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 게일 루빈 선집
게일 루빈 지음, 임옥희 외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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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놀랍고.. 정말 섹슈얼리티계 고전이라고 할 만할 책이다.

페미니스트 중에서도 게일 루빈을 비판하는 세력이 많은 만큼 그녀는 성 인류학계의 급진주의자이다.

그녀가 지지하는 사도마조히즘 (이하 S/M)문화, 가죽족에 대한 고찰은  (이 시대 소위 변태로 평가되는^^;) 나 역시 이해가 안 가고 불편하지만

성적 하층민으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한 그녀의 깊숙한 고찰은 인간의 자유와 취향의 옹호라는 면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현대시대의 탄압과 계급화(이성애, 결혼한 사람이 최상위 그룹) 를 비판하는 데 고개가 끄덕여지도록

그녀의 성에 대한 사유는 매우 논리적이고 독보적이다.

 

게일 루빈은 인종 차별 시대에 남부지역에서 자랐고, 남부 대다수의 백인들과 다르게 인종 차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만큼

남들이 "아니오" 할때 "예" 할 수 있는 당차고 주관이 뚜렷한 소녀였다.

나는 그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 성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탄압, 그에 따른 계급화도 인종 차별과 매 한가지라고 말하는 그녀의 생각에 동의한다.

여성 억압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인종차별처럼 깊고 오래된 것이다.

 

그녀를 유명하게 해준 논문 [여성 거래]는 놀라웠다. 25세때 이 글을 썼다는 사실도..

가모장제의 몰락의 원인이 무엇인가..왜 ,언제부터 여자는 남자에게 종속되었는가에 대한 답은 항상

역사가 만들어 낸 관습 속에서 타당성을 만들어 왔다.  성적 불평등의 기원은 어디인가..

 

그녀는 여성 억압을 가부장제라는 장치로 환원한 현대 마르크스주의 사상과 이론을 넘어서 ‘가부장제’ 대신 ‘섹스/젠더 체계’를 처음으로 개념화한 학자이다. 레비스트로스의 친족이론을 차용해 남성 지배 사회의 기원이 여성 거래를 통한 친족 형성에 있음을 밝혔다. -출판사 서평 중

 

지금도 남아있지 않은가.. 결혼식 때 친정 아버지가 딸을 사위에게 건내주는 의식 말이다.

 

남근선망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론은 줄곧 페미니스트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게일 루빈은 , 프로이트의 이론이 여성의 종속을 합리화 하는 한 그런 비판은 정당하나 ,

그것은 여성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대한 하나의 설명일 뿐이므로 오해라고 하였다.

남근우세적 문화가 어떻게 여성들을 길들이는 가와 그런 길들이기가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설명으로 정신분석학 이론을 따라갈만한 것은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프로이트 이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 할 수는 없다고 보았고 [여성 거래] 라는 논문을 쓴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남성의 권리를 남자아이에게 부여하고, 여자아이들에게는 더 적은 권리에 적응하도록 강제한다.

성적 소유체계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최우선적 권리를 가지지 않는 방식으로 재조직 된다면 (여성교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또는 젠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이디푸스 드라마 전체는 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제적 이성애는 친족의 산물이다. 일부일처제 결혼 문화도 마찬가지.

결혼[여성 교환]이라는 개념으로 섹스/젠더 체계의 정치, 경제가 존재한다.

친족은 남성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 사이의 극단적 차이를 기반으로 한다.

친족 체계는 양성의 분리가 필요하다 .

만약 양성 모두가 자녀를 키우는 것으로 노동의 성별 분업이 일어난다면

초기의 오이디푸스 적 사랑은 억압될 필요가 없을 것이며 페니스는 과대평가되지 않을 것이다.

페미니즘은 친족체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철저한 페미니즘 혁명은 단지 여성을 해방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그것은 성적 표현의 형태들을 해방할 것이며 , 인간의 인격을 젠더라는 구속복으로 부터 해방할 것이다.

젠더 체계들은 역사적인 인간 행위의 산물이다.

이 선집이 유교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출간이 될 정도로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다.

지금이 탈젠더 시대를 향한 과도기가 아닐까.

젠더의 생물학적 차이는 분명 있지만 그것으로 젠더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거나 구속할 수 없다.

성의 상업화와 이용에 관해서도 ,남성의 리비도가 보다 높다는 근거는 없으며, 그래서 이중잣대로 정당화 될 수 없고

여성의 리비도 억제는 관습적 성도덕의 산물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 억압의 철폐 그 이상을 꿈꾸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또한 강제적 섹슈얼리티와 성 역할들의 제거를 꿈꾸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설득력 있는 꿈은 양성적이며 (섹스가 없진 않겠지만) 젠더가 없는 사회에 대한 꿈이다. 그런 꿈속에서 한 사람의 해부학적 성은 그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행하며, 누구와 사랑을 나누는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할 것이다.” -[여성거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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