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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과 처형의 역사
다카히라 나루미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다보면 고문과 처형은 곧 인간을 다루는 권력의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에서 고문은 끝이 없고, 그 이후에는 처형이 있었다. 책에서 보이는 모든 고문의 방식은 잔인하면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 중에서도 독일 뉘른베르크의 철의 처녀는 그나마 고상한 편인듯 하다. 마치 드라큐라의 관짝 같은 이 고문기구에 철이 빼곡히 박혀있는데, 사람이 처녀상에 다가가면, 바닥의 숨겨진 장치에 의해 땅 밑으로 떨어진다. 거기에는 가시박힌 수레바퀴가 기다리고 있고, 철이 가득한 관짝은 덮개를 조금씩 천천히 닫기 때문에 즉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얼굴부터 발까지 모든 부위에 찔려지는 고문기구라니, 모두 덮어지기 전에 자백이라도 벌 시간을 주는 것일까.

공포감이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영화에서도 선택되는 전기의자의 경우도 아직도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전기의자로 인한 처형이 시행된다고 한다. 그래서 더 현실감 있게 읽힌다. 머리의 헬멧 전극은 전기가 통하기 쉽게 물에 적신 스펀지를 올려놓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죄수가 오랫동안 고통받는다고 한다. 안 아프게 해주겠다는 배려가 오히려 처형을 완벽하게 끝나게 하겠다는 절차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일본의 고문방식도 눈에 들어온다. 고대 우리나라에서 자행했던 태형(가는 막대로 등을 때리는 것) 이나 장형(굵은 막대로 등을 때리는 것) ,유형(유배보냄) 이 일본에서도 있었다고 하니 문화적 교류 때문일까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의 책형(관통형)의 경우는 시행한 기록은 없지만(일본이 자료를 없애버렸겠지) 형틀에 묶어놓고 날카로운 도구로 신체를 찌르거나 손톱 밑을 파고드는 행위 등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이는 법적인 사형 방식은 아니지만, 사실상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고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잔혹성이 많이 가려졌구나 싶다. 일본 전국시대부터 번번히 자행된 관통형이 식민지였던 조선에서 자행되지 않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로마의 맷돌식 처형장치부터 (희생자를 맷돌에다 짓이긴다,) 사지를 절단하는 거열형까지, 고문의 방식이 이토록 집요하고 다양하게 고안되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타인의 생명을 단순히 끊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더 처참하고 기괴하게 늘려, 연구한 흔적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몰랐던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된 것도 뜻깊었지만, 무엇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여러모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