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빼고 주문하신 회계 나왔습니다 - 어려운 용어도 단숨에 깨치는 기적의 회계상식사전
정소라.홍지연 지음 / 현대지성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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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회계라고 하면 숫자부터 떠오르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숫자보다 단어에서 더 어려움을 느낀다. 차변이 어느 쪽인지, 현금성자산은 현금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는 채로 일을 먼저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신입이었을 때는 이렇게 풀어주는 책이 별로, 아니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모르면 선배 눈치를 보며 물어보거나, 관련 책들을 주구장창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회계사무소나 경영지원팀, 회계팀, 세무팀에 막 들어간 20대 초반 신입이 읽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계를 아예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책의 구성은 늘 같은 방식이다. 용어와 한자, 그 한자를 한 글자씩 뜯어 훈음 풀이를 한다. 한자의 음을 쪼개놓으니까 외우기가 훨씬 쉬워진다.



매출원가는 국밥집이 예시가 된다. 한 그릇에 1만 5,000원인데 원가가 1만 4,000원이면 실제로 남는 건 1,000원이라는 식이다. 선입선출법은 장을 보고 와서 냉장고에 이미 있던 식재료를 깜빡하고 또 샀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그러면 보통 먼저 산 것부터 먹게 마련이라는 거다. 고정비는 "가게 문을 닫아도 월세는 꼬박꼬박 나간다"는 한 문장이면 끝나고, 변동비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팔 때 드는 원두, 컵, 빨대, 우유로 설명한다. 책의 어려운 용어를 읽기 전에 실생활의 장면이 떠오르니까 훨씬 쉬워지는 거다.



1장 계정과목과 분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회사 건물 벽이 낡아서 페인트칠에 200만 원을 썼다면 장부에 어떻게 적을까 하는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가계부라면 "페인트칠비 200만 원"이라고 쓰면 되지만 회사 장부는 외부 이해관계자가 보기 때문에 그걸로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차변에 수선비 2,000,000, 대변에 현금 2,000,000을 적는 표가 나온다. 계정과목은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 다섯 갈래로 나뉜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정리해준다. 회계를 처음 보는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분개인데, 가계부와 비교해서 시작하니 벽이 한 단계 낮아진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회계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하는 용어를 확실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익잉여금은 이름만 보면 회사가 쌓아둔 현금 같은데, 그 이익으로 건물을 샀을 수도 있고 배당으로 내보냈을 수도 있으니 현금과는 다르다고 한다. 매출원가도 그렇다. 올해 공장에서 100만 원을 들여 제품 100개를 만들었는데 60개만 팔았다면, 매출원가는 100만 원이 아니라 60만 원이고 남은 40개는 재고자산이라는 것이다. 현금성자산은 취득 당시 만기가 3개월 이내여야 해서, 1년 만기 정기예금은 결산일에 만기가 석 달 남았어도 단기금융상품으로 본다. 주식은 바로 팔 수는 있어도 가격이 오르내려서 빠진다. 이런 건 정의만 외워서는 헷갈리는데 이유까지 붙여주니 기억에 남았다. 신입 때 이런 걸 누가 이유까지 설명해줬다면 훨씬 덜 헤맸을 텐데 싶었다.



실무 이야기가 섞여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후입선출법은 국제회계기준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는 허용되지 않지만 미국회계기준이나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쓰는 기업은 쓸 수 있다고 한다. 시험 대비서였다면 빠졌을 이야기인데,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 기준을 쓰는 곳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이 온다.



*현금성자산: 취득 당시 만기 3개월 이내, 가치변동 위험이 경미한 금융상품
*이익잉여금: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 등으로 나가지 않고 회사에 누적된 금액



아쉬운 점을 하나만 꼽자면(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장으로만 풀어쓴 항목은 좀 빡빡하다. 현금성자산이 그랬다. 3개월 기준, 1년 만기 예외, 주식이 빠지는 이유가 한 단락에 이어져서 읽다가 앞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읽었던 것 같다. 기준에 대한 구분은 표가 있으면 좀 더 이해가 빠르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회계 관련) 회사에서 사용하는 낯선 단어를 하나씩 익숙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이런 책이 계속 새로 나오고 리뷰로 다듬어지는 걸 보면, 내가 신입이던 때가 자꾸 생각난다. 막 들어온 후배한테 <일단 이거 먼저 읽어보라>고 건네줄 만큼 좋은 책이다. 소장할 만큼 좋은 책이라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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