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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너리 프렌드
매튜 딕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4.1
Imaginary Friend. 상상친구.
일차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동에서 배운 발달과정.
그리고 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심즈...
상상친구는 아무래도 우리 나라의 문화는 아니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어린아이의 세계도 글로벌해져서 이곳저곳의 문화들을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어릴 땐 상상친구나 이빨요정은 우리 세계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 존재는 물론이고 그게 발동하는 기전도 전부 신기한 탓 역시 그저 생소하기 때문이겠지.
좀합자료실 한구석에 있는 책장이 청소년 코너길래 들렀다.
마침 다른 책도 찾을 겸.
<은하철도의 꿈>이 어린이실에 있고, <로알드달의 백만장자의 눈>은 청소년 코너에 있는 이유가 있겠지 기대했다.
그래서 빌렸던 책이 이 책이다.
읽고보니 어린이와 청소년을 나누는 기준이 뭘까 의문이 든다.
동화, 그러니까 이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문학들은 참 신기한 게 그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면서 동시에 그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맥스가 자립하게 되는 과정이 용기를 줄 테고, 어른들에게는 맥스의 자폐적인 성향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초등학교 교사여서인지 확실히 맥스의 심리묘사가 각별하다.
정말 그 나이대, 맥스라는 아이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냈다.
그리고 동심을 잃은 나같은 독자에겐 맥스보다 오스왈드가 더 기억남겠지.
어릴 적엔, 그러니까 집밖에 있는 책의 존재를 몰랐던 때의 난 늘 집에 있는 세계명작동화만을 반복해 읽었다.
<올리버 트위스트>며 <플란다스의 개>, <소공녀>같은 어두운 이야기를 그때부터 좋아해서 그들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4층 계단 바로 오른쪽의 겨우 한 평 남짓한 공간을 4학년이 되어서야 발견하고는 점심시간만 되면 그곳을 꽉 채운 책들을 찾아가 또 꽂히는 대로 마구 읽었다.
<제인 에어>, <좁은 문>, <주홍글씨> 등등 그 당시엔 절대 이해 못했을 이야기들을 책이 예뻐서 그냥 끝까지 전부 읽었다.
매번 사서선생님과 나밖에 없었던 그 좁은 도서관이 내가 졸업을 앞두고 꼭대기층 옛 강당을 헌 넓은 공간으로 옮겨갔고, 그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책들을 또 신나서 읽어댔다.
표지만 보고 빌렸다가 도중에 덮어버린 <수학귀신>도,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꽤 큰 충격과 깊은 감명을 남긴 홀로코스트를 담은 만화도 그 해의 내게 전부 담겼다.
확실히 돌아보면 그때의 어린 내겐 책이 있었다.
책만 있었기도 했지만.
상상친구는 아니어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외로운 아이는 어떻게든 `친구`를 찾기 마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