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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 없다 - 기후위기 너머 에너지 자립으로의 대전환
김백민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11월
평점 :

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1.5도라는 숫자는 기후 위기의 시작을 알라는 말이 아니라, 국제 사회가 "이 정도는 막아보자"라고 합의한 "정치적 약속"에 가까우니, 지금 당장 종말론을 믿기보단 장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대응하면, 멸망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러니 기후위기에 공포 프레임을 각인시키지 말고, 재생에너지와 사회, 정치 체제 개혁으로 변화를 꾀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저자는 인류가 위기에 처해 있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빙하나 해빙, 산립이나 해양순환 등 개별적인 변화들은 수십년 ~ 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 에너지 체제 전환과 산업구조 개편 등 인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하자는 것이다. 결국 인류의 멸종은 피할 수 있으며, "멸종은 없다"는 건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실천과 전환의 여지가 있다는 인식에서 끝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와 담론을 보면, 멸종 위기설로 많이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이다. 과장된 공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멸망은 예견되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후자이긴 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과학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지금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여러각도로 돌아보게 해줘 의미가 있다.
책의 장점은 공포를 자극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기후위기를 보게 한다는 점이다. 공포 프레임에 갇혀 있기 보다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로 돌아보자는 것이 어쩌면 책의 핵심이자 장점일 수 있겠다.
기후 위기를, 이산화탄소, 폭염, 홍수 등으로 머무르기 보단. 전쟁과 지정학. 기술, 국가정책. 시스템 등, 이 모든 걸 기후위기와 한 덩어리로 연결해서 설명한다. 그래서 기후 위기는 자연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온 문명의 작동방식 자체의 문제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종말론과 낙관론을 둘다 경계하기도 하지만. 내가 느끼는 작가의 [멸망은 없다]는 낙관론에 조금 더 치우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기후 위기에 이미 관심이 많은 사람에겐 "새로운 충격"은 덜 할 수도 있다.
김백민 작가의 전작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기후변화와 해결책의 가능성을 개인의 행동으로 더 주목했다면. 이번 책 [멸종은 없다]는 시스템을 더 강하게 주목하는 책이다. 책은 멸망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 책이 던지는 진짜 메시지는 어쩌면 바로 그 지점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