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디지털 기기의 유혹과 과잉 자극은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는가
리처드 사이토윅 지음, 김광국 옮김 / 알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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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조지워싱턴대에서 신경과 교수로 있는 리처드 사이토윅이라는 사람이 쓴 책 [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는 현재 오늘의 책으로 주목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 뇌 설계도는 수억 년째 거의 그대로인데 기술은 그새 1000배 넘게 앞서갔다는 주장과 함께 예시와 사례를 다룬다.


앞부분은 뉴런 발화 속도, 척추동물 뇌구조 등의 뇌과학의 기본을 알려준다. 읽다보니 버라이존 광섬유 속도랑 내 뇌 처리속도 비교하는 데서 갑자기 눈이 커졌다. 7100만배. 이 숫자 하나를 보고 아 그래서 내가 유튜브 알고리즘때문에 밤을 새게 되는 구나 싶었다.


컴퓨터는 낡은 부품을 버리고 새로 만들면 되지만, 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냥 옛날 구조를 그대로 둔 채로 그 위에 새 기능만 자꾸자꾸 얹는 식으로 뇌는 커왔다는 거다. (책에서는 이 부분을 점진적 축적이라 말한다.). 그러다 보니 화면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 뇌가 어떤 것에 약한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딱 그 부분을 노려서 화면을 만든다. 근데 우리 뇌는 아직도 옛날 사람처럼 반응하니까, 그런 화면을 보면 자꾸 눈이 가고 손이 간다.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멀티태스킹 얘기가 나온다. 우리는 흔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멀티태스킹처럼 보여도 사실은 이 일 했다가 저 일 했다가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 것뿐이다. 그다음에는 아이들이 스크린을 오래 보면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들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는 연구도 나온다. 다만 이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얘기는 아니라서 논란이 좀 있다고 한다.








멀티태스킹 파트를 보면, 나는 평소 사람마다 멀티가 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는 이어폰 끼고 팟캐스트 들으면서 메일을 쓰면, 둘 다 반쯤 놓친 적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저자는 이게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가 애초에 그렇게 생겨먹지를 않았기 때문이라는 거다. 책에서는 스탠퍼드의 클리퍼드 나스라는 교수 실험 얘기가 나오는데 멀티태스킹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필요없는 정보 걸러내는 능력이 형편없더라는 결과가 있다고 한다. 근데도 본인들은 자기가 잘한다고 끝까지 믿더라. 이 부분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뇌로 들어오는 정보의 85퍼센트가 눈을 통해 들어온다는 것도 새로웠다. 정지신호 앞에서 딴짓하다가도 신호 바뀌는 순간은 귀신같이 알아채는 게 다 <정향 반사> 라는 건데, "석기시대 조상들한테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보다 시각적 변화가 훨씬 급박한 경고였다" 는 설명을 읽으니 왜 화면 켜지는 순간 손이 먼저 가는지 좀 이해가 됐다.


*정향 반사: 새로운 자극이 나타나면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그쪽을 향해 시선이나 몸이 돌아가는 원초적인 반사 반응


그리고 부모가 스마트폰 보느라 아이랑 눈을 못 맞추는 얘기가 나오는데 최근 TV에서 부모가 일찍이 아이들 손에 핸드폰을 쥐어줬을 때의 영상이 떠올랐다. 책에서는 부모의 문제점을 다루는데, 개인적으로 부모보다는 아이들이 빨리 접하는 스마트폰이 더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이스라엘 소아신경학자가 진행한 실험을 얘기하는데, 아이가 발달검사를 받는 딱 10분 동안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넣어두라고 했는데도 부모들 손이 몇 번씩 갔다고 했다. 근데 진짜 더 걱정이었던 건, 언어나 운동발달이 늦은 아이일수록, 그 부모가 스마트폰을 더 많이 봤다는 결과였다.






뒤쪽 챕터는 스크린 노출이랑 자폐 비슷한 증상을 연결짓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이게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로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라고 여러 번 말한다. 그런데 문장 톤 자체는 꽤 확신에 차 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에 자폐 진단 비율이 30배나 늘었는데, 이 시기가 미국에서 TV가 집집마다 퍼진 시기랑 겹친다는 거다. 루마니아 고아원 아이들을 연구한 잠피르 박사 사례도 소개되는데, 하루 4시간만 스크린에 노출돼도 자폐랑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육아하는 친구가 이 챕터만 읽으면 진짜 불안해질 것 같다.


그리고 소아과 학회에서 나온 연령별 스크린 노출 기준표는 실용적이라 괜찮았고. 결정적 시기, 정향 반사, 희소 부호화 이런 용어들이 계속 나오는데, 책에서는 바로 관련 용어를 하단에 설명해 주고 있어서 좋았다.


다 읽고 나니 스마트폰을 잠들기 직전에까지 켜두고 잠드는 습관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며칠이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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