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 태조에서 순종까지, 왕의 사망 일기
정승호.김수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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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들은 죽은 정확한 병명이나 증상은 자세히 기술되어 있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종이 고기를 즐겨해 당뇨로 사망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태조 이성계가 우울증과 알츠하이머로, 성종이 대장암으로 죽었다는 것은 사료에서나 읽고 병명을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추론은 정확도가 높기는 하나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당시 의술은 어떤 병인지 몰랐기 때문에 덩어리가 만져 지거나, 눈으로 보이는 혹의 경우 대개는 많게도 종기라 칭했다고 한다.  성종의 하복부 작은 덩어리도 그랬으며, 중종의 소변을 보지 못하는 산증도 그랬다. 숙종 또한 엉덩이 종기가 나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조선의 왕들이 사망하게 된 이유를 두 저자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 일기] 등의 수 많은 고 문헌과 의학 서적을 참고해 이 책을 출간했다. 그 중에서도 죽음의 이유를 설명하며 끝을 맺는 조선의 역대 왕들의 이야기 중에서, 태종과 세종의 행동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태종 이방원에 의해 왕으로 추대 되었지만, 동생의 눈치를 보며 살았던 정종은 자신이 언제 방원의 손에 죽임을 당할지 몰라 항상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역사 속 사실이기도 한데, 저자는 정종이 "과인은 본래 병이 있어서 잠저에 머물 때부터 마음이 번잡해서 밤이 이슥하도록 자지 못했고 새벽에야 겨우 잠이 들어 늦게 일어났다. 그래서 여러 숙부와 형제들이 게으르다고 했다." 라는 말에서  불면증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봤다. 정종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인한 설사병도 있었다.


 특히 정종의 사후 이야기는 세종의 이미지(?)를 조금은 달리 생각하게 한다.  정종이 죽고 사후 3년 국상을 치뤄야 하는 것이 예법인데, 정종은 13일 만에 소상을 치렀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저자는  정종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부자 (태종과 세종)가 고기를 먹기 위한 변명이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25개월 만에 치르는 대상도 25일 만에 상복을 벗었다고 하며, [정종실록] 또한 태종이 세상을 떠난 후에 편찬할 수 있었다는 것만 보아도 가늠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하륜의  한마디( 정종은 기생한 왕이었다.)가 정종을 평가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정종은 세상을 떠난 후 묘호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럴거라면 태종이 처음부터 왕을 하지 그랬나 싶다. )이 부분은 태종과 세종의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한편, 과도한 성생활은 세종과 성종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 듯 보이나, 어진 성군의 대명사인 세종은 사실 그의 아버지 태종과 같이. 여색을 즐겼다고 한다. 세종이 임질(성병)로 고생했다는 것은 그의 증상을 읽으면 알 수 있다.  " 심신의 기운이 하초에 몰려 오줌 길이 꽉 막혀 까무러치거나 찔끔찔끔 그치지 않는 증상이다" 세종이 18남 4녀 를 둘 만큼 많은 성관계로 이질이나 피부병, 종기와 같은 성인 성 질환을 앓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역대 왕들의 죽음의 이유를 알기 위해서, 왕들의 운동량, 식습관을 확인하고 그들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이는 조선 역사의 사건을 연결해 확인할 때 이해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읽기 좋다. 


한국사의 큼직큼직한 사건은 결국 왕이 죽음을 당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왕이 죽은 사망 일기는 그 안에서 파생되는 보건, 인물, 의학을 예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왕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에 대한 질문과 답으로 시작하는 한국사 책이다. 새로운 구성의 책이 한국사를 얼마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줄지는 책에서 확인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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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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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하다( 글이나 말, 곡선 따위가 거침없이 미끈하고 아름답다)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작가 캐럴라인 냅, 그녀의 글은 "명랑한 은둔자" 를 처음 접하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두 번째로, 2003년 적품이 근 20년이 지나 한국어 판으로 출간되었다. '명랑한 은둔자' 속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꼭 첫 번째로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었더랬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에 알림 문자도 신청해 놨는데, 이렇게 반가울수가!!



