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유인원 - 폭력적인 침팬지와 다정한 보노보로 바라본 인간 본성의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빌리버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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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은 본래 악하다고 믿고 있다. 만약 법이 없다면, 인간은 짐승처럼 변할거다.  법도 도덕도, 결국은 감시라는 체제 때문에, 그리고 개인이 나쁜 짓을 하면 손해를 본다는 것 때문에 인간은 악한 짓을 안할 뿐이다. 그래서 읽게 된 책 [내 안의 유인원]은  오히려 내가 믿어온 쪽의 일부를 반문한다.


침팬지는 악한 인간을 대변하는 동물로 나온다. 싸움을 좋아하고, 힘으로 서열을 가르고, 자기 편이 아니면 가차 없이 밀어낸다.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나 싶다. 인간이 결국 그런 침팬지의 후손이라면, 지금의 세상은 그리 놀랄 것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서  침팬지와 가까운 친척인 보노보의 사례를 든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보노보를 잘 몰랐다. 이름 정도만 어렴풋이 들었지, 어떤 동물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침팬지의 한 갈래처럼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따로 분리된 종으로 본다는 보노보. 그 보노보는 침팬지와는 꽤 다르게 살고 있다.  싸움보다 접촉을 택하고, 긴장보다 화해를 택한다. 그리고 그 수단이 꽤 노골적인 성적 접촉이라는 점이 완전 새롭다.


보노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좀 민망해진다.  섹스가 번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관계를 풀고 분위기를 바꾸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글쎄 공감하기가 어렵다. 굳이 그 방식이 섹스여야 할까? 반면에 인간이 이 성을 얼마나 숨기고 포장해왔는지 생각하면.. 겉으로는 고상한 척하면서도, 속에서는 늘 본능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이 책은 보노보를 보면서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반대로 침팬지 장면은 훨씬 냉정하다. 낯선 개체를 보면 달려들고, 무리를 나눠 적으로 보고, 협동해서 공격한다. 이 대목은 솔직히 멀리있지 않는 것 같다.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지 않나?  읽는 내내. 전쟁도 그렇고, 편 가르기도 그렇고, 무시하고, 소외를 시키는 등의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는 순간 벌어지는 일들이 생각났다. 침팬지는 그냥 침팬지가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 같았다. 


이 책이 좀 달리 보였던 건,  보노보와 침팬지를 단순히 선악으로 나누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 다 인간 안에 있다.  친밀함도, 공격성도, 다정함도, 혐오도 한쪽에만 있지 않다. 결국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그래서 더 위험한 존재가 아닐까.  그리고 또 이상하게도, 그 복잡함 때문에 인간을 완전히 성악설, 성선설로도 단정할 수도 없게 만든다. 


[내 안의 유인원]은 오히려 인간을 너무 믿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을 아름답게만 보지 않고, 추한 쪽까지 같이 보게 하기 때문에, 꽤 현실적이다. 인간본성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힐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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