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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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이 책은 "민주주의 현장을 되돌아본 보고서"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을 사건 단위로 해부하고 있으며, 한국의 극심한 정치 양극화, 권력 교체의 의미, 사법부 독립과 선거 관리, 제왕적 대통령제의 결말 등 최근의 이슈였던 정치까지 다룬다. 


헝가리 폴란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사례와 한국 근현대 정치를 촘촘하게 교차시켜 설명하는 부분은 페이지 곳곳의 신문 스크랩과 도표, 과거 재판 사진과 함께 어울려 한 국가가 권위주의로 미끄러지는 순간이 얼마나 서서히 진행되는지를 국제적인 이슈와 한국의 정치상황과 함께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양극화는 매우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사법과 언론의 포획은  대법관 임명 방식의 변경, 미디어 법 개정, 공영방송 인사 장악 등 기술적인 절차 변경으로 민주주의의를 역행하게 한다. 이는  독일 바이마르 정권을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후반부의 연속적 선거와 내각 붕괴, 독일의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명분으로 한 긴급조치의 연쇄도 함께 대비되어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 형태뿐만 아니라 공산국가의 대표적 사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파트에서는 2004년 대통령 탄핵, 2017년 촛불과 정권교체, 이후의 "통합" 실패 논쟁까지를 한 흐름으로 놓고, 정권교체는 갈등의 종식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의 재배열이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두 번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민주주의 공고화의 최소 조건”이라는 고전 명제를 상기시키면서도, 승자의 절제와 패자의 승복이 결핍되면 그 조건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다소 어려운 난제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헌법 전문이 아니라 법원이 권력의 심판으로 남아야 하며, 정치적 패자가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는 바다.



[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는 한국을 필두로 한 사건의 서사를 1980~2020년까지로 다룬다. 노무현의 탄핵, 김영삼의 과거사 정리, 김대중 김영삼 이후의 정당 재현 등 역사적 고비에서 부터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의 결말을 보여준 윤석열정권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정치가 걸어온 길을 단편적으로 한눈에 볼수 있는 책이라 두께는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느낌이다. 


또한 책 속 스크랩사진인 광화문 사진을 대비해 전쟁 폐허와 오늘의 거리 사진이 같은 지면에 놓이며, 제도가 만든 생활의 변화를 직감하게 하기도 한다. 정치의 혐오가 깊지만, 제도가 왜 중요한지 또한번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언론이나 사법 선거 등의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꼭 이 책이 아니어도 서가명강 시리즈는 알찬 책임이 분명하다. 여러 분야의 주제로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를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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