던 어릴적 트라우마를 꿈을 통해 깨치게 되는 계기로 인해

그녀는 육식을 거부한다. 인간= 고기냄새가 싫어 자연이 되고자  상체를 드러낸 채 야외에서 햇빛을 온몸으로 받기도 하고 말미에는 나무처럼 물만 있으면 된다며 식사를 거부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해하는 행위에 대한 죄를 본인이 모두 사하려는 듯 영혜는 그렇게

식물이 되어갔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식물성>에는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우리의 본성은 늘 자연과 맞잡은 손을 놓아야 하는 방향으로 향해 있음이 안타깝다. 


 어리석고 캄캄했던 어느날에, 버스를 기다리다 무심코 가로수 밑동에 손을 짚은 적이 잇다. 축축한 나무껍질의 감촉이 차가운 불처럼 손바닥을 태웠다. 가슴이 얼음처럼, 수없는 금을 그으며 갈라졌다. 살아있는 것과 살아 있는 것이 만났다는 것을, 이제 손을 떼고 더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도 그 순간 부인할 길이 없었다.   -작가의 말 중


인간의 본성과 자연이 동화될 수 없는 아픔을 영혜의 모습을 통해 처절하게 그려냈지만 , 여기에 감히 선과 악의 구분은 없었다.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인간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줬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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