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3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정지현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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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가장 처음 읽었던 책은 뭐였을까?
물론 태아 시절이나 글자도 못 읽던 아이 때 누군가 읽어준 책이 먼저였겠지만 스스로 읽었던 책은 과연 뭐였을까.
기억이 사라지는 건 참 슬프다.
분명 재밌게 읽었던 기억은 남아있는데 언제 어떻게 읽었는 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엇을 중요한 기억으로 판단하는지, 그 기준은 꼭 마음과 같지 않아서 결국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기억해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원망할 따름이다.

<비밀의 화원>은 어린 시절 내가 참 많이 좋아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예쁜 커버로 나온 책을 다시 읽으면서 <소공녀> 또한 같은 작가의 책이었다는 걸 알고 많이 놀랐다.
그 시절 알게 됐으면 난 이 작가를 참 많이 좋아했을 듯.
그 두 작품에 <키다리 아저씨>랑 <유리가면>을 더하면 그 시절의 내가 나온다.
가끔 `베토벤`의 위인전도 넣어주고 눈높이의 `서시`까지 포함하면 완벽하다.

작년부터 유행하는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을 하면서도 늘 이 책이 생각났었다.
그리고 엄마가 오랜만에 읽고 싶다며 뽑아온 덕분에 나 또한 아주 아주 오랜만에 <비밀의 화원>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기억은 늘 무심해서 정신 차리고 보면 잔상만이 남아있다.
내게 이 책의 잔상은 그 화원의 열쇠였다.
땅에 파묻혀 있던 비밀 화원의 유일한 열쇠.
그래서 늘 비밀스러운 저택과 화원의 이미지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다시 읽어보니 기억도 못했던 디콘과 콜린이 남는다.
푸르고 희망차서 좋다.
하나부터 열까지 여전히 꼭 마음에 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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