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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람을 배웁니다 - 잘 익어가는 인생을 위한 강원국의 관계 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강원국 작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대통령의 글쓰기'가 떠오른다. 10년 전 '대통령의 글쓰기' 이후로도 줄곧 글쓰기 방법론에만 집중하는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조금 식상해진 감이 있었지만, 이번 책은 목차부터가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집어 드는 사람들은 아마 글을 잘 쓰는 기술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관계의 피로도'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 같다. 특히 목차에서 '잘 끊는 것이 더 어렵다'거나 '다름을 견디는 힘' 같은 소제목들을 보면 정답이 없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소모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한 모습이 보인다. 이에 더해 실질적인 위로의 글도 있어 나를 지켜내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심리를 잘 자극한다.
사진 속 본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작가 자신을 '제동장치'에, 아내를 '가속장치'에 비유하며 보완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다. 예전의 그였다면 문장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기술적으로만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는 서로 다른 시각이 섞여 글의 완성도가 올라갔다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이를 통해 결국 '나 혼자 잘해서 되는 일은 없다'는 겸손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특히 '청와대에 어떻게 갔느냐'는 질문에 실력보다 '관계가 좋아서'라고 답했다는 대목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 사회는 늘 실력과 스펙을 강조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기회의 문을 여는 것은 타인과 맺어온 신뢰다. 물론 노력과 운이 함께 할 때 더 큰 시너지가 나겠지만, 그 운조차 결국 사람을 통해 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가진 것 중에 일부만 보여주는 겸손을 부릴 수 있어야 한다"는 구절도 참 좋았다.
내면이 꽉 찬 사람만이 타인을 경청하고 친절을 베풀 여유가 생긴다는 말은 요즘처럼 자기 과시가 넘치는 세상에서 내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차분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은 감성 에세이 수준을 넘어 타인과의 거리를 조절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사람을 배웁니다]라는 제목 그대로 사람 사이의 힘을 키워주는 좋은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