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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인 - 세상 밖에서 세상의 중심이 되는 사람들
라미 카민스키 지음, 최지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이향인은 어디서든 환영받는데 정작 본인은 거기 속해 있다는 느낌을 안 받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내부인인데, 본인은 계속 외부인처럼 느끼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남들이 나를 좋아하고 잘 받아줘도, 혼자 “나 여기 있어도 되는 사람 맞나?” 같은 생각을 계속한다.
이향인은 일단 내향인이랑은 좀 다르다. 내향인은 그냥 혼자 있는 게 편한 쪽이라면, 이향인은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 하나하나를 너무 의식해서 더 피곤해지는 성향을 가진다. 그래서 칵테일 파티처럼 짧게 여러 명이랑 계속 부딪히는 자리는 금방 지치고, 차라리 몇 명이랑 깊게 얘기하는 걸 더 선호한다.
반항아와도 다르다. 반항아는 규칙을 알면서 일부러 어기는 건데, 이향인은 그 규칙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향인은 애초에 집단의 규범 자체가 자기한테 별 의미가 없다. 대학 합격 스티커를 차에 안 붙인 게 남들과 달라 보이려는 게 아니라, 그냥 붙일 이유를 못 느끼는 거다.
사회불안이랑도 좀 결이 다르다. 글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 사람 많은 게 무서운 게 아니라 그 안에서 <같이 어울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불편한 거다. 그냥 옆에서 보고 있는 건 괜찮은데, 거기 끼어들어야 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에너지가 확 빠지는 느낌을 받는게 이향인이라고 한다.

이향인은 오히려 인기 있는 경우도 많고, 리더 역할도 맡기 때문에 <따돌림>이랑도 좀 다르다. 그런데도 이향인은 속으로 계속 겉도는 느낌을 받는다. 남들이 보는 위치랑 내가 느끼는 위치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향인은 ADHD나 자폐 스펙트럼이랑도 다르다고 하는데, 이건 솔직히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책에서는 이향인은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중도 잘하고 인지 능력도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공감 능력 얘기가 나오는데, 이향인은 "내가 저 상황이면 어땠을까"가 아니라 "저 사람이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한다. 자기 기준을 덜 끼워 넣는 대신, 상대를 기준으로 보려고 한다는 건데,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쉽지 않은 방식이다. 저자는 이걸 블루투스 현상으로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자동으로 주변이랑 연결되는데 이향인은 그게 잘 안 잡히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묘하게 혼자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든다는 거다.
읽으면서 제일 공감된 건 칵테일 파티 얘기였다. 앉아서 얘기할 때는 괜찮은데, 서서 계속 돌아다니면서 어울리는 건 진짜 금방 지친다. 여러명은 힘들지만 일대일은 어렵지 않은 것이 이향인으로 이해하면 될까.
공감 얘기도 꽤 와닿았다. 솔직히 대부분은 공감한다고 하면서 자기 기준 들이대는 경우가 더 많다. 진짜 공감은 내 얘기를 끼워 넣는 게 아니라, 상대 입장에서 듣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다. 근데 이향인은 애초에 집단에 잘 안 섞이니까, 대신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자세히 보게 되고 그게 오히려 깊게 이해하는 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향인은 처음 듣는 단어라 예시 자체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리고<아일랜드식 퇴장> 얘기도 어디선가 느껴본 감정이라 공감이 갔다. 모임에서는 멀쩡하게 잘 있다가 끝나자마자 조용히 빠진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데, 사실은 에너지를 꽤 많이 쓰고 있었다는 걸 알 수있다. 가짜 외향성으로 버틴 행동에서 마감이 되면, 바로 스위치를 꺼버리는 거다. 읽으면서 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조금 걸리는 부분도 있다. 이향인이랑 내향인, 이거 생각보다 겹치는 부분 많지 않나 싶다. 사람 적은 자리 좋아하고, 깊은 대화가 오히려 더 불편한 건, 이건 내향적인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다. 그래서 내향인과 이향인을 딱 잘라서 구분할 수 있는지는 좀 애매해 보인다.
그리고 완전히 타고난 성향이라고 보는 것도 꼭 맞는 말인가 싶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너무 고정적으로 보는 느낌도 조금 있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이향인 테스트가 있다. 총 점이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테스트를 하면 내 성향이 더 뚜렷하게 읽힐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