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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그리고 텍사스 - 토스증권 애널리스트가 직관한 미국의 핵심 기업과 산업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DOGE가 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트럼프와 머스크가 사이 좋을 때 잠깐 만든 조직 정도로 알고 있었다. 심지어 처음엔 Dogecoin이랑 헷갈렸다.
근데 책 읽으면 DOGE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스스로 "우리 돈 너무 낭비하는 거 아니야?" 하고 만든 비용 절감 전담팀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적자 기업에서 구조조정팀을 새로 꾸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DOGE는 불필요한 계약은 자르고, 새는 예산은 막고, 인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DOGE는 그래서 아주 중요해 보인다.
현지 기업 임원들 얘기를 읽으면서 더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토스증권 팀이 미국에 가서 기업 임원들을 만났는데, 원래 목적은 그 회사 사업 얘기를 듣는 거였는데. 임원들이 질문을 받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먼저 DOGE 얘기를 꺼냈다. 업종도 부동산, 방산, 정책 데이터 회사 이렇게 서로 완전히 다른 업종인데 다들 똑같이 DOGE를 먼저 언급했다는 것, 이건 누가 시켜서 한 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DOGE가 실제로 피부에 닿는 문제라는 거다. 미국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DOGE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계약이 실제로 끊기고, 사업 방향 또한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머스크가 나가면 DOGE도 흐지부지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손을 뗐는데도 조직은 여전히 굴러가고 있다.


기업 사례들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방산 IT기업 Leidos였다. DOGE가 여러 계약을 하나로 합치면서 규모가 크고 실적 있는 회사 쪽으로 일이 몰리는 구조가 생겼다고 한다. 반대로 정책 데이터 기업 Fiscal Note는 정부랑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어왔는데, DOGE 이후 예산 전체를 다시 검토하면서 계약이 줄줄이 중단됐다고 했다.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매출이 한순간에 흔들린 거다.
부동산 플랫폼 CoStar 얘기도 있었는데, 원래 미국 연방정부가 오피스 건물 최대 임차인이었다는 걸 이 책 읽기 전까지 몰랐다. 그게 줄어들면 워싱턴 D.C. 주변 부동산 시장이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연결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국방 안보 쪽 기업 CACI는 매출 대부분이 정부에서 나오는데도 전혀 걱정 안 하고 있었고. 국가 안보 예산은 어떤 정권도 건드리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읽으면서 몰랐던 부분들이 꽤 많았다. 그동안 미국 주식을 볼 때 실적이랑 유명도 정도만 봤는데, 정책 하나가 이렇게 산업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효율화라는 말이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들리는데 실제로는 누군가의 계약이 끊기고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우는 과정이었다. 근데 이걸 어떻게 미리 알고 투자에 반영할까 신기하다.


텍사스 얘기는 책 후반에 나오는데, 텍사스가 어디쯤에 있지 라는 생각에 지도를 찾아봤다. 2020년 이후 인구가 200만 명 넘게 늘었고, 연간 일자리 창출이 전미 1위, 주 소득세가 없고 물가도 낮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거기 있는 것도 그냥 된 게 아니었다. 책에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한다. 미국 주식 보면서 지역을 같이 봐야겠다는 생각은 이 책 읽고 처음 든 것 같다.
지금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 현장에서 토스증권이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이라는 게 다른 책과 다르다. 뉴스는 조각나 있고 유튜브는 해석이 섞여 있는데, 이 책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다. 간접이 아닌 직접가서 경험한 이야기라 더 와닿는 건 확실하다. .미국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종목 찾기 전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어디에 돈을 넣을지보다, 지금 미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먼저 보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