그녀의 작품 제목은 [욕구들] 이다. 무슨 욕구를 말하는 거지? 라고 생각했다면,  "식욕은 내 모든 부수적 괴로움을 끌어다가 걸어두는 걸이이며 ( 나 자신과 수 많은 여자들의) 내면에 흐르는 모든 강의 출발지인 바다다." 라는 표현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굶기 강박으로 사흘 내리 다른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직 그것, 코티지 치즈와 쌀 뻥튀기 만을 먹었던 캐럴라인 냅, 타고나기를 마른 체형이었음에도 거식증의 식사 장애가 생겨나기까지 ,, 그런데 나는 왜 그녀가 치즈를 표현한 말에서 김치생각이 났을까.



속살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도록 구운 두꺼운 브리치즈나 진하면서도 실크처럼 부드럽게 발리는 크림치즈 같은 것, 우리 문화권에서 치즈와는 맥을 같이 하고 있는 빨간 고추 가루 양념에 배추의 가장 맛있을 때 나는 그것, 김치는 어쩌면 캐럴라인 냅이 말하는 배고픔을 초월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음식을 섭취할 때 치즈가 생각나듯, 나에게는 그것이 김치였는지 모르겠다. 이처럼 그녀의 굶기와 소량으로 먹는 음식 이야기는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녀가 최대한 적게 먹거나 굶기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여성들의 다이어트는 숙명 이라고는 하지만, 24살에 41KG이라니 , 이후에 그녀의 몸무게는 가히 놀라울 정도로 줄어든다.  배고픔을 초월할 수 있었던 그녀의 강박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그녀는 천천히 생각해 본다. 어쩌면 쌍둥이 언니보다 600그램 가벼웠음에도 인큐베이터 안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했으며, 유모가 아프고 약한 존재였던 자신에게 우유를 묽게 탄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볼 정도로 그녀의 몸무게에 대한 강박은 생애 초기의 이런 경험이 얼마나 성인이 되어서 변화를 주게 되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릴 적 경험은 충분히 심리적 결함 혹은 트라우마로 연결된다는 것을 우린 이미 많이 알고 있다.



page.78.79
조용하지만 끈질긴 이런 불안, 모기의 잉잉거림처럼 성가신 내면화 된 경고가 그날 호텔 브런치의 기억이 내게 그렇게 오랫동안 들러붙어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주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녀의 유려한 글은 정신의학자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의 예술성과 심리학적 생각을 반반씩 닮은 듯 하다. 그림을 그리는 손이 글을 쓰는 손이 되고, 정신학적인 지식이 내면화된 심리로 발현한 것 같다고 할까. 서로 싸우진 않았지만 포옹하지도 않았던 무던한 가족들. (어쩌면 무던한 가족이 더 편안할 지도 모른다.) 



소설을 쓰며 글의 주인공들을 엮어 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다르게, 자신의 생리적 욕구 (이 책에서는 당연히 먹는 것) 를 이렇게나 심오한듯, 덤덤하게  표현하기란 쉬운 게 아닐 것이다.  우울한 마음이 배고픔으로 연결되어 폭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먹지 않고 굶는 것으로 발현되는 작가와 같은 사람도 있다. 나는 전자이긴 하지만, 누군가와 이별하거나 이상과 현실에서의 괴로움으로 음식을 거부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캐럴라인 냅은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의식의 흐름대로 연결되는 글들은 어렴풋하게 상기되는 기억들을 꺼내주기도 하고, "나도 그랬었는데" 하는 동질감을 느끼게도 해준다. 단순히 "굶기"를 원하는 그 "욕구"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여성들의 고민들과 사회문제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있는 이 자리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준다는 점에서도 책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더 넓어진 생각과 주제에 대한 발상은 여성의 관계에서 오는 부재와 함께 심리를 읽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역시 이 책을 읽길 너무 잘했다. 나에게 몇 명 안되는 꼭 읽어야 할 작가의 이름을 뽑으라면 단연 캐럴라인 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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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 코딩 0교시 - 대세는 국영수코! 교과서보다 먼저 만나는 첫 코딩 꿈꾸는 10대를 위한
줄리 스웨이 지음, 임성국 옮김 / 프리렉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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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인터넷 IT 관련 도서는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도서 구매 여부가 달라지는 것 같다.  특히 책의 난이도가 같고, 금액도 비슷하다면, 당연히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부분에 시선이 가기 마련인데, 이 책의 난이도는 입문자를 위한, 동영상 강의를 유튜브로 제공하고 있다.




