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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뇌과학 - 치매, 암, 우울증, 비만을 예방하고 지친 뇌를 회복하는 9가지 수면 솔루션 ㅣ 쓸모 많은 뇌과학 11
크리스 윈터 지음, 이한음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평점 :

요즘 충분히 오래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꿈을 많이 꿔서 그런지 깊게 잔것 같지 않다. [수면의 뇌과학]은 뉴욕매거진에서 불면에 관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렇다 외국작가의 책이다.) 크리스 윈터 박사는 "수면"이라는 흔하면서도 복잡한 현상을 과학과 유머를 섞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 설명을 위한 예시나 사례에서 웃음이 나오는 부분들이 꽤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수면을 단순한 "밤 시간의 활동"이 아닌 생리적, 심리적 건강의 핵심 축으로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저자는 20년 넘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9가지 수면 솔루션을 제시하며, 수면을 "훈련 가능한 습관"이자 "치료 가능한 문제"로 본다. 규칙적인 취침 시간, 카페인과 전자기기의 적절한 통제, 환경 조성 등 일상 속 실천 가능한 지침이 제시된다. (너무 일반적인 것 같긴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을까도 싶지만, 책의 내용 중에서는 이런 솔루션 보다는 <적정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졸음을 유발하는 두가지 화학물질> , <수면제 처방이 빈번한 이유> ,<도파민 결핍이 불러오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수면상식이 더 눈에 띈다.
page. 257,259
하지불안증후군은 특이한 질환이다. 제약사들이 이 증상을 완화하는 신약의 임상시험을 위해 참가자를 모집했을 때 처음으로 이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비정상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 뇌에는 신경전달 물질이 많다. 도파민은 그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하지불안증후군과도 관련이 있는 물질이다. 또한 도파민은 우리를 깨운다. 하루 주기 리듬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며, 농도는 낮에 가장 높고 밤에 가장 낮다. 도파민 덕분에 우리는 낮에 깨어 있고 밤에 잠을 잔다. 그 뿐만이 아니다. 도파민은 근육 활성도 조절한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활성이 대폭 줄어들어서 생긴다. 파킨슨 병 환자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걸을 때 팔을 거의 흔들지 않는다. 몸을 떨어대기도 한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더 나아가 침울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하지불안증후군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뇌의 도파민 농도가 중요하다는 것들과 하지불안 증후군 자가 진단법 등은 9가지 실질적인 수면 솔루션(규칙적인 수면 리듬 유지, 가벼운 운동. 알코올 담배 회피. 등의 일반적인 충고들) 보다는 더 새롭고 유용한 정보로 보인다.
이에 더해 <꿈을 꾸지 않았으니 깊게 잤다?> 라는 물음에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작가는 "꿈은 주로 램수면 중 나타나며,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꼭 깊은 수면의 증거는 아니다." 라고 설명한다. 이는 수면의 질을 판단할 때 주관적인 느낌보다는 과학적 기준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이런 이상적인 밤잠의 수면 단계를 단순화해 기록한 수면도를 보여준다. <밤에 무슨 꿈을 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이라는 질문에는 그럴듯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데, 수면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행동이라 꼭 따라해보면 좋을 것 같다. (렘 수면 탐사)
[수면의 뇌과학]은 불안과 오해로 가득한 현대인의 수면을 과학적으로 해부하고, 실천 가능한 솔루션으로 연결해주는 책이다. 잠의 깊이를 꿈을 꿨는지 아닌지로 판단하던 오해부터, 다양한 수면제의 작용기전까지 알 수 있어 잠에 대한 것들을 알려준다. 수면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과학으로 이해하고 회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