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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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밀의 종이 울리면/ 이하람 장편동화ㆍ양양 그림/ 창비어린이



댕--- 댕--- 댕---

정오에 종이 울리면 땅속 깊숙이 묻혀있던 비밀의 문이 열린다.


이하람 작가의 장편동화 <비밀의 종이 울리면>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잊힌 과거를 감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녹슨 철조망 울타리로 둘러싸인 '출입 금지구역' 솔개산 비밀 들판에서 벌어졌던 과거를 소환한다.






우찬이네는 4대가 솔개 마을에 사는 특별한 가족이다. 증조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49재를 치르는 동안 증손자 우찬이와 친구 태성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드론에 빠진 두 친구가 출입 금지구역인 솔비들에 떨어진 드론을 찾으러 들어갔다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모험은 80년의 시간을 거슬러 땅속 깊이 묻혔던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역사 속 사실을 주변의 진실로 마주한다면 어떨까? 특히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저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이웃, 가족이 짊어져야 했던 고통, 슬픔, 아픔이었다면 그 먹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찬과 태성이 또한 자신들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에 다다른다. 용기 있는 두 소년의 의지가 사라질 뻔한 진실을 밝혀냈다. '옛날 옛적'이 따라붙어 그저 떠나고 싶은 솔개 마을이었는데, 그 옛날 옛적을 직접 마주하려니 쉽지 않았다.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평생을 가슴에 묻어두다 삶 끝자락에 친구에게 용서를 구하는 왕 할머니의 통곡은 나라 잃은 국민의 설움이었다. 이하람 작가는 8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왕 할머니와 증손자를 열세 살 여름에 만나게 한다. 오늘의 열세 살과 과거의 열세 살이 만나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 아픔을 위로해 주었다. 잊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기억해온 소녀를 그리고 사라진 소년들을 오늘의 후손들이 기억한다 약속했다.


비통한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나와 현실 속 친구가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라 울림이 더 크다. 아직도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순영 할머니의 자수 천이 많을 것이다.


솔개 마을에 새로 들어설 아파트 자리에 있던 인쇄공장, 그리고 인쇄공장 이전 방직공장.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진실을 두텁게 뒤덮고 만다. 솔개 마을의 비밀 또한 마을에서 홀로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이순영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영원히 어둠에 잠길 뻔했다.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까지의 여정을 숨 가쁘게 쫓다 보면 후손인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된다.


기억하다.


<비밀의 종이 울리면>는 먹먹한 감동이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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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원짜리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5
박수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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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백만 원짜리 엄마/ 박수진 장편소설/ 다산책방




『백만 원짜리 엄마』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평범한 당연을 넘어선 평범한 필연을 그려낸 작품이다. 서로를 가족으로 선택한 아들과 엄마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일상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진심의 시간은 민찬이에게 평범을 선물하였다.


『백만 원짜리 엄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 시선 제압에 성공한 박수진 작가의 소설은 뚜렷한 눈매로 응시하는 야구복을 입은 소년이 그려진 표지로 우리를 맞이한다.

'첫 엄마'를 만나러 가는 민찬이. 민찬이 말대로 '처음'과 '엄마'의 조합은 흔치도, 비장하지도 않다. 첫 엄마, 마음 한곳이 찌르르 아려온다.

그렇다고 슬픈 이야기인가 하면, 절대!!! 아니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엄만호의 호흡은 우리를 울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갖가지 웃음과 다정하고 포근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이 두 남자의 동거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인류사의 근원적 질문을 관통하고 있다.

박수진 작가는 외할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고1 민찬이의 상황에서 무거움과 어둠 한 스푼을 덜어내고, 꿈과 패기 그리고 낭만 곱절을 더한다. 그리하여 이토록 다정하고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우리에게 주었다.


『백만 원짜리 엄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으로 시선 제압에 성공한 박수진 작가의 소설은 뚜렷한 눈매로 응시하는 야구복을 입은 소년이 그려진 표지로 우리를 맞이한다.

'첫 엄마'를 만나러 가는 민찬이. 민찬이 말대로 '처음'과 '엄마'의 조합은 흔치도, 비장하지도 않다. 첫 엄마, 마음 한곳이 찌르르 아려온다.

그렇다고 슬픈 이야기인가 하면, 절대!!! 아니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엄만호의 호흡은 우리를 울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갖가지 웃음과 다정하고 포근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이 두 남자의 동거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인류사의 근원적 질문을 관통하고 있다.

박수진 작가는 외할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고1 민찬이의 상황에서 무거움과 어둠 한 스푼을 덜어내고, 꿈과 패기 그리고 낭만 곱절을 더한다. 그리하여 이토록 다정하고 따뜻하고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우리에게 주었다.


야구, 엄마, 첫사랑.

