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16
함설기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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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상능력자/ 함설기 장편소설/ 창비교육/ 책깃



내가 폭발하자, 모든 세상이 달라졌다




혐오와 증오가 갈등과 분열을 향해 치닫고 있는 오늘날, '공존'과 '연대'에 관한 다정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 이야기를 만났다.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이상능력자]다. 함설기 작가는 '초능력'을 소재로 흡입력 강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SF 물이지만 두려움에 대한 인간의 극단적인 대처와 이를 이용하는, 이기적인 자들의 선동 등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 별다르지 않은 이야기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그 세계 속 인물들은 스스로에게 혹은 사회에게 무게 있는 질문을 던지며 제각각 답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걸까?

하지만, 언제나 다른 방법은 있다.



열일곱 살 채수안은 초능력자의 폭발 사고로 엄마를 잃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상실감과 외로움은 수안을 극단적인 '초능력자 강경 격리파'로 만들었다. 격리파의 구호와 유튜브 영상만이 자신의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해 준다는 생각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아픈 상처를 입은 수안에게 '우리'가 되었다.



"고마워하는 일도 연습이 필요해."




본인의 시각만이 옳고 바르다 바라보는 세상은 좁고 답답하기 마련이다. 수안, 호준처럼 외로운 나머지 극단적인 길로 빠져들 수 있다. 그러고는 문은 다 닫아버린 채 그저 앞으로 걸어나간다. 잘못된 방향인 줄도 모르고.


함설기 작가는 얼기설기 엉킨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나가듯 어긋난 관계를 제자리로 맞춰나갔다. '언제나 다른 방법이 있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혼란스럽고 외로운 수안에게 소중한 동료들을 이어주었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거라 외면했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이 툭 심장에 닿았다. 수안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우정과 예리를 만나 얼어붙은 마음은 어느새 사르르 녹고 진정한 '우리'가 되었다. 그 안에는 모든 진실이 담겨 있었다. 수안이 몰랐던 엄마가 걸어온 길, 지키고자 한 신념, 우정이 겪은 상실, 예리가 받아들일 수 없었던 능력과 통제자 그리고 아영과 호준의 상처와 불안, 외로움 그 전부가.


수안은 눈앞에 보이는 사실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사실 너머에 있는 진실은 의지가 있어야 마주할 수 있다. 수안 덕분에 호준도, 우리도, 세상도 알게 되었다.


초능력자에 의해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에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던 수안은 그토록 혐오하던 초능력자가 되면서 혼돈을 겪는다. 그러면서도 선한 마음으로 능력을 사용하여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 그리고 초능력자 친구도 사귀면서 두려움과 슬픔으로 혐오했던 '초능력자'를 각각의 사연이 있는 존재들로 생생하게 감각하게 된다.


일반화된 무리, 집단이 아니라 자신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누군가가 되면 우리는 좀 더 다정해질 수 있다. 이해하고 싶어지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이런 소소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할 수 없다는 쉬운 변명 대신 다른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과 시도가 '혐오와 갈등' 대신 '공존과 연대'의 길을 열어주리라.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선한 방향으로 진화해나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연대 이야기 <이상능력자>가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수안과 우정 그리고 예리의 진한 우정이 세상의 삐뚤어진 기준을 뒤집는, 그날을 기대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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