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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풍요의 시대 - AI와 인류의 미래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AI는 점점 발전하고, 인류는 어떻게 변화될까. 그런 궁금함에서 읽기 시작한 [초풍요의 시대], 이 책은 다트머스 워크 숍(1956년 AI 연구가 본격 시작된 회의) 얘기도 다루는데, 술이 취한 뱃사람 낙서 비유를 하며 설명한다. AI가 쭉 직선으로 발전한 게 아니라 마치 술에 취한 뱃사람이 비틀거리며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가 주저 앉고, 다시 방향을 틀듯, AI 는 불규칙하게 발전했다는 거다.
또 신경망이 한동안 죽었는데, 그걸 딥러닝의 대부라 불리는 제프리 힌턴이 다시 살리고, 알렉스넷 (2012년 이미지 인식 대회를 압도적으로 이긴 딥러닝 모델)이 이미지넷을 쓸어버리면서, 점점 발전한 AI, 이 내용을 읽으면 그냥 포기할 수도 있었는던 부분을 끝까지 붙잡은 사람들의 집념이 대단해 보인다. 요즘 GPU가 게임용에서 갑자기 AI 핵심 부품으로 바뀜으로써 엔비디아의 주가가 오른 걸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묘하기도 하다.
챗 GPT 얘기가 나올 때는, 2023년 말에 처음 써본 GPT의 기술과 지금 더더욱 발전한 인공지능의 학습을 다시한번 느끼게 했다. 그 순간을 다시 설명해주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뭐 어쨌든 <인터페이스 순간> 이라는 표현은 맞긴 하다. 아이폰 터치스크린이랑 비슷한 게 맞으니까.
다음으로는 일론 머스크와 레오폴드 아센브레너(AI 안전 연구가) 의 얘기가 나온다. 2030년에는 인류 전체의 지능을 AI가 넘어선다고 한다. 나는 그게 그렇게 빨리 올까 싶다. 일단, AI의 할루시네이션을 확실하게 잡아야 인류의 지능을 따라 잡는다는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재 AI는 아직도 실수를 드라마틱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AI의 계산 자원이 6개월에 10배씩 는다는 건 맞을지 몰라도, 그 숫자를 그대로 지능으로 비교하는 건 좀 과한 생각 같다.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는 따라 잡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로봇 청소기 룸바에서 시작해서 테슬라 로봇 옵티머스까지 발전한 휴머노이드의 이야기는 재밌게 읽혔다. 책에서는 이 흐름이 〈스타워즈〉에 나온 작은 로봇 R2-D2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 로봇이 사람들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서 퍼져나간 걸 밈이라고 부르는데, 유전자처럼 아이디어가 복제되고 전달되는 현상을 말한다. 어린 시절 R2-D2를 보고 로봇에 빠진 사람이 나중에 실제로 아이로봇을 창업해서 룸바를 만들었고, 그게 결국 휴머노이드로 이어졌다는 거다. 영화 속 캐릭터가 현실 기술로 이어진 게 신기했다.
삼성전자의 로봇 청소기도 지금 쓰고 있는데, 이렇게 AI가 모든 단순한 일을 한다면 과연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더구나 일자리가 47퍼센트 사라진다는 통계도 있지 않나, 이제는 사람의 감정을 대하는 직업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더더욱이나 씁쓸하게 다가온다. 그 사이 공백이 있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탈멸종 파트는 완전 색다른 이야기다. 책에서는 이런 걸 <풍요의 한 형태> 라고 본다. 완전 새롭게 들리는 얘기다. 그냥 동물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생태계까지 복원된다는 거다. 1만 2천 년 전에 멸종한 다이어 울프를 유전자 편집으로 다시 살려서 늑대 새끼 세 마리를 태어나게 한다. 로물루스, 레무스, 칼리시라는 이름까지 붙여놓고 타임지 표지까지 장식했다는데, 이 동물들로 인해서 탈멸종 전문가. 인공 자궁 엔지니어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다는 거다. 근데 이게 정말 가능할까? 동물을 새로 복원하면, 다음은 인간이 아닐까. 조금은 무서워 지는 부분이다. 그러다 죽은 사람도 살려낼 지도 모른다.
책은 기술이 모든걸 해결해줄 거라 믿는다. 그러면서도 정치나 문화 장벽 얘기는 아주 얕게 훑는다, 그게 조금 아쉽다. 아무래도 AI가 침체기가 두 번 오면서 실패하다가, 늦게나마 각광(?) 받는 걸 보면 앞으로 제미나이나 그록이 더 똑똑해지면 이 책에서 말한 풍요가 진짜 내 일상까지 올지, 아니면 또 다른 겨울이 올지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