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인형 놀이
마이크 오머 지음, 공보경 옮김 / 북로드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띠지가 보통처럼 가로로 두르는 게 아니라 세로 라인으로 딱 붙어 있어서 서점에서 봤으면 한 번 더 눈이 갔을 것 같다. 제목이 침묵의 인형 놀이인데 표지 디자인도 그 느낌을 살려서 조용하면서 서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배경은 인디애나의 작은 마을 베설빌. 인구가 5천 명 조금 넘는 정도라 다들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는 동네다. 여덟 살 캐시 스톤이 집 마당에서 사라진 건 엄마 클레어 스톤이 잠깐 주방에서 눈을 뗀 사이였다. 그리고 15개월. 자식이 실종된 일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에서 오는 서로의 원망이 부부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캐시는 어느 밤 맨발에 찢어진 잠옷 차림으로 인형을 안은 채 도로를 걷다가 지나가던 사람에게 발견된다. 살아 돌아온 건 분명 기적인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캐시가 말을 하지 않는다. 학교도 못 가고 엄마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클레어의 학창 시절 친구이자 아동심리치료사인 로빈 하트에게 상담을 맡긴다.



로빈은 인형의 집과 모래상자를 이용해서 놀이 치료를 시작하는데, 캐시가 조커 인형으로 다른 인형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장면을 반복해서 연출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그 방식이 최근 일어난 실제 살인사건들의 수법과 겹친다. 1년 넘게 사라졌던 아이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게 말로는 기적이지만, 실제 부모 입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게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아이는 모노폴리 인형을 물통에 거꾸로 넣고, 흔들거나 인형을 모래 상자에 묻고 다시는 꺼내지 않았다. 아이가 그냥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본 걸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로빈은 이 의심을 안고 형사 너새니얼 킹에게 연락한다.



여기서 로빈이라는 인물이 나는 좀 인상적이었다. 그녀도 이혼했고, 유산을 겪었고, 자기중심적인 엄마 밑에서 여태 눈치를 보며 살아온 사람이다. 캐시를 치료하는 동안 로빈 자신의 오래된 문제도 같이 건드려진다. 이 부분이 사건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자체보다 더 마음에 남을 것 같았다.



과거와 현재가 계속 교차되면서 범인 시점까지 섞여 들어가다 보니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인지 계속 의심하게 됐다. 후반에는 공범의 존재까지 드러나는데, 전혀 예상 못 했던 인물이라 살짝 당황스러웠다. 다만 범행 동기 쪽은 완전히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초반부터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범인 찾기보다 캐시와 로빈, 두 사람이 회복해가는 쪽에 더 눈이 갈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