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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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그리스-산토리니 여행에서 크레타섬 일정은 빼버렸었다.

가슴 한 켠에 크레타섬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 데 ,

작가가 크레타섬 원주민(?ㅎㅎ) 임에 괜시리 반가웠다.

이울러, 소설 속에 묘사된 크레타섬의 풍경과 조르바 식의 행복론이 어우러져

나에게 크레타섬이란,  꼭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맘 한구석에 다시금 자리잡았다.

 

산투르와 정열...나는 그 순간의 행복을 음미했다

언어,예술,사랑, 순수성, 정열의 의미는 그 노동자가 지껄인 가장 단순한 인간의 말로 내게 분명히 전해져 왔다.  p22

 

조르바....항아리 만드는 것에 심취해 , 그 작업에 방해가 되는 본인의 두번째 손가락을

잘라버렸다. 그 순간의 집중과 정열....짜릿하다.

설마 그럴 수 있을 까 싶지만은 나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헌데 그런 열정은 청소년기에 있었던 것 같다.

양 무릎이 시커멓게 멍드는 줄도 모르고 과격하게 수학여행을 위해 댄스 연습을 했을 때가 기억나네...그 순간...행복했었지....

난, 이 나이가 되어 주책맞게 다시 댄스에 조금 빠졌다.

춤을 추는 순간 만큼은 여전히 행복하지만, 집중과 정열은 순수했던 그 때만큼은 아님이 속상하고,,,

60대의 나이에도 날것 그대로의 열정을 가지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는 조르바가 못견디게 질투난다.  

 

조르바는 "인간이  곧 자유다"  라고 했다.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

작가가 던진 질문이다.

마초같은 인간 조르바는 여자를 씨받이 , 암탉에 비유하며 수 천명의 여자와 결혼(?)을 한 자유인이다. 허허...

물론 조르바식 자유란 단순히 음식, 술, 여자와 춤으로 주로 묘사되지만,  

 인간의 본능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은 진정 행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뒤통수가 저려온다. 우리는 어쩌면 고상한 척 가면을 쓴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조르바 같이 살았을 지도 모를만큼 나 역시 자유스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 조르바의 여색 발언들에 호탕하게 웃으며 즐겁게 읽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지나친 여성비하 발언에 살짝 눈살이 찌푸려 지기도 했다. 허나.. 마초의 삶이니 그냥 웃고 넘겨야지.. 허허

 

당신 책으로 한 무더기 쌓아놓고 불이나 확 싸질러버리쇼140

뜨끔했다.

인민,민주주의 , 다 무슨소용이냐며 지적인 광대놀음, 세련된 사기극 따위는 집어치우라는

조르바의 말....

먹는 걸로 무얼 하는지 가르쳐 줘봐요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 줄 테니 p168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p53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붓다에서 벗어나고 모든 형이상학적인 근심인 언어에서 나 자신을 끌어내고 헛된 염려에서 내 마음을 해방시킬 것. 지금 이 순간부터 인간과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접촉을 가질것. 나는 나자신에게 다짐했다 . 아직 그렇게 늦은 건 아닐거야. p83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인가. 야망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은 듯이 말처럼 뼈가 휘도록 일하는 것....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것...성탄절 잔치에 들러 진탕 먹고 마신 다음, 잠든 사람들에게서 홀로 떨어져 별은 머리에 이고 뭍을 왼쪽 ,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해변을 걷는 것..그러다 문득, 기적이 일어나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동화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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