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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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1228, 문화체육관광부 대강당에서는 제 6회 디지털작가상 수상식이 열렸습니다. 저는 이날 홈즈가 보낸 편지로 우수상을 받았었고, 대상은 종료되었습니다의 박하익 작가님이셨습니다. 한국미스터리작가모임에서 대상과 우수상이 모두 나와서 ~”하는 분위기였죠. (크크) 그리고 이날 대상을 받은 박하익 작가님을 처음 뵌 저는 보자마자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암여고 탐정단, 언제 나오나요?” (크크)

 

안녕하세요? 저는 예전에 탐정이었어요

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후의 미스터리

 

가끔 살다 보면 말입니다. “, 이건 뭐지?” 싶은 책을 만납니다. 이건 참 재미나다, 이건 꼭 좀 곁에 두고 싶다 이런 책 말이에요. 또 아주 좋은 단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런 단편을 발견할 때엔 작가님을 만나 뵙고 싶어집니다. “어이, 작가님! 이 건방진 독자를 위해 장편으로 좀 써주지, ?” 하고 협박을 하고 싶어집니다. 지금의 선암여고 탐정단을 발견했을 때에도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3에서 무는 남자를 처음 보자마자 "하악하악, 협박하고 싶어!" 중얼거렸죠. (안 되면 물어버리려고 했어. 무는 변소.) 헌데 얼마 지나지 않아 즐거운 소식이 왔습니다. 바로 이 무는 남자가 단행본으로 나온다는 소식이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 마침내! 올해 제 곁에 선암여고 탐정단이 왔습니다!

     

문제 1. 신종 변태가 이동한 자취의 방정식을 구하고 그에 접하는 돌멩이를 날려라

문제 2. 비밀 파일과 골분 항아리의 연립 방정식을 풀고 사라진 핑크 토끼의 좌표를 구하여라

문제 3. 제시된 명제들의 참과 거짓을 구별하여 투명 미로를 미분하라

문제 4. 두 가지 독립 사건에 희생당한 검은 콩 두유의 원한을 풀고 총격의 진범을 찾아라

문제 5. 무한급수의 레플리카가 수렴하는 합을 구하고 살인자를 판별하라

 

  선암여고 탐정단은 제목처럼 깜찍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야기를 전개시킵니다. 목차부터 독특합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각기 문제의 형태로 우리 앞에 주어집니다. 마치 수능시험지를 받아든 것처럼 이 묘한 제목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첫 장을 넘기면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흥미진진한 여고생들의 모험이 냠냠냠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다가옵니다. , 정말이지 소제목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꿰뚫는 솜씨가 첫 번째 문제의 직선으로 뻗어 날아가는 돌멩이처럼 신속정확합니다.

 

첫 번째 문제에는 수수께끼의 무는 남자가 등장합니다. 여고생들이라면 누구나 학교 근처서 아담을 만납니다. 아담이라는 남자는 이름처럼 벌거벗고 다니며 여고생들을 놀래킵니다. 이 무는 남자는 그 아담과 하는 짓이 비슷합니다. 다만, 여고생들을 뱀파이어처럼 물고 다닌다는 점이 좀 다르달까요. 두 번째 문제는 기묘합니다. 한 여고생이 핸드폰에 달고 다니는 분홍 토끼 인형 핸드폰 악세서리를 도둑맞습니다. 범인은 어딘지 모르게 공포에 질린 아줌마입니다. 도대체 이 아줌마는 왜 이 토끼 인형을 훔쳐갔을까. 그 사연 역시 제목 한 줄을 연립방정식으로 풀이하면 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눈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아주 미묘한 이야기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최근 출간된 우타노 쇼고의 절망노트와 비슷한 스타트라인에 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왕따는 무엇일까. 왕따는 왜 일어날까. 또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은 명제 안에 있습니다. 네 번째 문제는 총기난사 사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총기난사 사건이 인사동 한 갤러리에서 일어납니다. 과연 이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은 무엇일까. 다섯 번째 문제는 ... ... 훗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문제 자체가 완벽한 설명이니까요. 무한급수의 레플리카가 수렴하는 합을 구하고 살인자를 판별하라.

 

요 아리송한 각각의 이야기 소개는 아리송하기에 매력적입니다. 또 그 아리송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가 참으로 설득력이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선암여고 탐정단이 어쩐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저의 여고 시절을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가물가물한 그 시절을 떠올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거암巨岩을 입에 올립니다. 거암, 연극반의 이름입니다. 저는 이 거암에 가입해서 일 년 간 연극을 했습니다. 연극은 촌극을 조금 벗어난 수준이었습니다만, 난생 처음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한 그 과정은 촌극보다 훨씬 흥미진진했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시간이 흘러 여고시절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제일 먼저 巨岩이라는 연극반에 다녔었어요.”라는 말을 하게 됐고요. 때문에 이 소설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했습니다. , 이 소녀들이 지금의 내 나이가 된다면 나처럼 말하겠구나저는 여고를 졸업했습니다. 여고시절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탐정단부터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탐정단에 가입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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