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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 서로 협력하거나 함께 타락하거나
제프 멀건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3월
평점 :
온라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이 난해한 난제는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두 단어에 대해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두 주제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가 과학을 어떻게 이용하며, 과학이 어떻게 권력과 연결이 되는지 작가 제프 멀건은 "과학"이라는 포괄적 용어로 결합해 세 가지 (관찰, 해석과 의미부여, 실행)로 말한다. 과학적 활동을 분리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P.53
과학이 명확한 원칙과 경계로 정의 가능한 영역인듯 보이나 실제로는 변호사,회계사, 기업 및 투자자, 연구 관리자, 자금 지우너자, 출판사. 연구 및 실험실 공간, 실험 장치 등 수많은 다른 사람과 도구가 필요하다는 사실, 즉 과학의 "의존성"을 지적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넓게 보면 모두가 과학계 당사자들이며, 이들 없이는 과학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과학과 권력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과학"이라는 포괄적 용어로 결합한 세 가지 과학적 활동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좋다.

탁월한 관찰 능력은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해주며,(예를 들면 상처를 관찰해 미생물을 발견해 소독 방법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는 정부가 막대한 투자를 해온 이유가 된다. 우리 몸 세포 속 DNA 가 어떻게 우리 모습을 형성하는지 설명하는 해석과 의미 부여, (명확한 해석이 있는 사회는 심장마비, 지진, 가뭄에 덜 놀라고, 미사일을 가진 군대가 마법과 주술에 의존하는 군대를 이겨도 놀라지 않는다.) 이로써 권력을 증폭시키거나 권력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과학의 집단성에서도 DNA발견은 좋은 사례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화성정복도 한 예가 될 것 같다. 2029년까지 화성정복을 하겠다는 꿈도 구체화되었지만, 민간인이 우주 정복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는 것도 과학으로 벌어들이는 권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시일 것이다.
작가 제프 멀건은 많은 예시에 사례를 들어 국가 정부 차원에서 과학과 정치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글로벌 이익과 국가 이익의 충돌점에서 "국가의 생존만을 도모하면, 종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한 편의 다른 시각도 설명한다. 과학적 우위를 가졌음에도 실수를 저지르는 러시아를 예로 든다. 압도적인 과학기술력을 가졌음에도 아프가니스탄이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했음을 예로 든다. 하지만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의 출간일이 2024년 3월이니. 현재 미국의 트럼프의 종전 협상 등이 맞물려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 아닌가 한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정치적인 상황을 능숙하게 분석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제프 멀건의 책은 날카롭다. 통제 불능의 과학계와 관리 역량이 없는 정치계는 어떤 문제점을 낳으며, 왜 21세기의 큰 과제가 되는지 정치가 과학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답을 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