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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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 오후 1시 17분, (벡스)와의 약속을 기다리던 (젠)은 공원에서 한 커플의 살인-자살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 곳에 있던 사람은 총 5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제이미 블랙우드)와 노동당의원 (줄리아 존스), 인도인 의사 (아예샤 아메드),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2명의 목격자가 있다. 한 명은 10대 흑인 소년 (스티븐 워커)이며, 남은 한 명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었다. 



사건 장소에서 피의자 남성(댄: 대니얼 올리버)가 여자친구(비키: 빅토리아 다 실바)를 협박하다,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을 그어 자살한다. (맞다. 연인 관계는 대개 치정 관계에 의한 살인이다.) 목격자 중 제이미 블랙우드만이 이를 저지했지만, 목격자 두 명의 남성이 도와줬더라면 어쩌면 비키는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page. 349
우리 중 몇이라도 더 대니얼을 제지했더라면, 비키는 살았을지도 몰라요. 지금도 그녀가 피투성이가 된 채 절박한 표정으로 숨을 헐떡이며, 맨 땅에 누워있는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그 것 때문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조깅하던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도와주기만 했더라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거에요.



조깅하던 남자를 경찰은 찾고 있다. 그렇게 목격자도 분명한 살인에서 어느 날 젠 헌터는 살인자의 진범이 따로 있음을 암시하는 문자를 받는다. 트위터 계정은 오늘 생성되었고, 활동 흔적도 없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우리가 전에 만난 적이 있었나? 

현장을 봤다고 써 놨던데 진짜 본 거 맞아? 대니얼 올리버는 빅토리아 다 실바를 죽이지 않았어.]




분명 3명의 목격자는 사건 현장에서 대니얼이 빅토리아를 죽인 것을 봤다. 그런데. 트위터의 계정을 보낸 이는, 살인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컬럼니스트인 기자 젠 헌터는 찝찝함에 목격자를 찾아 인터뷰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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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는 젠 헌터의 오래된 친구다. 젠 헌터의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돕는다. 심리적으로 젠 은 벡스를 의지하고 있다. 발렌타인데이, 만나기로 했던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젠과 함께 살인 사건의 내막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기사를 쓰기 위해 젠 헌터가 사는, 대저택의 집 주인 페넬로페 프레이저에게 도움을 받지만, 어쩐지 벡스는 페넬로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녀에게 있어서 페넬로페는 늙은 글쟁이일 뿐이다. ( 페넬로페는 책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인물이다.)



책을 펼쳐보면 젠 헌터와 벡스의 시점에서 번갈아 가며 쓰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은 너무 가깝게 지낸 탓에 자매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젠 헌터의 전 남자친구였던 로렌스와 벡스는 욕정에 못 이겨 하룻밤을 잤다.) 그리고 친 자매들이 그렇듯 가끔 언쟁이나 다소 심각한 갈등을 겪었어도 서로에게 다시 돌아오곤 했다.  젠과 벡스는 언뜻 베스트 프렌드처럼 보이지만, 젠이 자신의 통제 아래 있지 않으면 벡스는 다소 히스테릭한 모습을 보인다. 벡스는 어쩐지 비밀에 쌓인 느낌을 준다. 벡스는 어렸을 때부터 감쪽 같이 숨는 게 능했는데,(이는 벡스의 어릴 적 추억과 함께, 그녀의 상처와 연결이 되어질 하나의 복선이 된다.) 반면에 벡스는 젠 헌터를 몰래 몰래 지켜보며 그녀를 지킨다는 명목 아래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숨는다는 단어의 의미는 어두운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 읽는 내내 벡스의 개운치 않은 뒷맛을 찾아 주목하게 된다. ) 



책의 관점도 모두 젠 헌터와 벡스의 시선에서 보여지기 때문에 중간을 넘어가기 전까지 벡스와 젠의 돈독함은 의심하기 어렵다. (결정적 힌트로 285페이지를 확인해보자.)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단 한 사람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거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또 다시 나는 ...." )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다" 이다.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하지만, 정교한 범죄의 밑그림(심리 조종)을 그리는 누군가와 진짜로 미쳐버릴 수 있는 피해자, 그리고 사건의 목격자가 되었을 때, 나는 그 사건에 얼마나 관여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또, 자기 합리화를 하는 심리가 결국 어떤 괴물을 만들어내는지, 불쾌한 기억이 촉발되면 과거의 트라우마가 되살아 날 수 있다는 부분까지.(이 부분은 모두에게 통용되는 사실이다.) 책이 말하는 의미는 컸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도 엿볼 수 있는데, 살인사건의 목격자, 국회의원 줄리아 존스는 아들 해리가 여행 중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했다는 트라우마가 있으며, 의사인 아예샤 아메드는 돈이 궁해 밤에는 스트리퍼 술집에서 일한다. 10대 흑인 소년 스티븐 워커는 또 다른 살인사건의 목격자였다. 그리고 마지막 베일에 쌓인 조깅하던 남자는 젠 헌터의 전 남자친구 로렌스였다. (치정 관계는 얽히고 섥혀 심리 조종과 살인사건으로 연결된다.)



책을 읽어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이 무너졌을 때, 아이들이 커가면서 달라지는 심리(사랑 받지 못하고 커온 아이들의 변화되는 심리, 삐뚤어지는 심리)도 알 수 있다. 벡스와 헌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심리에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벡스는 안타깝고 연정이 가득한 인물이다. 그녀에게서 사랑 받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끊임없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심리는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부분이 통상적이지 않을 때는 문제가 된다...




그리고 소설이 어떨 때는 사실과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삶에서 느꼈던 감정을 소설 속 인물에게서 느끼는 경우가 그렇다. 일부였지만, 벡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 그 순수한 감정 말이다. 그저 벡스는 부모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누군가에게서 라도 받고 싶었을 것이다. 가정폭력, 가스라이팅, 발렌타인데이, 소설 속 키워드는 이렇다. 소설 속 5명의 목격자가 발견한 범인은 진짜 누구일까? 과연 목격자들의 기억은 믿을 만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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