둘의 인연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 키워드로 이어져있다. '엄마'라는 존재의 결핍. 민찬이도, 만호 씨도 일찍 성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만호 씨는 진정한 엄마가, 가족이 되어주었다. 민찬이에게 돌아갈 이유가 되어주고, 울어도 될 만큼 아늑한 품이 되어주었다. 감정을 감추고 살아왔던 돌부처 민찬이를 서서히 달라지게 해주었다. 큰 아픔과 상처를 겪고도 누군가에게 그토록 편안하고 포근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주제를 아는 빈 수레.

비슷한 화상 흉터를 지닌 두 사람은 상대방이 감내해야만 했던 어릴 적 시간을, 슬픔을 헤아릴 줄 알았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누구도 속이지 않는, 진심을 지닌 그들이 이야기 속에서 반짝였다.

『백만 원짜리 엄마』는 혼자만의 공간에 다른 이가 들어와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호쾌하고 다정한 이야기다. 아들 민찬이와 엄마 만호 씨 사이의 유대감은 깊은 안도감을 준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이 한 가지만은 아닐 게다. 각자가 정의하는 가족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한 관계였던 가족을 진정한 관계로 돌아보게 만든, 민찬이와 만호 씨는 누가 뭐래도 가족이다.


"괜찮아. 아들, 너무 잘 했어."



『백만 원짜리 엄마』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생동감 넘치는 대화로 독자와 호흡하는, 흡인력 강한 작품이다. 학창 시절의 풋풋함과 스포츠 세계의 치열함을 조화롭게 엮어내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매력과 개성이 넘쳐흘러 영상으로 제작되면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하는, 활기 넘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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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창비청소년문학 14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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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김민서 저/ 창비



'호구'가 바둑 용어라는 사실을 이 소설로 알았다. 드라마 '미생'처럼 바둑과 함께 인생을 묵직하게 그려낸 소설 『호구』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율의 시선] 김민서 작가의 신작이다.

가난해서 그저 웃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갉아먹는 고등학생 '김윤수'의 이야기다. 난쟁이 할아버지와 엄마가 가족 전부인 윤수는 당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주변의 어떤 소리, 무슨 행동에도 웃고 또 웃고 미안하다 또 미안하다 되뇐다. 그런 윤수가 여러 일을 겪으면서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스토리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자신의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살아가려고만 해서 무리하며 최선을 다하던 윤수가 돌고 돌아 비로소 '나'에 다다르는 여정이 김민서 작가 특유의 담백한 문장으로 그려진다. 기준이 없어 위태롭게 흔들리는 십 대의 혼란과 감정을 담담하지만 예리하게 써내려가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 그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건네는 삶의 이정표를 흘려듣지 않고 고민하는 윤수의 단단함이 좋았다. 삶이 고되니 그럴까 싶기도 했지만, 그만큼 삶의 의지가 충만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행위도 목적을 가지는데, 그 최종적인 목적은 행복이다."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삶은 행복한 순간이 많지 않다. 찰나이기에 소중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나고 나서야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윤수처럼. 할아버지와 엄마와 단란하게 보냈던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던지를 나중에야 깨닫는다. 그리고 고마워한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마음이 뜨거워졌다.

권력과 명예와 돈. 현실적이고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힘 있는 것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투영된 학교 교실 안에서 폭력과 욕설로 소모되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집단, 사회,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의 무게를 절실히 실감하였다.





윤수, 주온처럼 아무런 잘못 없이도 괴롭힘의 대상이 된 약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좇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권이철 패거리처럼 앞장서 그들을 괴롭히지 않았다고 해도 외면하거나 구경한 반 아이들은 잘못이 없는 걸까. 주온이 유일하게 친구라 여겼던 윤수만이 온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마주하고 인정하고 진심으로 온이도, 자신도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갈망했다. "너를 위한 순간을 살아."



"나는 너만 보면 막막 청춘이 된 것 같어.

일찌감치 죽었다고 생각했건만

이제 보니 청춘이란 짜식은

일평생 숨이 붙어있는 갑다."



윤수에게 모든 존재가 되어준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윤수는 더 열렬히 삶을 마주한다. 생존하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던 이 아이는 상실을 이겨내기 위해 헤매고 방황하는 순간에도 삶의 이유를 찾고자 묻고 또 묻는다. 기어이 자신의 답을 찾고 땅을 딛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윤수를 꼭 안아주고 싶다.


인생은 잃고 또 잃는 과정의 연속이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영원히 남아 있는 게 있다.

그건 돈도 아니고 힘도 아니고, 나.

아무것도 되지 못했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내가 될 것이다.



『호구』는 삶의 주체로서 자신답게 자유롭게 살아가는, 살아가고자, 살고 싶은 우리 모두를 비추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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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68
온선영 지음, 홍주연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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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온선영 동화ㆍ홍주연 그림/ 창비




아이가 채소로 변한다? 황당한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는 꿈꾸는 어린이를 힘껏 응원하는, 밝고 쾌활한 이야기입니다.







