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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로 급등주에 투자한다 - 클릭 한 번으로 연수익률 233%를 만든 인공지능 퀀트 투자
곽경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솔직히 주식이라는 단어 자체가 좀 부담스럽다. 딱 한 번, 아는 분이 "이거 사봐" 해서 샀다가 운 좋게 수익을 낸 게 주식 경험의 전부다. 차트는 열어봤자 빨간 막대 파란 막대가 뭔가 요동치는 그림으로만 보이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러다 든 생각이, 남이 알려주는 거 받아먹기만 할 게 아니라 나도 좀 공부해볼까 였다. 근데 막상 하려니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고, 요즘 세상이 AI로 난리인데, 내가 직접 차트를 공부하는 대신 똑똑한 AI가 나 대신 급등주를 찾아준다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 타이밍에 이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AI가 급등주에 투자한다. AI가 대신 해준다고?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펼치면 왜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이후 이동평균선 이야기가 나오는데, 또 차트 공부만 있는 건가 싶었는데, 설명하는 방식이 달랐다. AI는 차트를 우리가 보는 것처럼 그림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숫자로 쭉 읽는다는 얘기였는데, 그러니까 사람은 차트 모양을 직관으로 읽지만 AI는 그냥 숫자 더미를 통계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몰랐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설명이 어렵진 않았다. 그냥 읽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차트를 못 읽는 건 어쩌면 그냥 사람이라서 그런 거구나 싶었다.
이동평균선 설명하면서 사춘기 아들 비유를 쓰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진짜 신선했다. 이동평균선을 아들로 비유해 이해시키는 부분은 확실히 다른 책과 달랐다. 하루하루 기분 기복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5일 평균 태도를 봐라, 라는 식이다. 차트책 특유의 딱딱한 문체가 아니라서 읽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5일선은 날렵한 오토바이, 120일선은 육중한 덤프트럭이라는 비유도 그냥 술술 넘어갔다. 이 정도면 차트 문외한도 대강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중반부로 넘어가면 구글 코랩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직접 파이썬 코드를 돌려보는 실습이 나온다. 솔직히 '파이썬'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이건 내가 할 영역이 아닌데?" 싶어 책을 덮을 뻔했다.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 시키는 대로 클릭 몇 번 하고 코드를 복사해서 붙여넣으니, 신기하게도 내 컴퓨터 화면에 삼성전자의 주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그래프가 그려졌다. 내가 직접 코딩을 하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강력한 프롬프트를 빌려 쓰는 기분이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스토캐스틱 같은 보조 지표를 활용해 파도의 꼭대기와 바닥을 찾아내는 법이나, 효율적 투자선 그래프를 보면서 이것저것 맞춰보니까, 내가 뭔가 펀드매니저 흉내 내는 기분이 들었다. 구글 코랩에서 직접 돌려볼 수 있다고 하는데, 코딩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는 코드 블록이 등장하는 순간 집중이 흐려진다. 코드 한 줄 한 줄 친절하게 설명해주긴 하는데, 이건 코드를 외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성기를 이용해 복사붙여넣기를 하면서 확률기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딩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본 사람이라면 훨씬 쉽겠지만 말이다.
AI가 다 해준다는 제목 뉘앙스를 기대하고 들어가면, 실제로는 내가 AI한테 뭔가를 학습시키고 코드를 직접 돌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완전 자동으로 알아서 주식 골라주는 마법 같은 도구가 아니라, 내가 도구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책이다. 이걸 알고 읽으면 덜 당황할 것 같고, 모르고 보면 생각이랑 좀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책 『나는 AI로 급등주에 투자한다』는 초반에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AI 투자의 문턱을 설명하는 파이썬에 대한 기초 부분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조금 실망하긴 했다.


이동평균선이 뭔지, AI가 주가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주 기초적인 개념 정도는 머릿속에 들어왔다. 다만 차트도 모르고 코딩도 몰라서, 파이썬 기초 정도는 살짝 공부하고 오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 일단 구글 코랩은 북마크 해뒀다. 언제 다시 열어볼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덮어두기엔 좀 아깝다. 만약 주식을 투자할 시간이 된다면, 적어도 AI가 골라주는 급등주를 한 번쯤은 따라가 볼 생각이다. 그때 다시 이 책을 꺼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