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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는 연금 공부 - 평생을 설계하는 액티브 ETF 운용의 기술
김호균.도현수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마흔부터는 연금 공부]를 읽다 보니, 나도 대부분 사람들처럼 연금이라고 하면 그냥 국민연금 정도만 떠올리는 수준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연금이란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나이가 들면 조금씩 받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연금도 스스로 설계해야 하는 자산이며, 연금으로 ISA와 IRP 등의 절세 포트폴리오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연금저축과 ISA 같은 계좌를 이용해 ETF라는 투자 상품으로 노후 자금을 키울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ETF라는 말이 조금 낯설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여러 회사의 주식을 한 번에 묶어 놓은 ‘주식 꾸러미’ 같은 상품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회사나 미국 대표 기업들의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 놓은 상품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 회사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이 조금 나뉘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에서는 이런 ETF를 연금 계좌 안에서 활용하면 세금 혜택과 장기 투자의 장점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연금저축 계좌와 IRP, 그리고 ISA 같은 계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비교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마흔부터는 연금공부]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계좌를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돈을 넣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를 강조하는데,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월급날마다 조금씩 사 모으라고 말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것 같다. 다만 <적립식 투자>는 단점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월 투자금이 꽤 큰데, 예를 들어 월 300만 원 정도를 연금 투자에 넣는 시뮬레이션이 나오는데, 평범한 직장인이 바로 따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또 ETF나 연금계좌에 익숙하지 않은 편인데, 그래서 처음 읽을 때 조금 복잡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기본 개념을 한 번 이해하고 나면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내용도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연금저축 계좌는 위험자산 투자 비율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보통 연금은 안전하게 굴리는 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연금저축 계좌에서는 기술주나 성장주 ETF에 100%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즉 젊을 때는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으로 바꾸는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꽤 흥미로웠다. 연금이라고 하면 무조건 안전한 상품에만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긴 투자 기간을 활용해 성장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의외였다.
또 하나 인상적인 내용은 ISA 계좌에서 모은 돈을 나중에 연금 계좌로 옮기면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이걸 책에서는 ISA → 연금 황금 루프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ISA에서 먼저 돈을 굴리고 일정 기간 후 연금 계좌로 넘기면서 세금 혜택을 더 받는 방식이다. 이 부분은 솔직히 40대 직장인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다.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이런 제도는 알지 못하면 그냥 지나가는 혜택이며, 금융은 공부하지 않으면 계속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금은 생각보다 제도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한 번만 이해해두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왜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고 개인연금이 필요할까.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국민연금은 생활비의 일부를 보충해주는 수준이지 모든 생활비를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다. 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도 점점 늦어지는 추세다. 결국 은퇴 이후 몇 년 동안은 소득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때 개인연금이나 투자 자산이 있으면 생활이 훨씬 안정된다. 쉽게 말해 국민연금이 기본 월급이라면 개인연금은 추가 월급 같은 개념이다. 두 가지가 합쳐져야 노후 생활이 조금 편해진다.
책에서도 배당 ETF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상품은 매달 혹은 분기마다 돈이 들어오는 구조라서 일종의 ‘제2의 월급’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하나 관심이 갔던 것은 ISA 계좌 이야기였다. ISA는 흔히 만능 절세 통장이라고 불린다. 장점도 꽤 많다. 먼저 일정 금액까지 투자 수익이 비과세다. 그리고 그 이상 수익도 일반 투자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또 ETF나 펀드 같은 다양한 상품을 한 계좌 안에서 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만기가 되면 연금 계좌로 옮기면서 추가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장기 투자용 계좌로 많이 추천된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연금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중에 받는 돈이 아니라 지금부터 설계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특히 30대나 40대라면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결국 핵심은 투자 기술이 아니라 꾸준히 돈을 넣고 오래 유지하는 것일텐데, 책은 그런 기본 원칙을 계속 반복해서 말한다.
다만 책에 나오는 수익률이나 투자 시뮬레이션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라는 점이다. 실제 시장은 항상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숫자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방향을 참고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연금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민연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입문서라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