아주아주 중요한 일을 앞두고 '양배추'로 변해버렸다면 어떨까요? 정말 힘이 쭉 빠지는 일이죠. '왜 하필이면 양배추일까?'부터 숱한 질문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양현찬 군은 꿋꿋합니다. 축구를 향한 마음을 절대 접을 수 없는 아홉 살 현찬이의 분투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체육대회 축구 주전 선수를 뽑는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새파랗고 아주 딴딴한 양배추가 되어있었답니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키도 작고 달리기도 엄청 느리고 잘 넘어지기까지 하는 현찬이. 부모님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현찬이의 꿈을 그저 농담처럼 받아넘겨서 현찬이를 속상하게 했는데 이제 양배추까지 되어버렸네요. 진정 축구 주전 선수는 될 수 없는 걸까요?







온선영 작가는 '꿈'에 관해 어린이의 열렬한 마음과 자세를 공상 이야기 형식으로 진솔하고 진지하게 담아내고 있어요. 양배추가 되어서도 식을 줄 모르는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현찬이를 어느 누가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진심은 통한다! 잎이 너덜너덜해질지라도 축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온몸을 내던지는 현찬이를 응원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텃밭의 채소, 친구, 선생님, 가족 모두 힘겨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와 진심에 현찬이를 믿어줍니다.




'거 봐, 나 할 수 있잖아. 잘하잖아.'

"정말이었어. 진짜 하고 싶었던 거야…….

현찬아, 미안해. 엄마가 많이 미안해."



흔히 잘 하는 일을 장래희망으로 권하지만, 현찬이처럼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꿈꾸고 노력하는 이를 보면 어느새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죠. 온선영 작가는 주변의 목소리가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노력하는 현찬이를 통해 꿈꾸는 모든 어린이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찬이가 마음의 상처를 딛고 구르고 굴러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될 성싶은 꿈을 꿔야 편한' 거라는 말 대신 정말 하고 싶다면 현찬이와 서준이처럼 '안 될 거라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라고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꿈이라도 꿈꾸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래.

나는 너 믿어!

네가 꾸는 꿈, 응원할게!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노력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힘찬 응원과 단단한 믿음을 그려낸, 유쾌한 이야기입니다. 그 응원이 멀리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우리 같이 양배추를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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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밤
전지나 지음 / 거의동그라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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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밤/ 전지나 그림책/ 거의동그라미




그림책 <아무 일 없는 밤>

전지나 작가의 아주 오래전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외출을 하고 돌아왔던 어느 겨울밤의 기억. 전지나 작가 혼자만의 기억이 그림과 글이라는 몸에 동요라는 옷을 입고 우리 곁으로 왔네요.








<아무 일 없는 밤>에는 유년 시절의 나처럼 생각하는 아이와 지금의 나같이 믿는 어른 그리고 우리 모두를 보듬어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반짝반짝, 어둠 속 홀로 집을 나서는 아이 곁에 길잡이별로 머물며 인도해 줍니다. 그 다정한 마음은 엄청 센 바람이, 커다란 나무가, 깜깜한 밤하늘의 별과 달이 되어 아이가 혼자 걷는 그 길을 응원해요. 전지나 작가가 그려낸 밤의 공간은 지켜보는 이의 긴장을 그렇게 스르르 풀어줍니다.









잠에서 깬 어느 날 밤, 엄마를 찾아 나서는 아이.

두려운 마음을 훌쩍 뛰어넘어 깜깜한 밖으로 나가는 그 발걸음이 작은 발자국을 남깁니다. 그 작은 흔적이 뚜렷해서 귀엽고 대견합니다. 꿋꿋이 엄마를 찾고자 걸어가는 아이를 지켜보노라니 속마음이 궁금해집니다.


'무서워…,

엄마를 못 찾으면 어쩌지…,

재밌어…,

낮에 봤을 때와는 다르네….'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언덕을 오르고 골목길을 걷는지 아이 곁을 지켜주는 작고도 큰 존재는 알까요? 하늘의 북두칠성이 아이의 외출을 보고 길잡이가 되어 소복소복 쌓이는 눈길을 함께 걸어가 주니, 아이의 마음에 용기가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정작 자신은 길을 잃고 헤매지만, 차가운 길바닥에 버려진 작은 고양이를 챙기는 아이의 다정한 마음이 또다시 길을 인도해 줍니다.



"안녕, 왜 혼자 있어?

너네 엄마는 어디 갔어?

여기 있으면 추울 텐데…. 나랑 같이 갈래?"





아무도 모르게 혼자 외출하고 돌아온 아이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잠에 빠져듭니다. 자고 일어나면 엄마를 만날 거라는 믿음을 안고 말이죠.


한밤중 아이의 나 홀로 외출.

떠올리면 아찔한 생각을 전지나 작가는 이렇게 따스한 온기를 지닌 그림책으로 완성시켰습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 그 밤의 숨겨진 진실은 아이와 우리만 아는 비밀이 되었네요. 하지만 그 시간 덕분에 아이도, 엄마도 충만한 온기를 품은 것 같아요. 아무 일 없는 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오면 아이 마음의 지도는 더 넓어져 있겠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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