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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리더 수업 -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시스템 설계자의 탄생
윤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팀 비만도 자가 진단>에서 웃음이 나왔다. 점심 메뉴 정하는 데 10분 넘게 토론하면 해당된다는데, 요즘 익숙한 장면이다. 이 진단에는 체크 항목이 5개 있다. 회의 소집에 이틀 넘게 걸리고, 회의에서 말 한마디 없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고, 상사가 "저 친구 요즘 뭐 하지?" 해도 바로 답을 못 하고, 문제가 생기면 원인 제공자 찾는 데 하루가 넘게 걸리고, 점심 메뉴도 10분 넘게 토론하는 경우다. 이 중 3개 이상이면 팀이 너무 커서 비효율이 생긴 거니까 당장 쪼개라는 얘기다. 다만 12명 넘으면 6명씩 나누라는 건 좀 단호해 보인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텐데 숫자를 너무 딱 정해놔서 이 부분은 반만 믿기로 했다.
96쪽의 <질문하지 않는 팀원은 위험하다>는 정말 공감 가는 부분이다. 상사가 일을 시켰는데 부하 직원이 "이걸 왜 해야 하나요?" 하고 이유를 물으면, 상사가 시키는 대로 안 하고 말대꾸한다며 반항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한국 회사에 꽤 있다. 책은 그 질문이 반항이 아니라 <영점 조준>이라고 하는데, 이 표현이 세서 책 덮고도 계속 생각났다.
영점 조준은 총 쏘기 전에 조준한 곳과 총알이 맞는 곳을 맞춰두는 작업인데, 이걸 안 하고 쏘면 열심히 쏠수록 계속 빗나간다. 그러니까 "이걸 왜 해야 하나요?"는 하기 싫다는 말이 아니라 과녁이 어딘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오히려 아무 질문 없이 "네, 알겠습니다" 하고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있다. 이 책은 눈치를 타고난 감으로 안 본다. 질문 한 줄로 바꿔놓는다.
그 한 줄이 Read-Back이다. 수술실에서 의사가 약물 용량을 외치면 간호사가 소리 내어 복창한 다음에 투여하는데, 회사에서도 똑같이 하라는 얘기다. 나쁜 예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뭘 하겠다는 건지 서로 모름)"인데 괄호 속 말이 너무 웃겼다. 진짜 모르는데 그냥 알겠다고 대답한 적 솔찍히 있었다.

진짜 핵심은 여기다. 상사 마음을 읽으려고 애쓰지 말고, 상사가 자기 입으로 우선순위를 말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근데 뒤에 붙은 상사 분석 캔버스(과업, 불만, 혜택, 세 칸)는 5분이면 팀원끼리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질문 하나만 써먹어도 인간관계 활용도 면에서는 가치가 높지 않나 싶은 게... (이건 내 생각이지만) 상사의 불만을 없애면 필요한 사람이 되고, 성과를 만들어주면 유능한 사람이 된다는 문장도 뇌리에 박히는 말이다.
신뢰를 능력과 의도 그리고 일관성 세 기둥으로 나눈다. 팀원 이름을 X축 능력, Y축 의도에 하나씩 올려보라는데, 일관성은 갖춘 걸로 치고 두 축만 쓴다. 이 세 기둥 자체는 온라인 채용사이트에서 자주 보던 얘기라 새롭지 않았다. 다만 사분면마다 처방이 달라지는 건 평가에서 끝나지 않아서 그 부분은 좀 달랐다.
그리고 일관성 얘기는 상사가 어제는 웃으며 넘어간 일에 오늘은 불같이 화내면, 팀원은 뭘 기준으로 움직여야 할지 몰라서 신뢰가 깨진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런 상사가 있었다.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바람에, 통화 내용을 녹음해둔 적도 있다.
그런데 책은 팀장 입장에서 팀장이 해야 하는 일에 맞춰진 부분이 많다. 리더가 팀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라서, 팀원 입장인 나는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싶은 순간도 솔직히 있었다. 이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