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페이지 강보라 그늘 단편선 3
정현수 지음 / 그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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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팔십 페이지 강보라/ 정현수 단편집/ 그늘




참신한 스토리텔링에 빠져드는 시간.

정현수 작가의 화법에 홀려 순식간에 단편집 [팔십 페이지 강보라]를 읽었다. 표제작 <팔십 페이지 강보라>를 필두로 SF 단편 <이주 프로젝트>와 <별 모양 지구>로 구성되었다. 단편으로 짧은 호흡으로 읽기에 적당하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곱씹어 봄직한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인간에 대한 사유가 소설 속 등장인물의 정체성, 시골과 도시, 두 영역으로 분리되어 살아가는 지구에서 도시로 떠나고 싶어 하는 엄마를 둔 아들의 가치관, 일용직 시몬이 지구의 모양을 직접 확인하고자 나서는 탐구심 등등 의식 있는 자아로 살아가고자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로 발현되었다.


정현수 작가는 '만약'이라는 단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답게 범상치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군가에 의해 갑자기 생겨나고 주어진 분량이 고작 팔십 페이지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이 충격적인 전개는 강보라 스스로 새하얀 공간을 빠져나가는 순간 공기가 바뀌게 된다. 보라는 누군가의 개입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동적 존재로 변한다.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인물과 엮이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살아가는 시간의 길이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마주했다. 살아있는 순간 그 찰나의 찬란, 충만, 단단, 당당함이 빛났다. 팔십 페이지 강보라, 네가 주인공이야.



기대할 것이 있고 바랄 것이 있다는 것은

이렇게나 설레는 일이었네요.





시골에 남고 싶은 아들 수현과 도시로 떠나고 싶은 엄마 미정. 두 사람의 마음 모두 이해가 되어서 더 몰입하면서 읽었다. 육체적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자연을 고마워 여기며 밤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이런 삶을 선택한다는 게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매번 똑같은 선택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선택 너머 분실되었던 어제의, 분실된 오늘의, 분실될 내일의 내가 쌓여간다.


"넌 나를 오랫동안 분실해 왔어."






지구는 둥글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정현수 작가는 이를 절묘하게 뒤흔든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저 지구는 당연히 둥글다고 정당화'하는 거라는 의심의 불씨를 지폈다. 일용직으로 하루를 연명하며 사는 시몬에게 그 불씨가 옮겨붙었다. 그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소설 끝 시몬이 다다른 깨달음은 명치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주었다.


그는

그저 지구로부터 한없이 자유로워졌을 뿐이다.



[팔십 페이지 강보라]는 의식 있는 자아로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소신대로 살아가는 순간을 담아낸 단편집으로, 세 가지 빛깔이 반짝이고 있다. 보라색 빛깔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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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우신영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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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우신영 장편소설/ 우리학교




작년에 큰애 입시를 치르고 이어 둘째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대치동'은 별세계다.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어 힐끔 볼 뿐 딴세계 이야기다.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은 그 딴세계 이야기를 따뜻하고 다정하며 맛난 '밥'의 시선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다. <시티뷰>의 우신영 작가가 청소년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입시 바로미터 '대치동'을 배경으로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고등학교 3학년 고미정과 백영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친의 설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대치동 키즈 미정과 가난하지만 하고픈 꿈은 넘치는 생계형 알바생 영만은 모든 면에서 서로에게 대척점에 있다. 엮이지 않았을 두 사람이 최악의 생일을 보내며 힘겨워하는 미정에게 영만이 연민의 손을 내밀어 위로해 주면서 접점이 생기게 되었다.

우신영 작가는 미정과 영만을 교차하면서 인생의 쓴맛을 보여준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중요시하고, 식구끼리는 제대로 된 식사 한 끼 하기 어려운 미정이네, 빚을 잔뜩 지고 가출해버린 아버지 몫까지 고생하는 엄마에게 정성껏 흰 지단, 노란 지단 따로 부쳐 국수를 말아주는 영만이네. 확연하게 대비되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식사할 시간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는 일하느라 단백질 셰이크로 식사를 대신하고 퇴직해서는 혼자 식사하기 싫어 외식을 하게 되는 현대인의 식사 라이프를 신랄하게 마주하니 충격이 컸다. 왜 이리도 바쁘게,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버는 것일까. 잠시 숨을 돌리고 주변을 살필 여유가 필요한 시대다.

