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구 - 죽은 자와 산 자의 고리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4.6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에 이어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
있는 대로 집어온 게 이 <츠나구>였다.
제2외국어로 수업받은 고등학교 때 이후론 애니메이션 같은 걸로 조금씩 일어에 익숙해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정식으로 배우진 않다보니 이 츠나구라는 뜻이 뭐일까 궁금했다.
츠나구는 잇다, 연결하다 라는 뜻의 동사라고 한다.
제목대로 이 책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주는 사자, `츠나구`의 이야기이다.

죽음과 삶을 이어주는 존재는 자주, 많이 등장한다.
쉽게 떠올리자면 저승사자나 사신같은 것도 그렇고, 넓게 따지자면 유령이나 귀신같은 이야기들도 포함될 것이다.
죽은 자들의 세계도 염라대왕과 옥황상제로 대변되는 명계나 하계같은 걸로 꾸준히 등장하고 있고 말이다.
그리고 죽음같은, 보편적이고 누구에게나 공통된 소재를 다루는 판타지의 경우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 하는 걸로 작품성이 갈리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츠나구>는 꽤 괜찮은 작품이다.
아유미를 제외한 세명의 인물들이 고인을 만나고자 하는 이유나 인물도 타당하고, 규칙이나 매개체같은 것들도 너무 허황되지만은 않다.
물론 죽은 사람이 죽기 전 모습으로 살아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진 않지만.

아라시의 이야기는 꽤 섬짓한데 뭔가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에서 자주 볼 법한, 흔히들 일본스럽다고 말하는 음습한 분위기의 내용이다.
실제로 기묘한 이야기에서 죽은 단짝친구의 부모님이 아이에게 선물을 하나 주겠다고 했을 때 친구의 방학숙제를 가지고 가서 자신의 이름으로 제출한다는 내용도 봤던 것 같고.
그외의 이야기들은 마음에 들었다.
`장남의 본분`과 `사자의 본분`이 묵직하고 진지해서 정말 좋았다.
책과 가장 잘 어울리는 분위기인 듯.
특히 다이치의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만난 이유와 아유미의 아버지가 죽은 이유는 정말 입을 딱 벌리게 만드는, 경탄스러운 장면들이었다.

읽기 전엔 표지 그림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읽고 나니 정말 잘 표현해냈다.
달빛을 따라 아래와 위를(어디까지나 상징적인 개념으로서) 이어주는 존재, 츠나구.
읽지 않고서는 이 그림을 못 알아봤겠지.
나오키상 수상작은 뭐였더라.
아무튼 또 빌려야지. 츠지무라 미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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