파이썬 코딩 0교시 :   https://www.youtube.com/c/EVENTIA77/videos







국어와 영어 그리고 컴퓨터(코딩) 은 이제 10 대 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나는 왜 수학을 빼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 등을 보면, '국영수코!교과서보다 먼저 만나는 첫 코딩' 이라고 부제를 달았다.)  2015년에 개정 교육 과정으로 공교육에 코딩 교육이 도입되면서 그 난해하지만 어려워 보이는 코딩 공부는 습관만(?) 들이면 아이들이 배우기에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은 동영상과 함께 이해를 도와주는 이론이 빼곡하게 설명되어 있어, 이론을 이해하며 코딩을 해보고, 마지막 확인을 위한 퀴즈를 풀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아이들에게 좋은 입문서이다.)  





엑셀의 VBA의 매크로 문을 배웠다면 파이썬의 입력 형태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따른 연산자 IF문과 OR, NOT은 논리 연산자로 명령문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실행문 중 하나이다. 디버깅과 테스트, 자료형, 주석달기, 순서도는 물론 여러가지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한다.



파이썬의 계산 형식은 어렵지 않아, 개발자 언어 중에서 독학으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드의 순서와 형식을 외워야 한다는 것에 어려운 점은 있지만, 형식의 쓰임을 알게 되면 파이썬과 구동을 같이 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입문서로 선택하기 좋아 보인다.( 책의 페이지에 맞춰 실습 해야 하는 것과 달리 동영상 강의는 조금은 빠르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특히 나 유용해 보였다.) 공부를 접고 쉬어갈 때 읽어볼 만한 내용인 [알아두면 쓸모있는 팝업노트]도 기본이 되는 중요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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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원하는 회사 직원이 바라는 회사 - 회사도 발전하고 연봉도 오르는 노사 문제 해결 방법
산군 지음 / 라온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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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 사장의 노동 심리를 인문학적 소양으로 풀어놓은 이 책은 노무사이자 심리학을 취득한 작가가 여러가지 사례와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노동법에 대한 법적 부분의 설명은 없으며, CEO와 직원이 조금 더 이익을 창출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과 심리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를 테면, 성과 측정을 위해 직원들은 성과를 내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좋으며, 상사가 직원의 실수를 확대하는 초킹 현상(꾸지람을 들으면 몸이 움추려 드는 현상)을 직원이 느끼게 되는 경우, 실제 유능한 직원이 무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인식들, 그러니까 이미 조직에 오래있었던 사람은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저자가 말하듯 직원의 지식과 경력은 그가 다니는 회사에만 적합할 뿐 다른 곳에선 도무지 써먹을 길이 없다.), 대기업 평균 근속이 10년이며, 일반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연봉에서 큰 차이를 보이듯, 월급으로는 경제 생활이 어렵다는 것 등은 이미 많이 인정되는 사실이다.



따라서 조직에 있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투잡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사장의 입장에서는 회사에 집중하지 않는 근무 태만을 이유로 노무적인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업과 배임, 대체를 소재로 한 설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이미 많은 스타트업에서 이런 문제를 앓고 있다고 하니, 책을 읽게 되는 입장이 사용자의 입장이라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일 것이다.



