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 영조 시대의 조선 9
이영춘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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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에서 보내준 5월의 책 중 첫 권은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것 참, 신기하게도 제가 듣고 있는 역시 장서각 왕실아카데미의 그 주 수업 역시 숙빈 최씨 이야기였습니다?! 하여 가만히 보니... , 책의 저자님이 오셔서 강연을 하네요! 그래서 신이 나서 새벽 4시까지 후루룩 읽고 수업에 갔더랬죠. 덕분에 비틀비틀거리며 수업을 듣기는 했습니다만, 역시 예습을 하니 참 좋더이다. 특히 칠궁 이야기에서 눈이 반짝반짝했달까요.

 

 

    여러분은 칠궁을 아시는지?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를 만나다

수업은 말 그대로 영조의 친모인 숙빈 최씨의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영조의 친모 숙빈 최씨를 이야기하려면, 영조 이야기로 시작할 수가 없어요. 그보다 전 시대로 올라가야 하죠. 물론, 영조시대를 알기 위해 반드시 나와야 할 이야기, 그리고 숙빈 최씨의 이야기를 통해 짚어봐야 할 사실은 영·정조시대의 왕권강화 정책입니다. 단종의 복위문제라던가 수많은 제사, 그리고 칠궁의 설치 등이 영·정조시대의 주요 업적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한 이유는 바로 영·정조 시대의 왕권을 뿌리부터 굳건히 하기 위해서였죠.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느냐, 그 이유는 바로 영·정조가 모두 적통 후계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적통 후계자가 아닌 영조의 어머니가 바로 문제의 숙빈 최씨였죠.

숙빈 최씨는 누구냐.

 

이야기는 장희빈 시대로 올라갑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장희빈과 인현왕후, 그 인현왕후의 무수리가 바로 이 숙빈 최씨입니다. 숙빈 최씨는 숙종의 후궁입니다.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와 인현왕후를 섬기다 인현왕후 폐출 후, 숙종의 승은을 입어 연잉군, 후의 영조를 낳았습니다. 본래는 역린에서 정은채 양이 맡은 바로 그 역할, 침방나인이었다고 해요.

후에 영조에게 바느질 중에서 누비가 제일 싫다고 말해 영조가 누비옷을 다시는 입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는 너무나 유명하죠.

 

무수리로 입궁하였던 숙빈은 바느질을 하는 침방의 견습 나인을 거쳐 나인으로 승격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 궁중 풍속 전문가인 김용숙 교수가 구전된 자료들을 정리한 조선조 궁중풍속연구에는 고종의 후궁인 광화당 이씨와 삼축당 김씨가 고종에게 직접 들은 증언이라는 일화가 다음과 같이 전한다.

 

어느 날 영조가 어머니께 침방에 계실 때 무슨 일이 제일 어렵더이까?” 하니, “중누비, 오목 누비, 납작 누비, 다 어렵지만 세누비가 가장 하기 힘들더이다.”하고 대답하였다. 그 이후부터 영조는 평생동안 누비옷을 입지 않았다.

 

후대에 구전으로 전해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숙빈이 한때 침방나인으로 일했음을 알려주는 자료이다. 침방에서 일했던 숙빈과 누비옷에 대한 영조의 한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후에 왕위에 오른 연잉군에게는 무수리 출신 어머니인 숙빈의 생애가 뿌리 깊은 한이 되었고, 그것이 자신의 근본에 대한 콤플렉스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pp.69~70)

이 책은 이러한 숙빈 최씨의 생애를 다룹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애만 다루지 않고, 그 생애를 통해 숙종과 영조 시대를 가볍게 짚어줍니다. 1부 숙종의 여인들에서는 숙종시대의 정치적인 배경과 궁녀제도를 통해 숙빈 최씨가 어떻게 그 위치를 잡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요, 2부 숙빈 최씨의 생애에서는 그녀가 궁에 들어가 무려 왕자를 세 명이나 출산하기까지 과정(장희빈보다 숙종의 총애를 받는 과정)을 보입니다. 3부 숙빈 최씨의 죽음과 추숭에서는 숙빈 최씨의 사후 영조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치유하기 위해 추숭사업을 어떻게 진행하였는가를 이야기하고, 4부에서는 제가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칠궁의 이야기를, 그리고 5부에서는 숙빈 최씨의 유적과 유물을 가볍게 소개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여러분은 어디 가서 나 숙종하고 영조 좀 알아라고 할 수 있을 가벼운 책이라는 이야기. 하지만 후에 나오는 칠궁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는 거.

여러분은 칠궁을 아시는지.

칠궁이라 함은 저어기, 청와대 뒤편에 있는 궁의 이름입니다. 이런 궁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저도 이번에 이 책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말 그대로 일곱 개의 궁이 있는 곳입니다. 역대 왕이나 왕으로 추존된 이의 생모인 일곱 후궁의 신위를 모신 곳이라 칠궁이죠. , 이곳에 가면 우리는 조신서대 왕들의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궁의 이름을 살펴보자면 육상궁(毓祥宮) 저경궁(儲慶宮) 대빈궁(大嬪宮) 연우궁(延祐宮) 선희궁(宣禧宮) 경우궁(景祐宮) 덕안궁(德安宮)이고요, 여러분이 궁금해 하실 법한 두 명만 알려드리자면 육상궁이 숙빈 최씨, 대빈궁이 장희빈 되겠습니다. 후후. 나머지 분들도 한 번 이름을 알아볼까요?

칠궁 전개도 ​

 

   육상궁 :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

연우궁 : 추존된 왕 진종(眞宗)의 생모 정빈 이씨(靖嬪李氏)

덕안궁 : 영친왕의 생모 순헌귀비 엄씨(純獻貴妃嚴氏)

경우궁 : 순조의 생모 수빈 박씨(綏嬪朴氏)

선희궁 :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暎嬪李氏)

대빈궁 : 경종의 생모 희빈 장씨(禧嬪張氏)

저경궁 : 추존된 왕 원종(元宗)의 생모 인빈 김씨(仁嬪金氏)

이중 여러분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 왕은 진종이죠? 진종이 누구냐면, 바로 사도세자의 형입니다. 더불어, 후에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후 정조의 양아버지로 만들어준 인물입니다.

 

사진과 함께 보는 리뷰 : http://cameraian.blog.me/150190230186

 

, 이 책을 들고 이번 주말 한 번쯤 칠궁 산책을 가시면 어떨는지.

아마도 지금까지 드라마로 익혔던 조선시대 후궁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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