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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행성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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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시리즈 중 마지막 권이다. 전 작품을 읽지 않아도 책의 서두에서 기억을 되세기는 바스테르로 인해 [행성]을 읽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책은 쥐 떼에 점령당한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구 대다수와 함께 살아남게 되는 고양이와 인간의 협력을 그리고 있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제 3의 눈이 있어 인간과 소통이 가능하다. 게다가 인간 세계에 대한 지식을 섭렵해 역사와 기술에 대해 어느 인간 못지 않은 식견을 갖췄다. 피타고라스도 제 3의 눈이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힘 있는 아군이었지만. 그는 높은 빌딩에 연결된 루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떨어져 죽는다. (정확히는 아들과 애인 사이에서 아들을 선택한 바스테트의 선택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도망치듯 대서양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 고양이 바스테트(책의 주인공)의 무리, 나탈리(인간 여집사), 로망 웰즈(나탈리의 연인이자 교수), 안젤로(바스테트의 아들), 에스메랄다(바스테트의 경쟁상대) 나폴리옹(앵무새, 만능 통역사)와 피타고라스(바스테트의 파트너 수컷 고양이) 는 함께 아메리카 미국으로 떠난다.
쥐들의 마지막 공격에서 살아남았지만,,, 항해를 떠나는 배 안에서 끈질긴 쥐들의 무리로 인해 또 다시 공격을 받게 된다. 배가 침몰하기 전, 드론을 이용해 탈출에 성공하지만, 드론과 연결된 높은 빌딩에 거쳐한 잠재적인 우군인 부코스키(수컷 고양이)에 의해 앵무새 나폴리옹을 잃고, (부코스키가 나폴리옹을 먹어버린다.) 그리고 도망치던 중, 드론에서 떨어져 버려 피타고라스를 잃게 된다. 새로운 무리와 함류하게 된 바스테트는 인간 무리의 리더 힐러리 클린턴을 만난다. 인간 그랜트 장군은 핵폭탄으로 쥐들을 모두 없애버리자고 말한다. 바스테트는 한 가지 묘책을 꺼낸다. 쥐 떼들의 왕 (프랑스 쥐들의 왕 티무르와 미국 쥐들의 왕 알 카포네)의 협력이 있으니, 자신이 몰래 자유의 여신상에 있는 쥐들의 은신처에 밤에 잠입해 두 왕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쥐 떼들의 은신처에 잠입하지만, 잠에서 깬 미국 쥐의 왕 알 카포네에게 물린 에스메랄다를 보고, 복수의 상대 티무르를 죽일지, 동료를 도울지 고민한다. 에스메랄다를 돕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알 카포네의 눈을 공격해 겨우 탈출에 성공하지만, 드론에 끝까지 메달린 쥐(폴)에 의해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인간의 인터넷 망까지 갉아먹어버리는 통에 인터넷 자체를 사용할 수 없었지만. 공학도이자 개발자인 제시카 넬슨에 의해 일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프랑스 쥐의 왕 티무르도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의 지식은 물론 컴퓨터와도 소통이 가능한데. 미국쥐와 프랑스 쥐의 협업으로 바스테트는 인간 무리의 신임을 얻고, 쥐들의 동태를 살필 수 있는 스파이를 만들기로 한다. 바로 제 3의 눈을 잡아온 미끼 폴에게 이식시키는 것이다.
바스테트는 책의 주인공, 암컷 고양이이다. 고양이의 감정과 행동을 1인칭 시점으로 써, 작가가 곧 바스테트이다. 작가는 바스테트에게 투영되어, 고양이들의 심리와 인간의 역사와 사상. 그리고 생각까지 함께 그린다. 고양이는 인간화되고, ESRAE 목걸이(인류가 수천년에 걸쳐 축적한 지식을 모은 USB 형태의 목걸ㅇ이)를 보호하며, 인간 집사와 함께 인간의 편에 서서 쥐와 대적한다.
소설 속에 연결되는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은 진짜 사전 속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지식들) 이다. 진짜 백과 사전으로, 사전의 실제가 소설의 허구와 만나 묘한 느낌을 준다. 소설의 픽션에서 현실의 논픽션을 읽다 보면 소설의 허구가 결국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정보와 지식이 결국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만이 구성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 구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해 마다(1년 마다) 출간되는 책들로 필력과 빠른 속도감, 이야기 전개의 발빠른 구성을 느끼게 한다.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고양이" 바스테트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만약 동물과 인간이 소통할 수 있다면," 이라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아이디어는 착한 인간 집사 나탈리와 영리한 고양이 바스테트의 대화를 통해서 삶에 대한 통찰이나 (바스테트의 엄마 고양이가 말하는) 명언, 혹은 인간 자체에 대한 심오한 물음(상대적이면서 객관적인 인간과 동물의 관점)이 더해져 SF적인 소설이 더 깊고 풍부해지는 것 같다.
상상 속 소설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고, 책 속 정확한 지식(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흥미가 생길 때 쯤이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이번에도 성공적이다.