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할 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소설

마야 유타카의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

 

'부조리극'이라는 장르(이거 맞는 말이냐?)가 있다.

예를 들어 대머리 여가수란 희곡엔 대머리 여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던가

이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내용인데 정작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던가(?)

이런 식의 아리까리한,

분명 형식이 있는데 뭔가 말이 안 되는 듯한,

아니 근데 말이 되는(?) 묘한 것이다.

 

자, 너무 광범위하게 묘하게 설명하니 이쯤에서 사전적인 정의를 찾아보자.

귀찮으니 링크 따라가3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90127&cid=378&categoryId=378

 

응, 그런 겁니다.

라고 말하면 다들 분명 저거 안 따라가고 안 읽으실테니,

골자가 될 만할 걸 가져가면 마지막 문단 되겠다.

요래요래.

 

 부조리극의 주제는 불합리 속에서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다. 부조리극은 인간의 고독과 소통의 부재를 드러내어 인간에게 존재의 부조리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회적 위치나 역사와 연관을 지을 수 없는, 환경에서 단절되어 버린 인간이 자기 존재의 근원적 상황과 대결하고 또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절박한 행위나 행위의 부재이다. 극구성의 개념인 도입→상승→절정→반전→하강→파국 등의 논리성이 무시되고 극이 진행되다가 끝나지 않을 곳에서 갑자기 끝난다. 즉 부조리 극의 구성은 한편으로 극의 시작부와 똑같은 형식으로 종료되는 ‘순환적 구성’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처음 상황이 지속·반복되는 ‘직선적 구성’이 있다. 베케트의 부조리극에서 극중 배우는 광대나 꼭두각시처럼 성격이나 심리 변화가 부각되지 않고 목적과 의지도 없이 행동한다. 대사에서는 언어가 해체되고 등장인물들 간에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단순한 몽타주(Montage)와 천편일률적인 모조어(Klischee)가 지속될 뿐이다. 이러한 언어는 모든 이데올로기의 허황함과 불합리성을 보여준다.

[네이버 지식백과]  부조리극 [Absurdes Theater] (드라마사전, 2010, 문예림)

 

조기조기 줄친 부분이 바로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한다'와 상통한다.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한다' 요 소설은 추리소설이다.

셜록 홈즈와 왓슨 콤비를 꼭 닮은 탐정 콤비가 등장해 사건을 풀이해나간다.

아주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사건을 풀이해나가지만 이 콤비는 셜록 홈즈가 한 말을 그대로 실천한다.

즉,

"모든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 그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진실이다."

(기억이 나는대로 적어서 조금 다를 거)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말하는 '진실'은 말 그대로 부조리하다.

 

앞에서 밑줄친 부분 중에서도 특히

"환경에서 단절되어 버린 인간이 자기 존재의 근원적 상황과 대결하고 또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절박한 행위나 행위의 부재"를

보여준다.

 

때문에 이 소설은 부조리극의 성격을 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따르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제멋대로 끝나버린다.

이것은 앞서 이탤릭체로 표시한 부분을 보면 더 이해가 빠르다.

 

실제 소설 속 '어떤 것'은 이 이탤릭체로 표시한 부분을 그대로 표현하듯,

이야기의 진행을 이끌어간다.

 

때문에 이 소설은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부조리극의 성격을 띄며,

이러한 성격은 추리소설 그 자체로 볼 때엔 "미완"의 의미를 띄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 독자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마야 유타카의 최근 출간작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를 두고 이야기가 많기에,

최근 읽고 나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추려보았습니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지만 그 형식미나 여러 면으로 볼 때에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순수소설"을 지향한다고 느꼈습니다.

즉, 추리소설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그 의미는 부조리극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다 읽고 나서 분노하신 분들이나,

또 스트레스 받으신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짜증나지만 그런 거냐? 예술한 거냐?"라고 생각하시길 빌며.

대신 변명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모든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 그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진실이다."

 

를 남기며.

 

 

이 소설만큼 이 한 줄을 완벽하게 표현한 소설은 없다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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