고맙게도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속 충족되지 않은 허기로 덜 자라거나 웃자란 우리 아이들이 밥 친구가 되어 서로에게 따뜻한 의지가 되었다. 같이 먹는 식사는 힘이 되어주었다. '스스로를 정성껏 먹이는 법을 점점 잊어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고소한 밥을 선물해 주었다. 그 끝에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행하려는 고미정의 단단한 발걸음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망해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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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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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다산책방




말해보라, 그대의 한 번뿐인 무모하고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살 생각인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나의 친구들]이 출간되었다. 표지에는 바다와 구름과 잔교 그리고 네 친구들이 그려져있다. 손을 흔드는 아이에게 세 친구들이 물방울을 튀기며 힘차게 뛰어가는 뒷모습에 그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부디 해피엔드이기를 소원하며 두꺼운 책을 펼쳤다.



"우리랑 같은 과야."




[나의 친구들]은 몸과 마음 모두 깊은 상처를 겪은 인물들이 진한 '우정'을 바탕으로 인생을 채워나가는 이야기다. 지속적인 폭력과 학대 혹은 방임 속에서 성장해 온 아이들이 공포와 상처 그리고 상심까지 끌어안고 친구와 가족을 끝까지 떠나지 않고 지켜낸다. 이런 거룩하고 단단한 이야기 덕분에 우리는 삶을 희망하게 된다. [나의 친구들]은 인생이라는 알 수 없는 길에 한줄기 빛을 비춰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예술은 우연의 소산이고 사랑은 난장판이지.




열네 살 그 찬란했던 여름, 화가와 요아르, 테드, 알리 네 친구는 폭력과 중독 등 위험에 노출된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주고 믿어주며 어른이 되어간다. 특별한 재능을 지닌 화가를 위해 친구들은 기꺼이 자신이 가진 전부를 내놓았다. 그 사랑과 믿음을 발판 삼아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 여겼던 화가는 상처 가득한 고향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 새처럼 날 수 있었다. 네 친구의 진한 우정은 루이사로 이어지고, 루이사 또한 다른 이를 찾아낸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예술의 하모니가 인생의 굴곡을 끌어안아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집, 학교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했던, 어린 영혼들이 본인들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고자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대항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에 눈물이 마를새가 없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지독한 폭력과 복잡한 감정들이 흘러넘쳤다. 여리고 작은 영혼들이 거칠고 비겁한 세상을 향해 서로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가는, 긴밀한 유대는 나를 뒤흔들었다. 이토록 연약하면서도 강인하고, 투박하면서도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니… 기적이다.




자신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칼을 드는, 최후의 수단밖에 없을 정도로 참담한 상황에서도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폭력을 단순히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작은 마을의 비겁하지만 견고한 외면을 무너뜨리면서 수치심과 연민을 느끼게 하였다. 그가 그리는 세상은 현실과 겹쳐지며 좋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게 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가 그리는 희망이 온 곳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사랑해. 그리고 너를 믿어."

어른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예술품에 가격표를 붙이지 않기를 바라는, 방귀에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이는 킴킴, 요아르, 테드, 알리, 루이사 그리고 피스켄과 같은 과다. 배우지 못했지만, 마음을 다해 서로를 돕고 지키고 사랑하고 믿으며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고 그 무한한 감동 안에서 행복을 영위하는, 아름다운 이들을 만나고자 한다면, 주저 없이 [나의 친구들]을 추천한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이야기의 해피엔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네가 해피엔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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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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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이하람 장편동화ㆍ양양 그림/ 창비어린이



댕--- 댕--- 댕---

정오에 종이 울리면 땅속 깊숙이 묻혀있던 비밀의 문이 열린다.


이하람 작가의 장편동화 <비밀의 종이 울리면>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잊힌 과거를 감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녹슨 철조망 울타리로 둘러싸인 '출입 금지구역' 솔개산 비밀 들판에서 벌어졌던 과거를 소환한다.






우찬이네는 4대가 솔개 마을에 사는 특별한 가족이다. 증조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49재를 치르는 동안 증손자 우찬이와 친구 태성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드론에 빠진 두 친구가 출입 금지구역인 솔비들에 떨어진 드론을 찾으러 들어갔다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모험은 80년의 시간을 거슬러 땅속 깊이 묻혔던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역사 속 사실을 주변의 진실로 마주한다면 어떨까? 특히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저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이웃, 가족이 짊어져야 했던 고통, 슬픔, 아픔이었다면 그 먹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찬과 태성이 또한 자신들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에 다다른다. 용기 있는 두 소년의 의지가 사라질 뻔한 진실을 밝혀냈다. '옛날 옛적'이 따라붙어 그저 떠나고 싶은 솔개 마을이었는데, 그 옛날 옛적을 직접 마주하려니 쉽지 않았다.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평생을 가슴에 묻어두다 삶 끝자락에 친구에게 용서를 구하는 왕 할머니의 통곡은 나라 잃은 국민의 설움이었다. 이하람 작가는 8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왕 할머니와 증손자를 열세 살 여름에 만나게 한다. 오늘의 열세 살과 과거의 열세 살이 만나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아픔을 위로해 주었다. 잊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기억해온 소녀를 그리고 사라진 소년들을 오늘의 후손들이 기억한다 약속했다.


