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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1 - 무림지존 도룡도
김용 지음, 임홍빈 옮김 / 김영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리뷰라기보다는 밑줄긋기입니다.
지난 주 코파르팡 취재할 때 김용 이야기가 나왔다. 별 생각 없이 이야기 주거니 받거니 하다 집에 돌아오니, 아. 확 당기더라. 해서 도구라마구라와 함께 읽기 시작했더니, 어렸을 때엔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느라 찬찬히 훑지 않은 단어들이, 문장들이 몇 번이나 내 손가락을 멈추더라. 읽기를 멈추고 부분필사를 하다 보니 여적 1권이다. 또, 전집에 달린 의천도룡기 부록도 흥미로운데,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배경, 장삼봉 신화(?), 수많은 애증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더라. 오늘, 귀여운 네이버쪽지친구 i양에게 쪽지를 보내다 문득 애증라인 이야기가 떠올랐다. 장무기-여자의 적, 처 죽일 놈, 생각만 해도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에게 주지약이 사랑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해설이었으니.
주지약과 장무기는 어린 시절에 만난 사이다. 그녀는 어린 철부지 소년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연민의 정을 느껴 밥도 먹이고 알뜰살뜰 돌봐주었다. 장무기는 환난 속에 이 따사롭고 부드러운 어린 아가씨의 온정을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고마워했다. 그렇다면 이런 동정심과 고마워하던 관계가 언제부터 남녀 간의 애정으로 발전했을까? 주지약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전환점은 그녀가 스승 멸절사태의 명을 어기지 못하고 장무기의 가슴에 치명상을 입힌 직후였을 것이다. 당초 그녀는 장무기에 대해 스스로 다정다감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상대방이 가슴에 찔렸을 때 막거나 피하지 않고 기꺼이 상처를 입는 것을 보고 자기에 대한 애정이 있는 줄 알았을지도 모른다. 장무기의 인정과 호의를 애정으로 착각한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오인한 것이야말로 주지약이 장무기에게 사랑을 쏟게 된 가장 중요한 동기였고 가장 큰 요인이리라.
- pp.83~4 의천도룡기 부록 무림지존 천하를 호령하다 / 김영사
장무기의 우유부단은 지리멸렬하지만, 그래도 맞는 말이긴 하더라고. “당신이 좋아요.”라던가 “어머 쟤 나 좋아하나?”라는 생각을 시작하는 순간, 없던 관심도 생긴단 말이지. 그렇잖아. 나 좋다는 사람이 어떻게 싫겠어. 이야, 연애도사 같은 말이지만, 아니고. 주변에서들 이야기해주더라고, 귀여운 바람돌이․순이들이 나에게 글 쓰는 데에 도움 되라면서.
실제로 저런 식으로 넘긴 애들 주변에 좀 있어.
아니, 좀이 아니라 ‘많이’ 있어.
자, 관심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찔러봅시! 크리스마스를 넘겨봅시!
( 이상 크리스마스특집 솔로에 의한 솔로를 위한 솔로의 변소연애학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