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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퓨처(CHIP FUTURE) - 반도체의 미래가 모든 것의 미래다!
임준서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온라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중국은 AI폰· 폴 더블 폰 등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며 정부 지원 아래 과감한 실험으로 혁신을 주도한다. 그러나 기술 완성도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미국의 제재로 TSMC, 퀄컴, ARM 등 핵심 기술 및 제조 생태계와의 연결이 어려워지면서 고성능 칩 셋의 안정적 수급에 제약이 큰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화웨이의 기린 칩도 대만 TSMC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중국의 스마트폰 산업을 예로 들어 한국의 상황도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은 여전히 삼성, 애플 대비 브랜드 가치가 낮긴 하나 한국은 삼성전자 중심의 단일 기업 구조가 강한 부분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다양한 경쟁 브랜드가 존재해 기술 실험과 시장 다양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추론(Inference) 칩의 부상은 지금 AI 산업과 스마트폰 시장 양쪽 모두에서 매우 중요한 흐름인데, 특히 스마트폰 산업에서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가 주목받으며 추론 칩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책에서는 이런 추론 칩에 대해서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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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시장은 기존의 "훈련"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GPU 칩의 수요가 데이터센터의 "훈련"을 위한 GPU에 집중되었지만, 점점 LLM을 활용해 쿼리에 답하는 "추론" 작업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추론"은 "훈련"만큼 까다롭지는 않으나 해당 수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AI 연산은 크게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으로 나뉘는데, 학습은 대규모 데이터로 모델을 훈련시키는 과정 (보통 서버/데이터센터에서 수행)하고, 추론은 훈련된 모델을 실제 사용 시점에서 실행하는 과정이다. (예: 스마트폰에서 이미지 인식, 번역, 음성비서 등)

반도체는 지정학적인 상황을 파악해야 위기 속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만의 실리콘, 해협의 긴장과 전쟁 시나리오는 인근 국가인 중국과의 대척을 이루고 있는 대만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중요했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손익 구조와 리스크를 다루는 재무제표로 읽는 펩리스 모델은 특히 반도체 패권 시대를 읽는데 전략적인 통찰을 보여줘 좋았던 부분이다.
저자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여전히 개별 부품 최적화에 머물러 있음을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메모리, DDI, 센서, LSI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시스템 레벨의 혁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스템 아키텍처 정의 역량이 부족하면, 차세대 기술 스펙의 주도권을 잃고 해외 시스템 업체의 종속성에 묶일 위험이 크다고 한다.
그러니까 “하드웨어를 잘 만든다”는 한국의 강점이, “미래 기술을 설계한다”는 능력으로 확장되지 못하면, 결국 글로벌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추론칩· 엣지 컴퓨팅· AI폰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시점에서 시스템 아키텍처 사고 전환이 시급하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부품을 넘어서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고 통합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개별 최적화에 머물러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추론 칩과 같은 차세대 AI 시스템이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지금, 이제는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아키텍처 설계,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 전략까지 아우르는 '총체적 혁신'이 시급하다.
[칩 퓨처] 는 반도체 산업, 추론 칩 부상에 대해 다룬다. 전세계 AI 반도체에 대해 매우 시의적절한 지적을 하고 있으며, 통찰력 있는 미래를 다루고 있다. 반도체 및 전자 업계 종사자, 반도체/AI/ICT 산업을 추적하는 투자 분석가 및 애널리스트, 기술 기반 스타트업 창업가, 미래기술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연구자가 보면 특히 좋을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