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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ㅣ 예술 탐정 시리즈 1
후카미 레이치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탐정과
밀실,
그만큼
매력적인 두 단어는 없을 겁니다.
만약
여기에 한 단어가 더 겹쳐진다면 저는 단연컨데 '예술'만큼
어울릴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은
독자적입니다.
그리고
아름답고,
정말이지
절정에 달한 예술은 가슴 깊숙한 곳까지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탐정과 밀실이라는 이 두 가지에도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밀실,
탐정,
그리고
예술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예전에도
예술과 탐정을 접목시킨 추리소설은 많았습니다.
예술
그 자체를 이야기 전반에 올린 작품으로,
최근
출간된 작품들 중에는 『토르소
앤 토로소』,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
좀 더 고전으로는 『잘린머리에게
물어봐』가
있겠고,
그보다
더 멀리 가자면 추리소설의 황금기에 무수한 작품들이 떠오릅니다. 황금기까지
가지 않고 앞서 거론한 세 작품만 이야기하기로 합니다.
이
중 『토르소
앤 토로소』에는
헤밍웨이도 등장합니다.
그
무대 역시 프랑스 파리로,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과
어느 정도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은
그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놀랍습니다.
예술,
탐정,
그리고
밀실 그 모든 면에서.
한
저택에서 밀실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2층.
빗장은
걸려 있으니 밀실,
그
빗장엔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 모래밭에는 범인의 발자국이 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뛰어내리지 않았겠는가 생각할 법합니다.
아주
단순한 설정과 용의자들.
우리는
이 용의자들 사이에서 아주 쉽게 ‘저
사람이 범인이군,
응.’이라는
말을 뱉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
다인이나 앨러리 퀸 스타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되 탐정을 제일 앞으로 끌어내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탐정은 뒤에 숨어서 모든 과정을 ‘적당히
지켜보는’
식으로,
이야기의
전개 역시 탐정이 아닌 주변 ‘화자’,
왓슨
역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때문에
여러 탐정물과는 비교되는 관점이 있습니다.
탐정
캐릭터 역시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니트족
탐정,
‘나는
일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게다가 이 탐정은 몇 장면 등장하지 않습니다만, 강렬합니다.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피해자가 직접 적었다는 허구의 저서 『저주받은
예술가들』의
내용 역시 흥미롭습니다.
추리소설에
나오는 내용은 그 무엇 하나 사건과 관련되지 않을 리 없다는 그 원리원칙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허구의
저서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음,
이
작가 대단합니다. 물론
이 작품엔 유치한 장면도 꽤 있습니다.
소설
내에서 캐릭터가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허무한 개그를 치는 장면에서는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또,
주인공이
너무 등장을 하지 않아 이러한 추리소설 형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약간 지겹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들은 후에 나오는 ‘진실’에서
모두 잊혀집니다.
그만큼
아주 괜찮은,
납득
가능한,
어느
정도 수준의 뒤통수치는 진실을 작가는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읽고 나면 한 가지 생각만 하게 됩니다.
이
시리즈,
다음
편을 읽고 싶다.
추신.
본문
중에 ‘사쿠라다몬’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일본경찰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일본경찰의
상징이 ‘벚꽃’이기
때문에 일본 미스터리 소설,
드라마
등에서는 사쿠라다몬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실제로
드라마 대사 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대사 중 하나가 “사쿠라다몬에
부끄럽지 않도록”이라고나.
아마도
번역가가 이를 문맥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려고 ‘사쿠라다몬’이라고
그대로 표기한 듯싶습니다.
이 작품 안에서 가리키는 ‘사쿠라다몬’은
‘경시청’입니다.
일본
도쿄에는 경시청과 경찰청이 둘 다 있습니다.
경시청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지방경찰청’이고요,
경찰청은
그를 포괄하는 위의 관청입니다만,
일본
미스터리 소설 및 미스터리 드라마에선(특히
경찰 드라마에선)
이러한
경찰청과 경시청이 도쿄에서 서로 맞보고 있기 때문에 경쟁관계에 있다고 표현하곤 합니다.
(제가
일본에 살지 않아서 실제로 경쟁관계인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드라마
등을 보면 상당히 납득이 가능하더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경시청에서는
실제로 도쿄 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을 내보내는 일을 하고요,
경찰청은
직접 살인사건 등에 수사원을 내보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겠습니다.
(외사나
경비 등의 문제가 들어가면 달라지지지만요.)
일단
경찰청은 경시청의 상위 관청이므로 주로 관리나 국가 자체의 경비 등에 업무를 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54페이지에
오타가 하나 있습니다.
254페이지
아래서 두 번째 문단의 ‘어린
시절 아버지와 형제를 모두 결핵으로 잃은 후지타는~’은
‘후지타’가
아니라 ‘사에키’입니다.
사소한
오타이긴 한데 이야기 속에서 아주 사소한 착오가 올 수 있기에 제가 따로 ps로
달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