비통한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나와 현실 속 친구가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라 울림이 더 크다. 아직도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순영 할머니의 자수 천이 많을 것이다.


솔개 마을에 새로 들어설 아파트 자리에 있던 인쇄공장, 그리고 인쇄공장 이전 방직공장.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진실을 두텁게 뒤덮고 만다. 솔개 마을의 비밀 또한 마을에서 홀로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이순영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영원히 어둠에 잠길 뻔했다.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까지의 여정을 숨 가쁘게 쫓다 보면 후손인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된다.


기억하다.


<비밀의 종이 울리면>는 먹먹한 감동이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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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원짜리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5
박수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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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원짜리 엄마/ 박수진 장편소설/ 다산책방




『백만 원짜리 엄마』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평범한 당연을 넘어선 평범한 필연을 그려낸 작품이다. 서로를 가족으로 선택한 아들과 엄마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일상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진심의 시간은 민찬이에게 평범을 선물하였다.


『백만 원짜리 엄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 시선 제압에 성공한 박수진 작가의 소설은 뚜렷한 눈매로 응시하는 야구복을 입은 소년이 그려진 표지로 우리를 맞이한다.

'첫 엄마'를 만나러 가는 민찬이. 민찬이 말대로 '처음'과 '엄마'의 조합은 흔치도, 비장하지도 않다. 첫 엄마, 마음 한곳이 찌르르 아려온다.

그렇다고 슬픈 이야기인가 하면, 절대!!! 아니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엄만호의 호흡은 우리를 울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갖가지 웃음과 다정하고 포근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이 두 남자의 동거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인류사의 근원적 질문을 관통하고 있다.

박수진 작가는 외할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고1 민찬이의 상황에서 무거움과 어둠 한 스푼을 덜어내고, 꿈과 패기 그리고 낭만 곱절을 더한다. 그리하여 이토록 다정하고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우리에게 주었다.


『백만 원짜리 엄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 시선 제압에 성공한 박수진 작가의 소설은 뚜렷한 눈매로 응시하는 야구복을 입은 소년이 그려진 표지로 우리를 맞이한다.

'첫 엄마'를 만나러 가는 민찬이. 민찬이 말대로 '처음'과 '엄마'의 조합은 흔치도, 비장하지도 않다. 첫 엄마, 마음 한곳이 찌르르 아려온다.

그렇다고 슬픈 이야기인가 하면, 절대!!! 아니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엄만호의 호흡은 우리를 울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갖가지 웃음과 다정하고 포근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이 두 남자의 동거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인류사의 근원적 질문을 관통하고 있다.

박수진 작가는 외할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고1 민찬이의 상황에서 무거움과 어둠 한 스푼을 덜어내고, 꿈과 패기 그리고 낭만 곱절을 더한다. 그리하여 이토록 다정하고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우리에게 주었다.


야구, 엄마, 첫사랑.

둘의 인연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 키워드로 이어져있다. '엄마'라는 존재의 결핍. 민찬이도, 만호 씨도 일찍 성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만호 씨는 진정한 엄마가, 가족이 되어주었다. 민찬이에게 돌아갈 이유가 되어주고, 울어도 될 만큼 아늑한 품이 되어주었다. 감정을 감추고 살아왔던 돌부처 민찬이를 서서히 달라지게 해주었다. 큰 아픔과 상처를 겪고도 누군가에게 그토록 편안하고 포근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주제를 아는 빈 수레.

비슷한 화상 흉터를 지닌 두 사람은 상대방이 감내해야만 했던 어릴 적 시간을, 슬픔을 헤아릴 줄 알았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누구도 속이지 않는, 진심을 지닌 그들이 이야기 속에서 반짝였다.

『백만 원짜리 엄마』는 혼자만의 공간에 다른 이가 들어와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호쾌하고 다정한 이야기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만호 씨 사이의 유대감은 깊은 안도감을 준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이 한 가지만은 아닐 게다. 각자가 정의하는 가족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한 관계였던 가족을 진정한 관계로 돌아보게 만든, 민찬이와 만호 씨는 누가 뭐래도 가족이다.


"괜찮아. 아들, 너무 잘 했어."



『백만 원짜리 엄마』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생동감 넘치는 대화로 독자와 호흡하는, 흡인력 강한 작품이다. 학창 시절의 풋풋함과 스포츠 세계의 치열함을 조화롭게 엮어내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매력과 개성이 넘쳐흘러 영상으로 제작되면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하는, 활기 넘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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