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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시, 자연을 닮다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좀 묘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을 닮은 AI 도시라니.
보통 AI랑 자연은 반대편에 놓이는 단어들이니까.
책은 싱가포르 얘기부터 시작하는데,
밤의 싱가포르 도로가 생각해 보면 된다.
신호등이 교통량을 보고 스스로 바뀌고,
하수관 센서가 수위를 감지해서
홍수 나기 전에 물길을 돌린다.
이건 <버추얼 싱가포르>라는 3D 디지털 트윈 안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라고 한다.
현실 도시를 그대로 복제한 가상 도시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결과를 실제 운영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하루 3천만 건이 넘는
통행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읽으면서
신호를 조정하고, 건물 에너지를 개별이 아니라
도시 단위로 최적화한다.
책은 이걸 "도시가 하나의 지능형 신경망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데,
읽다 보면 도시가 마치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든다.
책의 두 번째 파트부터 풍수지리 얘기를 꺼낸다.
AI 도시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풍수 얘기일까.
"굽은 물길에 기가 모인다는 풍수 원리랑,
AI 기후 시뮬레이션이 굽은 물길을
기후 안정 코어로 보는 거랑 다른 얘기일까?"
읽다 보면 다른 얘기가 아니다.
굽은 물길은 유속이 느려지고
열이 식고 습도가 안정된다.
동서로 흐르는 강은 태양 경로랑 나란해서
빛과 그늘이 고르게 퍼지고 도시 온도가 안정된다.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 지점에
문명이 생긴다는 것도,
현대 도시과학으로 보면 열이 분산되고
공기 순환이 강화되는 지점이라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감각이랑 경험으로
이런 걸 읽어냈던 건데,
지금은 AI가 그걸 데이터로
비슷하게 짚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방법만 다를 뿐이지,
가리키는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는 몸으로 부딪히면서
쌓아온 직관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쌓아서 비슷한 결론까지
가는 식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는,
원래 알고 있던 걸 다른 방식으로 다시 확인하는 느낌이다.
AI가 인간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서
<평균적인 인간 모델>을 만들고,
그걸 기준으로 도시를 최적화한다.
도시는 편리해지지만
그 편리함은 사람의 행동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으로
정리된 결과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교통이 바뀌면서 도시가 연결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콤팩트-네트워크 도시>라는 개념은
단순히 이동을 빠르게 만드는 걸 넘어서,
도시 자체를 더 촘촘하게 이어주는 방향에 가깝게 느껴졌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