잭과 해나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에서 에릭이라는 프로그래머를 뽑았는데, 에릭이 일부러 해고 당하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을 자신만 알아볼 수 있도록 복잡하게 설계한다.  이는 회사에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는 직원을 해고 시킬 수도 없고, 이 직원을 대체할 인적 자산을 채용할 수도 없다는 것을 뜻하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위의 이야기는 실제 일어난 일과 비슷한 예시를 두어 설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도 발전하고 연봉도 오르는 해결이 되는 답은 어떤 게 있을까.?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초신뢰 조직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신용카드 결제 대행사 '그래비티 페이먼츠'의 사례를 든다. 카드 회사의 CEO는 열악해진 경영난에 자신의 임금을 100달에서 7달러로 최저임금 수준으로 받겠다고 선언했고, 그 남은 연봉을 직원들에게 주기로 보장했다. (한국의 기업을 포함,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파격적인 방안이다.) 회사 임원 진의 반발이 있었지만, 이후 카드회사는 5년 만에 업계 고용 유지율이 67%  상승하고 예전의 매출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경영 매출 하락에 직원들의 자진적인 임금 삭감과 반납으로 인한 기업의 위기를 타계한 대표적인 예시가 되고 있다. 현재 이 카드 회사의 CEO '댄 프라이스'는 미국 경영의 신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사례는 그만큼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할 때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책은 총 6장 파트에 걸쳐 심리적 노사 문제와  해결 방안을 말하고 있다. 심리적인 방안으로 접근한 노무.노동법의 설명은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인다. 이해관계를 좁혀 좀 더 성공적이고 능동적인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가볍게 읽을 책으로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일 독 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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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 큐레이터 첼리스트 윤지원의 명화X클래식 이야기
윤지원 지음 / 미술문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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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가면 클래식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림을 감상하는데 더 없이 좋은 음악이 클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악과 미술은 예술적인 성향이 같기 때문에 시대가 흐르며 선호하는 미술의 감각은 동일하게 흐른다.



책의 모든 그림은 필자가 하나도 빠짐없이 설명하고 있다. 너무도 잘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품 <우는 여인>을 보며, 화가 세잔에 의해 시작된 그림의 접근법이 개념 예술이 발전했음을 알게 된다. ( 파블로 피카소는 4차원의 그림을 2차원으로 그린다.) 세잔이 마치 "그린다는 것은 대상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화폭에 담는 것이다" 라고 했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피카소의 그림은 작가 스스로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감각적인 느낌의 피카소의 그림과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두고 우리는 표현 주의의 그림이라고 한다. 이를 테면 폭발할 듯한 감정을 머릿속에서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뭉크의 <절규>도 표현 주의의 대표 작품이라고 한다.




아마도 표현 주의의 정의를 간단히 글로 설명했다면, 그 의미를 오래도록 기억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웠을 테지만, 그림을 보며 설명을 읽으니, 훨씬 재미있고 뜻이 선명하게 들린다. 그리고 그 당시의 유행했던 음악을 연결해 듣노 라면, 바로크 낭만주의, 인상 주의 등의 시대 별 예술 작품이 연상되는 신비한 경험까지 하게 된다. 각 챕터가 시작되는 이야기의 서두에는 QR코드가 있다.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훨씬 시대가 잘 읽힐 뿐 아니라 예술적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다.




미술 작품을 보면서 그림체와 분위기 표현 방식을 보면, 유독 눈길이 가는 작품이 있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책 속 작품을 보고, 내가 선호하는 예술 작품이 낭만주의와 표현 주의 작가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낭만주의의 카라바조 <의심하는 토마>와 피에르 파델의 <베르사유 궁전>은 그 그림의 극적인 표현에 오래도록 시선을 두게 된다. 표현 주의의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은 역시 세부적인 이미지의 연상으로 회화적인 그림의 묘미를 보여준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개념을 작가가 어떻게 그려 표현해 냈을 지를 먼저 생각하고 감상하면 작가의 시대적 상황을 관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완독하고 보니, 예술 작품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때 선전미술, 즉 프로파간다 라고 한다는 것, 이탈리아에서의 오페라 인기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남성 성악가 (남성 거세가수를 카스트라토 라고 부른다) 들이 높은 음역을 내기 위해 거세를 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음악과 미술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몰랐던 지식을 더해 알아간다는 것은 큰 재미와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작가의 독특한 이력 첼리스트이자 큐레이터인 작가의 이 책이 다소 두껍지 않아 아쉬웠던 것은 그만큼 책이 재미있게 읽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작가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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