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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ㅣ 밀실살인게임 3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진단테스트를 하다 쿨데레 쿨쿨 데레데레 뭐 이딴 평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서 적당히 스크롤 내리다 보면 나옵니다요.
특급변소님의 '첫' :
http://cameraian.blog.me/130142046025
헌데 사실 제가 나이가 좀 많다 보니 정확히 데레가 뭔지 모르겠었는데, 아는 동생이 카톡으로 알려주더군요. 쿨데레는 이런 뜻이다, 라고하며 저는 '츤데레'에 가깝다고요. 그렇다면 츤데레는 무엇이냐, 더 궁금해졌습니다. 츤데레는 애니메이션 용어더군요. 츤츤거리다와 데레데레하다의 합성어인데, 츤 상태는 상대방에게 냉담하게 보이는 것이고, 데레는 상대방에게 호의를 보이는 상태라고 합니다. 즉, 냉담한 척하면서도 잘 해주는 그런 사람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라는데, 자세한 건 위키백과사전으로 돌립니다.
츤데레 :
http://ko.wikipedia.org/wiki/%EC%B8%A4%EB%8D%B0%EB%A0%88
이 링크를 따라가시면 "아아, 그런 거야?"라고 바로 이해가 되실 거예요. 관련항목에 얀데레나 쿨데레 등이 있으니까 한 번 확인해 보시고. ㅎㅎ
자 그리하여 전 이 이야기들을 어디서 써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였는데 아아,
우타노 쇼고님의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가 바로 츤데레였습니다.
츤데레데레츤데레츤?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 우타노쇼고
여러분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전 예전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의 서평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우타노 쇼고 님, 당신, 발전하고 있습니까? :
http://cameraian.blog.me/130105107647
서평을 따라가 보면 아시겠지만, 꽤나 쓴 소리를 내뱉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마니악스도 나온다기에 기대를 하면서도 내심 또 기대를 안 했습니다. 뭘 얼마나 더 당신이 보여줄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을 했달까요. 그리하여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는 이번에도 제 손에 왔습니다. 처음엔 상당히 피곤한 상태에서 읽어서 읽다가 졸고 졸다 읽고를 반복했습니다. 묘하게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이전 두 권은 아주 집중도 잘 되고 술술 잘 읽혔었는데 이유가 뭘까? 라고 잠시 생각하다 보니 "아아, 이게 반전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생각하길 그만뒀습니다. 흐흐. 생각 그만두기 잘 했더군요. 그게 반전 맞았더라고요. (미안하다, 또 맞췄다.) 하지만 그런 의아함이나 중간중간 내용을 보며 불만을 토로하게 만드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로웠던 점들을 일일이 짚으면 스포일러가 되는 책이니, 읽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는 부분들만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 봅시다.
"일인칭 슈팅게임을 하고 있다고 치자. 눈앞에 강철 몸체에 개조된 중간보스가 나타났어. 네가 소지한 무기는 글록19와 M67세열수류탄. 넌 글록을 선택해서 초고속으로 연사했어. 죄다 명중했지. 하지만 상대의 에너지는 반도 닳지 않았고 반격을 받은 넌 목이 꺾여서 게임 오버. 정답은 M67이야. 이거 한 방이면 적을 죽일 수 있지. 실제로는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M67을 던지면 자신도 폭발에 휘말려 치명상을 입을 거야. 하지만 게임이잖아. 수류탄을 10센티미터 거리에서 던져도 플레이어는 전혀 다치지 않는다고 제작자가 설정했다면 그 설정은 현실보다 우선시 돼. 게임 속의 진실은 현실이 아니야. 제작사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설정을 꿰뚫어보아야 게임을 공략할 수 있다고, ****."
"아니, 하지만 그건 픽션이잖아. 이쪽은 게임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발생한 살인사건이 토대라고. 제작자가 준비한 정답이 뭐든 간에 실제로 어땠는지 알고 싶어."
"현실에서 진상을 규명하는 건 경찰의 역할이지."
p.191,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우타노 쇼고, 한스미디어, 2012
191페이지의 대화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두 인물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중간에 ****는 등장인물의 명칭입니다. 혹시라도 이 명칭이 등장하여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지웠습니다. 이 두 인물은 슈팅게임의 예시로 들며 밀실살인게임의 타당성을 이야기합니다. 여러 소설에서 독자들이 "인정할 수 없다!" "그게 현실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소리치곤 하는 트릭들에 대한 변명이라고도,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전반에 등장한 트릭에 대한 변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전편들을 읽으신 독자분들이라면 분명 "아, 이건 좀."이라고 생각한 트릭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트릭들을 보며 우리나라는 물 건너 와서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서는 꽤나 혼이 나지 않았을까 싶었었습니다. 흐흐.
이 외에도 작가는 이 소설 곳곳에 그런 변명들을 숨겨놓았더군요. 전편에서 이러이러해서 부족했던 점을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이러하게 구현시키려 하였다, 라고 말하는 듯한 부분들이 이렇게 또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게 깊이 파고들면 들수록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곁에서 보기만 해서는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직접 해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밀실살인게임 추종자들이 속속 등장했죠. 하지만 죄다 흉내를 내는 데 그쳤어요. ** 씨 그룹이 만든 포맷을 그대로 물려받아 문제를 바꿨을 뿐이죠. 하나도 안 멋있어요. 따라 하려면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낫다고요. 진짜 추종자는 모방자와는 다릅니다. 선구자가 남긴 것을 이어받으면서도 자신만의 멋을 더해 한 단계 다른 곳으로 가야 합니다. 문화란 그렇게 계승되고 발전해가는 거겠죠.
p.237,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우타노 쇼고, 한스미디어, 2012
또다시 **로 표시했습니다. 저 **이 앞 시리즈들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요.
이 부분에서 보면 작가는 전작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짚고 가려고 합니다. 이 책은 전작과 이렇게 다르다, 결코 전작의 인기를 힘입어 적은 것이 아니라고요. (이런 점이 츤데레했습니다. 크핫.) 실제, 이 책에는 몇 개의 살인게임이 등장하지만 서술방식과 풀어내는 과정은 전작들과 확연히 다릅니다. 뭐랄까, 촉감도, 냄새도 다르달까요. 전작까지 보면서 특히 걱정하였던 '윤리, 도덕의 문제'부분도 확연히 나아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지 말하면 또 스포일러가 되는 군요, 이것 참.
모든 것이 스포일러가 되는 소설이니 서평은 여기서 짤막하게 줄이겠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전편을 보신 분들이야 당연히 보시겠고, 전편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1편부터 찬찬히 훑어보시는 것도 분명 즐거우실 것입니다.
별점은 3점을 줬습니다. 전 시리즈도 그렇게 별점을 많이 안 줬었어요. 제 취향의 책은 아니라서요. 하지만 본격추리를 좋아하는 분들, 우타노 쇼고를 좋아하는 분들은 별점을 더 주실 것 같습니다... 아닌가? 츤데레가 심해서 안 주려나?
사진과 함께 보는 리뷰는 이쪽 : http://cameraian.blog.me/130142084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